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동 전골 - 울가족 여섯식구가 푸짐하고 든든하게

어제 사막 피닉스에 비가 내렸어요. 바람이 불면서 비가 내리니까 기온이 뚝 떨어지고 많이 서늘했습니다. 서늘하니까 따뜻한 국물이 그리워지죠. 그래서 따뜻한 우동 전골을 해먹었습니다. 노라네 우동 전골은 일본 스키야키 비슷하긴 한데 한국 된장을 기본 육수로 하기 때문에 일본 스키야키랑은 다르구요. 달걀 노른자 또는 디핑 소스(dipping sauce)는 따로 만들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 보면 알겠지만 간이 잘 맞고 들어간 재료가 충분하면 디핑 소스없이도 그 자체로 맛있습니다. 참, 일본 미소 된장이 아니더라도 한국 된장으로도 우동 전골 해먹기 좋습니다. 한번 해보세요.




전에는 전골 대신 샤브샤브식으로 해먹곤 했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 식탁 위 휴대용 버너에서 끓여 먹는 것이 위험해 보여서 못 하겠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스토브에서 한꺼번에 재료를 넣고 끓인 후 그릇에 나눠서 먹는 방법으로 바꾼지 꽤 오래 되었습니다. 이젠 아이들이 좀 커서 샤브샤브를 해도 문제는 없는데 이제 또 다른 문제가 생겼어요. 저희가 더이상 시애틀에 사는 게 아니라 피닉스에 살거든요. 피닉스는 여름이 아주 아주 덥습니다. 혹시나 휴대용 버너의 부탄가스가 여름 폭염에 폭발할까봐 걱정이 되더군요. 그래서 맘 편하게 휴대용 버너는 쓰지않고 스토브에서 끓이고 식탁으로 냄비를 옮겨다 그릇에 덜어서 먹습니다.


그냥 미국 마트에서 쉽게 찾는 재료로 만드는 거라 특별한 건 없구요. 준비된 재료는 소고기 등심(chuck), 호박, 당근, 배추, 파, 양파, 숙주나물, 두부, 우동면입니다. 시금치도 넣곤 하는데 집에 사둔 게 없어서 생략했어요. 전에는 버섯도 서운치 않게 넣어 줬지만 몇 년 전부터는 먹지를 않아서 더이상 넣지 않습니다. 숙주나물은 동네 마트에서 팔지 않아서 보통은 생략하는데 저번에 한인 마트에 갔다와서 한 봉지 있었어요.  소고기는 동네 마트에서 산 것인데 덩어리로 팔기 때문에 하루 전날 남편이 잘라 줬습니다. 우동면은 일본산이 아니라 한국산입니다. 한국산을 일부러 선택한 이유는 알 만한 분들은 이미 다 아실 거예요.




된장, 소고기 등심 약간, 파, 호박, 당근, 할러피뇨 고추 등을 넣고 8 qt (7.6 L) 짜리 큰 냄비에 육수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할러피뇨 고추는 육수에만 들어가고 우동 전골로 따로 끓일 때는 넣지 않습니다. 우동 전골에 할러피뇨 고추를 넣으면 국물이 너무 매워져요. 육수가 맛있어야 우동 전골 맛이 살아나기 때문에 육수는 남편이 전담해서 만들었습니다.


8 qt 한 냄비 만들었는데 2차례 우동전골을 만든 후

남은 걸 사진찍었더니 이만큼만 보입니다.



1차 우동 전골을 끓입니다. 이것은 아이들 넷이 나눠 먹을 거예요. 우동은 2 봉지를 샀는데 각각 우동 3 팩씩 들어 있었어요. 그래서 우동 전골 끓일 때 마다 우동 2 팩씩 넣었습니다.


채소들이 밑에 가라앉아 보이지 않는데 숙주나물, 배추, 당근, 호박, 파, 양파 다 들어가 있습니다.

물론 두부와 소고기 등심도 듬뿍.



살짝 저어서 밑에 있는 채소를 보이게 해 봤어요.

우동 전골이 잘 익고 있네요.



드디어 1차 우동 전골 완성. 식탁으로 냄비를 옮겨 아이들 넷이 먹을 수 있도록 각자 그릇에 나눠 줬습니다. 아이들이 진짜 잘먹더군요. 녀석들이 우동 전골을 아주 좋아해요.




아이들 넷이 각자 두그릇 정도 먹었으니 이젠 엄마 아빠도 먹을 차례. 엄마랑 아빠가 전골을 끓어먹을 동안 윗층 방에 가서 놀고 있으라고 했어요. 엄마 아빠가 먹고 나서 또 한번 아이들 것을 끓여줄 거니까 그동안 기다림의 미학을 배우는 거죠. (말을 거창하게 했지만 남편이랑 둘이 오붓하게 먹으려고 윗층으로 다 올려 보낸 거예요. )


이건 남편과 제가 먹을 2차 우동 전골이 끓는 모습

이번에도 우동 2 팩 넣었습니다.



완성된 후 식탁에 옮겨와 남편이랑 한그릇씩+ 나눠 먹습니다.



남편과 함께 든든하게 우동 전골을 끝낸 후 다시 3차 우동 전골 끓이기 시작. 3차에도 우동 2 팩을 넣어서 집에 있는 우동은 다 사용했어요. 3차까지 끓여서 아이들 먹이고 나니까 다들 속이 아주 든든하답니다. 어제는 3차까지 끓여서 우동 전골로 잘먹고, 남은 재료를 한데 모아 큰 냄비에 넣어 한번 더 끓여줬어요. 그리고는 그 남은 것에 오늘은 채소를 추가로 준비해서 소고기 야채 전골로 만들어 밥하고 먹었구요. 소고기와 채소가 넉넉하게 들어간 국물이라서 하루 지나면 국물맛이 사골우거지국 같아져요. 이것도 아주 맛있습니다. 이렇게 충분히 만들어 놓으면 토요일 우동 전골로 든든하게 먹고, 일요일에는 소고기 야채 전골로 밥하고 먹고. 주말을 든든하게 먹으며 지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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