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언제 우리집에 고양이가?

* 다른 블로그를 운영할 때 포스팅했었던 글을 재 포스팅합니다.
* 원 포스팅 작성일: 2014년 8월 15일

 

울집 아이들이 모두 "Warriors"란 책 시리즈의 팬입니다. Warriors"는 여러 들고양이들과 그 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으로 여러 작가가 같은 필명 Erin Hunter로 번갈아 집필하는 시리즈입니다. 울집 아이들은 이 시리즈 책들을 도서관에서 우연히 집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그 뒤로는 매일 "Warriors"만 찾습니다.

 

 

"Warriors" 덕분에 고양이 그림도 매일 그리고, 고양이에 대해서 자료도 조사하고, 코드를 이용해 고양이 디자인도 만들고... 매일매일이 고양이판입니다. 녀석들이 "Warriors"뿐 아니라 고양이 자체에 대한 자료도 열심히 찾아서 고양이 전문가가 되어 가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이제 제 귀에서 야옹야옹 환청이 들리려고 할 정도입니다.

 

산책 나갔을 때도 동네 고양이들이 이쁘다고 쓰다듬느라고 정신이 없어요. 산책에서 동네 고양이나 강아지를 만나면 그날 산책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갑니다. 에구~

 

(사진출처: Google Images)

 

그러고 보면 울집 아이들이 기본적인 반려동물 종류는 다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는 어려서 동물과 함께 지내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도 동물이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강아지는 한번 키워봐서 괜찮은 편이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고양이나 강아지 같은 동물들이 저를 잘 따르더군요. 저는 별로 원치 않는데도 그래요.

 

예전엔 얼떨결에 길양이 하나를 입양한 적도 있었다는... 길양이에게 간택되어 입양했던 그 고양이 이름은 야옹. 제가 이름을 지어줬는데 아주 잘생긴 고양이였어요. 그리고 하는 짓이 얼마나 살갑던지 제가 그냥 끔뻑 넘어갔습니다. 고양이 좋아하지 않는 제가 입양할 정도면 상상이 되시죠? 그런데 야옹과 저는 오래 함께하지 못했답니다. 야옹이가 죽고 그런 비극적 결말은 아니고, 집을 나갔어요. 아~, 가슴 아퍼라.

 

야옹이 키울 때 남편이랑 저랑 다른 도시에서 일주일간 일을 보게 되었더랬지요. 그래서 옆집 아주머니께 저희 없는 동안 야옹이 밥 챙겨주는 것을 부탁드리고 일주일 후에 돌아왔습니다. 옆집 아주머니께서 밥도 잘 챙겨줬는데 이틀 정도 와서 먹더니 더 이상 오지 않더래요. 야옹이가 가출한 거지요.

 

제가 집에 없으니까 녀석이 길고양이 습성에 의지해 저를 찾아 나섰나 봐요. 엄마 찾아 삼만리 같은 분위기. 다시 돌아올까 해서 한동안 기다렸는데 돌아오지 않더군요. 참 많이 서운했습니다. 흑흑흑.

야옹아, 돌아온. 엄마가 밥 차려놨다~!

 

야옹이 입양은 아이들 생기기 전 일이라서 야옹이가 자식으로 인연을 맺기 전 부모될 사람들이 어떤지 미리 확인해 보고 싶어서 들렸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할 때도 있어요. 야옹이 덕분에 제가 아이들이 4명이나 있는 다둥이 엄마가 되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야옹이의 기운을 받아 태어난 아이들이라서 그런 건지, "Warriors" 시리즈 때문에도 그런 건지. 아무튼 아이들 네 명이 모두 고양이에게 완전히 빠져 있습니다. 급기야 오늘은 고양이 러버들이 벌이는 귀엽기도 하고 황당한 상황을 보게 되었지요.

 

작년 할로윈 복장으로 첫째는 고양이 머리띠, 검은 장갑, 그리고 첫째가 직접 만든 고양이 꼬리를 착용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오늘 막둥 넷째가 (만 4세) 하고 집안을 휘젓고 돌아다니는 거예요. 거기까지는 뭐 귀엽고 좋았습니다. 그런데 막둥이왈, 자기가 인간 고양이래요. 어이구~

 

 

막둥이가 머리띠, 장갑, 꼬리를 붙이면 디지몬 (Digimon) 시리즈의 가토몬 (Catomon) 같이 변해요. 

 

가토몬 (이미지 출처: Google Images)

 

위 가토몬의 그림에 나온 행동들이 막둥이 하는 것과 거의 같다고 보면 맞습니다. 엄청 귀여워요.

 

첫째는 거기에 한술 더 떠서 고양이가 좋아하는 실타래 공을 붉은색 천조각으로 만들었어요. 첫째는 그걸로 인간 고양이가 된 막둥 넷째 앞에서 흔들고 있고 막둥이는 "야옹" 하면서 쫓아다닙니다.

 

야옹 야옹 이리온~! 인간 고양이를 부르는 소리.

 

세상에~ 저리 노는 첫째나 막둥이나 이쁘고 귀엽긴 엄청 귀여운데 얼마나 고양이가 좋았으면...

 

아이들은 언젠가 고양이나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해요. 그런데 제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되어 있다고나 할까. 막둥이가 좀 더 크면 그때 반려동물 키우는 것을 생각해 보려고요. 어린아이들이 키우는 것도 힘들거든요. 막둥이 기저귀 뗀 것도 거의 2년 즈음 되는데 한동안은 좀 쉬고 싶어서요.

 

[추억 포스팅] 카테고리의 글들은 2016년까지 이전 블로그에 올렸던 울집 아이들 넷의 어렸을 때 이야기들 중 일부를 옮겨온 것입니다. 본 카테고리의 글들은 댓글 비허용으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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