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흐흐흐 할로윈! 아이들이 만든 할로윈 컵케이크
- 노라네 이야기
- 2014. 10. 31. 08:00
미국은 지금 10월 30일. 아이들이 좋아하는 명절 할로윈이 드디어 내일입니다. 제 아이들이 할로윈을 좋아해서 10월 내내 할로윈을 기다리며 기대감으로 엄청 간질간질해요. 제 아이들에게 있어 10월부터 연말까지는 정말 신나지요. 좋아하는 명절이 바로 10월 할로윈, 그리고 먹고 즐기는 11월 추수감사절, 여러 선물에다가 그저 즐거운 12월 성탄절해서 계속 연달아 있거든요. 이 세 명절 중에서 할로윈과 성탄절의 인기는 하늘을 찌릅니다. 하나는 의상입고 사탕타러 다니니까 너무 신나서 그런 거고, 또 다른 하나는 산타할배와 친척들 선물을 받으니까 마냥 좋은 것이고... 부럽다, 녀석들아! (물론 저도 함께 즐깁니다. 제가 초등 정신세계를 보유한 관계로 아이들과 죽이 잘 맞아요.)
내일이 할로윈이다보니까 아이들은 분위기에 들떠 아침부터 너무 간질간질. 컵케이크도 오늘 꼭 만들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공부 반나절만 하고 컵케이크 만들고 장식하라고 했어요. 게다가 첫째랑 둘째가 (만 12세 & 만 9세) 컵케이크나 비스킷을 아주 잘 만드니까 제가 전혀 관여할 필요가 없어서 오히려 제겐 아이들이 컵케이크 만들는게 더 편하기도 하구요.
첫째의 지휘하에 컵케이크를 만들면서 첫째는 계량컵으로 밀가루, 설탕, 베이킹 파우더, 우유 등 재료 계량하고, 둘째는 버터를 팬에 녹입니다. 모든 재료를 섞는 건 첫째를 도와 둘째도 함께 하구요. 만 7세인 세째도 너무 돕고 싶어해서 큰 아이들이 이번에 끼어 줬습니다. 이번 세째의 역할은 아주 중요한 것이였어요. 종이컵을 컵케이크 팬에 하나씩 넣는 것! 두개가 아닌 한 종이컵을 한 구멍에 쏙 넣어야 해요. 아주 중요한 작업입니다. ^^ 그리고 첫째가 우유를 계량하고 난 후 계량컵을 깨끗하게 물에 헹궈 놓는 것도 세째의 몫입니다. 세째가 자기 기여도가 있으니까 정말 자랑스러워해요. 첫째나 둘째도 자기들이 직접 만드니까 자랑스러운 것은 당연하구요. 컵케이크 반죽이 끝나면 첫째랑 둘째 얼굴에 밀가루가 여기저기 뭍어 있습니다. 정말 귀여워요.
종이컵을 하나씩 가지런히 잘 넣었습니다. 잘했어요, 세째~!
아이들이 질릴때까지 컵케이크에 장식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 2판, 즉 24개 만들라고 했어요. 한판에 12개씩 만들수 있는 컵케이크 팬이니까 2번 구우면 되는 거죠. 아래는 첫번째 오븐에서 구워진 것입니다. 첫째에게 좀 더 노릿하게 굽는게 좋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그러면 바닥이 타서 탄 맛때문에 별로래요. 이미 속이 다 익었다면서 얇은 막대기를 쑥 찔러 젖은 반죽이 묻어 나오지 않는 걸 제게 확인시켜 줍니다. 오늘 첫째랑 컵케이크에 대해 이야기 하다 보니까 첫째가 꼭 전문 베이커같아요. 첫째가 자부심과 자기 컵케이크 굽는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강하네요. 그리고 실제로 케이크를 아주 잘 구우니까 자부심 및 자신감을 가져야 하는게 당연하기도 하구요.
두번째 컵케이크 반죽을 오븐에 넣고 구워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처음 구운 12개 컵케이크를 잘 식혀 줍니다. 프로스팅(frosting)하려면 식어야 편하거든요. 그런데 세째랑 네째가 (만 7세 & 만 4세) 당장 프로스팅 하고 싶어서 난리가 났지요. 기다리라는데도 언제 프로스팅하냐고 자꾸 귀찮게 합니다. 그래서 적어도 두번째 굽는 컵케이크가 오븐에서 나올 때 쯤까지 기다리라고 했어요. 아휴~ 이 녀석들은....
두번째 컵케이크들이 완성되었습니다. 두번째 컵케이크들을 망위에 올려놓고 식히고, 이제 드디어 적당히 식은 첫번째 구운 컵케이크 12개의 프로스팅에 들어갑니다. 프로스팅하고 싶은 아이들이나 질릴때까지 하라고 저는 하나도 건드리지 않구요. 넷이서 앉아 열심히 작업에 들어갑니다. 이러니까 컵케이크 공장같아요. 크크크.
이미 식은 첫번째 컵케이크 12개가 프로스팅 1차 대상이 되었습니다.
두번째 구운 컵케이크 12개 - 식게 놓아 둡니다.
아이들 네명 모두 열심이네요.
컵케이크 전문점을 한번 차려봐~? ^^
아이들의 작품이 하나씩 완성되어 갑니다. 으흐흐... 무섭고 이상하게 생긴 컵케이크들이 많아요. 특히 저 눈알들이 저를 쳐다보면 좀 불편해요. 그래서 아이들이 완성한 컵케이크를 먹을 때 눈알부터 먹었습니다. "날 쳐다보지마!" ^^
두번째 구운 12개까지도 프로스팅에 들어가니까 세째나 네째는 점점 재미가 덜 해지나봐요. 질릴때까지 프로스팅하면서 컵케이크과의 시간을 가지라고 한 아이당 4개씩 할당을 줬는데 한 3개 프로스팅 하더니 세째와 네째 왈,
엄마, 오늘 저희는 충분히 한 것 같아요.
이렇게 질릴때까지 해야 아쉬움도 남지 않고 간질간질한 마음도 풀어지죠. "질릴때까지 해보자!" 내지 "질릴때까지 먹어보자!" 이것이 제 철학 아닌 철학이라고나 할까... ^^
최종 작품들을 모아모아 사진을 찍어 봤습니다. 총 24개 컵케이크 중에 19개는 프로스팅과 장식하고, 맨 컵케이크는 5개 남았습니다.
이제 장식작업이 끝났으니 먹기작업으로 들어가야겠죠. 각자 자기 작품을 가져다 먹습니다. 저는 막둥이 네째 먹는 것을 나눠 먹었어요. 맛있더군요.
첫째가 가져다가 먹은 컵케이크.
아무래도 저 벌건 눈이 부담스러우니까 눈 하나를 먼저 먹었군요.
역시 첫째는 나와 비슷한 정신의 소유자로군. ^^
막둥이도 맛있다고 잘 먹고 있습니다.
위 막둥이가 먹는 컵케이크 안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첫째랑 둘째가 안을 촉촉하게 아주 잘 구웠어요. 아이들이 컵케이크를 만든 이후로는 마트 컵케이크는 맛이 없어서 사먹지 않습니다.
첫째가 덜 달게 만들긴 했지만 컵케이크는 컵케이크. 그리고 프로스팅도 달고 장식으로 쓴 구미 및 사탕류도 달아서 컵케이크를 한꺼번에 많이 먹지는 못합니다. 만든 것 대부분은 냉장고에 보관해서 내일 할로윈날 먹기로 했어요. 컵케이크를 구웠던 판에 하나씩 집어 넣고 남은 것은 접시에 담아서 냉장고로 직행. 내일은 즐겁고, 달콤한, 그리고 무섭기도 한 할로윈이 되겠어요.
컵케이크 굽기, 프로스팅, 장식을 모두 끝내고, 또 맛까지 본 다음에 막둥이가 그러더군요.
막둥: 엄마, 매일매일이 할로윈이였으면 좋겠어요.
나: 음... 그럼 설탕쇼크로 금방 죽는다... ㅠㅠ
저희집 할로윈은 이렇게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내일 사탕타러 밤에 동네를 돌아다니면 더 신나서 난리가 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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