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Idiot Brother - 어느 집이든 특이한 형제가 있기 마련

세명의 여자형제들 사이에서 함께 자란 남자형제 하나. 바로 그런 남자가 "Our Idiot Brother"의 네드(Ned, Paul Rudd 분)입니다. 네드는 마음이 아주 순하고 진짜 자연과 사람들을 사랑하는 그런 좋은 남자입니다. 하지만 세상 잇속에 밝은 사람들이 보기에 네드는 답답한 인물이죠.




영어로는 누나나 여동생이나 모두 sister 그리고 형이나 동생도 brother로 지칭하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를 보게 되면 서로 하는 행동을 통해서 형제간의 순서에 대한 감을 잡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봤을 때 결혼한 리즈(Liz, Emily Mortimer)가 4남매 중 맏이가 확실하고, 여성잡지 Vanity Fair 기자로 자기 첫 주요기사를 실고자 하는 미란다(Miranda, Elizabeth Banks)가 둘째, 독특하고 집안의 유일한 남자 네드가 세째, 양성애자로 현재는 여자친구와 동거하고 있는 나탈리(Natalie, Zoey Deschandel)가 막내 네째인 것 같아요. 네드만 빼고 다들 도시생활에 잘 맞추며 살고 있습니다. 여자형제들 보기에 네드가 너무 순수하고 또 사는 방식도 다르니까 아무래도 큰 누나, 자형, 작은 누나, 여동생이 네드를 약간 모자란 사람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네드는 뉴욕주 지방에서 바이오다이내믹(biodynamic) 농장을 하는 여자친구(Kathryn Hahn 분)와 함께 농장일을 하며 직접 농부직거래시장(Farmers' Market)에서도 팔며 그렇게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사람이 너무 좋다보니까 어떤 사건에 걸리고, 그러다가 교도소에 수감되게 되었죠. 교도소에서 모범수로 일찍 풀려난 후 살던 농장에 갔더니만 여자친구에게는 이미 딴 남자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누나와 여동생들 사이에 끼어 지내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겪는 이야기입니다. 결국엔 가족애를 찾고 그렇게 끝나구요.


바이오다이내믹 농업(biodynamic agriculture)을 찾아 봤는데 일종의 유기농식 농업방법입니다. 일반 유기농과 거의 같은데 여기에 정신적-윤리적-환경친화적 접근(spiritual-ethical-ecological approach)을 하며 식물과 동물을 재배하고 키우는 농업방식이라고 합니다. 한국어로 뭐라고 부르는지 찾아 봤는데 생명 역동농법이라고 한다고 하네요. 이 농업법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biodynamic agriculture" 또는 "생명 역동농업"으로 검색하시면 자료를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영화를 보면 느끼겠지만 누나들인 리즈, 리즈의 남편 딜런(Dylan, Steve Coogan 분), 둘째 누나 미란다는 이기적이예요. 리즈는 아내에게 소홀한 바쁜 남편과 육아로 지쳐있는 상태라서 그렇다고 이해가 되긴 하는데, 남편 딜런은 정말 가식적입니다. 딜런은 남들 앞에서는 자연을 사랑하고 인류를 사랑하고 어쩌구저쩌구 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상도 많이 탄 유명인입니다. 하지만 실제는 한마디로 재수없는 가식덩어리예요. 끝까지 자기가 가식에 쩔은 재수덩어리라는 걸 인정하지도 않더군요.


둘째 미란다는 잡지사 기자로 큰 것 하나 터뜨리려고 사회활동하며 평판좋은 어떤 젊은 여성과 인터뷰를 하면서 흠이 될만한 것을 캐고 있죠. 그 여성이 동생 네드와 편해져서 사적으로 이러저러 말한 것이 있었는데 그걸 기사거리로 만들려고 합니다. 이기적이고 속물이죠. 그러고 보면 막둥 나탈리가 제일 낫긴 한데 나탈리도 나름의 사생활 문제가 생겨 네드가 나탈리네 얹혀살기 어려워집니다.


네드의 전 여자친구도 나쁘긴 마찬가지예요. 바이오다이내믹 농업을 표방하며 자연친화적을 내세우고 스스로를 평화주의자로 밝히는데 실상은 좀 못되었어요. 네드를 엄청 따르고 또 네드도 아주 사랑하는 개 윌리 넬슨(Willie Nelson)을 네드에게 보내지 않으려고 버팁니다. 현재 남자친구도 네드와 윌리 넬슨이 서로 그리워 하는 걸 보기 딱해 할 정도니까요. 이 영화를 보다보면 대부분 등장하는 여자들이 속물 또는 이기적인 존재로 묘사되는 경향이 있긴 하네요.




이 영화는 편하게 앉아서 시간 보내며 보기에는 괜찮아요. 마음이 따뜻한 남자 네드와 그의 가족들이 가족애를 다시 찾는 모습이 부드럽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마땅히 볼 만한 영화가 없을 때 한번 시도해도 좋을 영화입니다.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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