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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홈스쿨링

홈스쿨을 시작하게 된 계기

The 노라 2010.10.08 04:38

지금 저는 만 8살인 첫재와 만 5살인 둘째를 홈스쿨을 통해 직접 가르치고 있습니다. 두아이 모두 학습 진도가 빨라 미국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이어야 할 첫째는 수학의 경우 7학년 과정(한국 중학교 1학년)을 공부하고 있고, 유치원 과정에 들어가야 할 둘째는 2학년 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자칭 타칭 유명 사립학교에 보내지 않으면서도 상당한 교육의 질과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홈스쿨을 하는 탓에 일이 몇배는 되지만 많이 만족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홈스쿨을 하려는 계획은 없었습니다. 때가 되면 다른 아이들 처럼 학교에 보내고 공부하는 것 챙겨주고 뭐 그러려고 했었지요. 그런데 첫째아이 때부터 좀 현실적인 문제가 생기더군요. 어릴 때 미국에 이민와 이곳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남편이 지금 한국에서 흔히들하고 있는 조기교육 같은 걸 워낙 싫어해서 처음부터 아이들에게 조기교육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저를 설득했습니다. 한국부모들 엄청나게 아이들 교육에 열성인데 나름 걱정되었지만 한국교육의 문제에 공감하면서 미국에서도 똑같은 폐단을 할수가 없어서 저도 첫째를 미리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첫째가 TV 시청 덕분인지 18개월 때부터 알파벳을 읽기 시작하더니 3살이 되니까 혼자서 글을 읽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리고 덧셈과 뺄셈을 배우겠다고 하도 귀찮게 해서 조금 알려주니 또 금방 끝내고... 이러다 보니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하더군요. 이렇게 본이 아니게 또래보다 앞선 첫째를 영어도 잘 못하는 아이들이 많은 학교에 보낼 생각을 하니 답답하더군요.


공립학교는 처음부터 보통의 아이들을 기준으로 교육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너무 앞서가거나 뒤쳐진 아이들이 설 곳이 마땅하지 않지요. 제 첫째의 경우는 학교에 가면 또래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과정이 너무 쉬어서 수업이 재미없을 겁니다. 그러면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에 관심이 일지 않아 추후 학습진척이나 공부하는 즐거움을 배우지 못하게 될 겁니다. 그렇다고 월반을 해서 3~4살 더 많은 아이들과 같이 공부하게 되면 만 5살짜리 어린아이가 훨씬 덩치 큰 아이들과 한 반에서 지내게 된다는 것 자체가 제 첫째아이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았구요.


결국 저와 남편은 이 문제에 대해 계속 고민을 하다가 첫째가 유치원에 들어가야 하는 한달 전에 홈스쿨을 하기로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유치원부터 정규교육 과정이기 때문에 첫째가 만 5살이 되어 유치원에 입학해야 하는 해에는 꼭 홈스쿨 여부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미국에서는 종교적 또는 철학적 이유, 아니면 기존 학교교육을 만족하지 않는 부모들이 많이들 홈스쿨을 택하고 있어서 저희 부부 결정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전에 어디서 읽어보니까 한국에서도 담당 교육청에 아이교육에 관한 커리큘럼 같은 계획서를 가지고 가서 등록하면 홈스쿨이 가능하다고 한 것 같은데 한국에서도 홈스쿨이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를 보내려다가 첫째의 학습능력에 따라 갑자기 홈스쿨을 결정한 관계로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계획이 없었습니다. 아직 또래 아이들이 유치원 과정에 있어서 그냥 전에 하던 대로 막 놀게했지요. 그림 그리고, 책 읽고, TV 보고, 나가서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고... 그러다보니까 조금씩 불안해지더군요. 걱정을 사서한다고 첫째가 다 알아서 잘하지만 너무 방만하는 것 같아 교재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한국처럼 국정교과서(요즘은 없나요? 저 어릴 때는 국정교과서가 있었던 것 같은데...)나 정부의 허가를 받은 그런 교과서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나 각 지역 학군(school district)의 심의와 결정으로 교과서를 선택하기에 홈스쿨을 위한 마땅한 교재을 찾는 것부터가 저에게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지금 이용하고 있는 홈스쿨 교재에 대해서는 다음에 천천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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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 프로필사진 BlogIcon 새 날 2013.06.24 10:38 신고 그러셨군요. 첫째아이가 워낙에 앞서가다 보니 선택하게 된 것이었군요. 저도 첨엔 홈스쿨 하게 되면 그냥 집에서 하는 학습지가 떠올랐었거든요? 그런데 시애틀맘님 알게 된 이후 홈스쿨의 개념을 처음 알게 되었고, 국내에서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접했습니다. 제가 이리도 무지하답니다^^ 첫째아이가 매우 영특한 듯한데, 정말 고민이 많으셨겠어요. 한편으론 영특한 아이가 부럽기도 하고요. 우리애들은 주어진 과정도 잘 하지 않으려 해서 늘 고민이거든요 ㅠㅠ 어쨌든 좋은 선택하셨고 훌륭한 결과가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있습니다. 화이팅~
  • 프로필사진 BlogIcon The 노라 2013.06.24 12:28 신고 첫째 덕분에 시작한 홈스쿨링인데 하다보니까 아이들도 저도 과정이나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아주 높더군요. 배울 것이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은데 학교나 사회에서 어렵게 한다는 점만 부모가 이해하고 들어가면 아이들 교육하는데 그렇게 어렵지 않구요.

    인간 특히 아이들은 태생적으로 배우고 싶어하는 호기심과 열정이 넘치는 것이 정상이지요. 그런데 요즘의 학교교육이 이런 지적 또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열정을 자꾸 일로 만드니까 아이들이 배우는 게 싫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제 아이들이 배우고 싶은 즐거움이나 지적 호기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보려구요.

    새날님께서 응원해 주시니 힘이 부쩍! 솟아 오르는 것 같아요. 응원에 힘입어 지금하던대로 쭉 즐겁게 해보겠습니다. ^^
  • 프로필사진 BlogIcon 좀좀이 2014.09.20 11:12 신고 학교수업은 선생님이 잡은 기준에서 벗어나 있는 학생들에게는 재미없을 확률이 높지요. 애리조나 노라님께서 홈스쿨링을 결정하신 이유를 보니 오히려 그것이 자녀분들에게 더 좋은 결정이었을 거 같아요. 그런데 홈스쿨링을 하면 학업 인정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요? ^^a
  • 프로필사진 BlogIcon The 노라 2014.09.20 12:11 신고 미국은 각 주마다 홈스쿨링에 대한 규정이 다 달라요. 전에 살던 워싱턴주는 만 8세(3학년) 때부터 홈스쿨링을 학군에 서면통보하고 매년 학력평가를 시험봐야 해요. 그런데 지금 사는 애리조나주는 만 6세(1학년)때 홈스쿨링을 서면통보하면 모든게 부모(보호자) 재량이죠.
    학력은 GED라고 검정고시 같은 것 보고 고등학교 학력을 인정받고 ACT나 SAT라고 수능같은 걸 보고 대학에 들어가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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