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king a Friend for the End of the World - 세상의 끝을 함께 할 친구찾기
- 잡다한 연예부
- 2015. 10. 16. 09:53
지구에 소행성이 충돌해 세상의 종말이 곧 다가올 예정이라면... 2012년에 개봉된 영화 "Seeking a Friend for the End of the World"는 이런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도 1998년에 개봉했던 영화 "아마게돈(Armageddon)"이나 "딥임팩트(Deep Impact)"에서처럼 소행성 파괴 임무를 띤 분들이 인류를 구하고자 시도를 했다고 해요. 그런데 다 실패하죠. 그래서 소행성과의 충돌은 3주후로 다가오고 사람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세상의 종말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Seeking a Friend for the End of the World"에서는 종말을 앞두고 인간들이 보이는 비참하고 지독한 파괴와 혼동 등의 모습으로 세상의 종말을 묘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런 세상의 종말이 다가온다면 파괴, 혼동 등이 실제 현실에 가까울 거예요. 하지만 영화의 쟝르가 코미디 드라마인 만큼 아이러니가 주는 웃음, 종말을 앞두고 보이는 여러 개개인의 모습들이 대체적으로 평화롭게 그려지고 있어요.
소행성 충돌로 세상의 종말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양합니다. 마치 종말이 오지 않을 것처럼 별차이없이 동일하게 생활하는 사람, 오히려 이전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사람, 종말이 두려워 자살하는 사람, 하고 싶은(싶던) 것 하며 그냥 신나게 사는 사람, 말초적 쾌락을 찾는 사람, 폭동을 일으키는 사람, 죽을 때 죽더라도 가족 및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평화롭게 지내는 사람, 지하 벙커에서 피해있다가 나중에 새로운 세상에서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
3주후 온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르지만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다지(Dodge, Steve Carell 분)는 계속 출근을 하죠. 일이 좋아서 출근한다기 보다 마땅히 집에서 할 일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다지의 아내는 다지와 함께 차 안에서 3주후에 소행성이 충돌할 거라는 뉴스를 듣더니 그냥 떠나 버렸거든요. 다지는 나중에 우연히 아내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고, 또 자신을 그리워하는 고등학교때 여자친구의 편지를 발견하자 그 과거 사랑을 찾아 길을 떠납니다. 이 여정은 어찌어찌 하다가 아파트 아랫층에 이웃으로 사는 (하지만 몇년째 서로 잘 알지 못하던) 페니(Penny, Keira Knightley분)와 함께 하게 되구요. 그리고 누군가 다지에게 버리고 간 강아지 한마리도 함께 동행합니다.
스티브 커렐과 키이라 나이틀리가 잘 안 어울릴 것 같은데 이 영화에서는 조화가 꽤 잘 어울렸어요. 그리고 스티브 커렐의 그 따뜻한 모습이 아주 잘 살려졌구요. 이분은 코믹한 연기도 잘 하시지만 이런 선하고 따뜻한 모습도 연기를 잘 하시거든요. 본래 성격자체가 아주 좋으신 분 같아요. 키이라 나이틀리도 특유의 귀여운 모습으로 코믹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연기를 잘 했구요.
소행성이 충돌해 그 까마득한 옛날 공룡이 멸망하는 것 같은 세상의 종말이 온다면... 제 생애, 제 아이들의 생애, 그리고 제 아이들의 아이들의 생애에서도 이런 류의 종말이 다가올 것 같지는 않아요. 물론 제가 100% 장담은 할 수 없지만요. 만일 이런 종말이 온다면 인간의 여러 모습을 적날하게 보게 될 거예요. 주로 엄청 추한 모습쪽으로 많이 보게 되겠죠.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어떤 종말이든 세상이 끝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저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순간이라도 더 시간을 함께 하려고 할 거라는 점입니다.
이 영화에서 삽입곡으로 쓰여진 것들 중에서 제일 좋았던 것들은 The Hollies의 "The Air That I Breathe"와 The Walker Brothers의 "The Sun Ain't Gonna Shine Anymore"입니다. "The Air That I Breathe"는 노래 초반부가 꽤 듣기 좋은데 나중으로 갈 수록 좀 늘어져요. 그래서 저한테는 노래 초반부만 좋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The Sun Ain't Gonna Shine Anymore"는 꽤 좋습니다. 이 노래는 남편이 예전에 소개해줘서 이미 몇번 듣고 그러던 것이였는데 이 영화에서 들으니까 감흥이 새롭고 더 좋아졌어요. 영화에서는 세상의 종말이 16시간 정도 남은 마지막 순간 다지가 듣던 여러 노래 중 처음에 흘러 나왔구요. 세상의 종말이 다가오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몇시간 밖에 없다면 저도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고 싶어요. 그런데 지금 세상의 종말이 다가오는 것도 아닌데 저는 "The Sun Ain't Gonna Shine Anymore"를 계속 흥얼거리고 있어요. 어제 본 이 영화의 감흥이 컸나 봐요.
이 영화 잔잔하니 따뜻함도 느껴지고 좋습니다. 세상의 종말이라는 소재인데도 내용이 자극적이기 보다 따뜻함에 중점을 두었고, 또 코믹한 상황이 적절히 버무려졌어요. 잔잔하고 따뜻하며 코믹함까지도 가미된 영화를 찾는다면 좋은 추천작이 될 듯 해요.
* 사진출처: Google Images
P.S.
찾아 보니까 "Seeking a Friend for the End of the World"의 한국판 제목은 "세상의 끝까지 21일"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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