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진한 맛의 기네스 맥주와 칼라마리(오징어) 안주

3월 17일은 성 패트릭의 날(St. Patrick's Day)입니다. 솔직히 성 패트릭의 날이 아주 중요해서 꼭 지내고 넘어가야 하는 그런 명절이고 그런 건 아니예요. 하지만 우리집이 워낙 이것저것 잘 챙기고 먹으면서 지나가는 지라 잊지않고 "먹는 걸로" 챙기고 지나갑니다. 이번에도 아일랜드 음식인 corned beef를 만들어 먹을 건데, 올해도 성 패트릭 날에 먹은 음식을 올린다면 3년째 연속 포스팅을 하는 것이 되겠네요.


성 패트릭의 날이 다가 오니까 피닉스 마트들에서도 관련 음식들 판매가 한창입니다. 저희도 오늘 장보러 간 김에 corned beef 한 덩어리, 붉은 감자 한 백, 양배추 두 개 사왔어요. 그리고... 기네스 맥주(Guinness)도 사왔습니다.




성 패트릭의 날에 기네스 맥주를 당연 마시겠지만, 오늘 사왔으니 그냥 냉장고에 모시고 있을 수 만은 없죠. 기네스 맥주를 위한 안주로 오징어도 사왔어요. 데친 오징어를 안주로 삼으려구요. 영어로 오징어는 squid가 통상적인 명칭인데 요리/음식계에서는 calamari로 불러요. 서구에서 오징어 요리로는 지중해쪽 튀긴 오징어 요리인 칼라마리 튀김 요리가 유명하죠. 미국에서도 지중해식 요리를 많이들 해먹어서 (특히 이태리식) 마트에서 칼라마리는 냉동제품으로 쉽게 찾을 수는 있습니다. 다만 칼라마리 크기가 흔히 한국에서 먹는 오징어에 비교해 아주아주 작지만요. 미국 마트의 칼라마리는 귀여운 크기의 꼬마 오징어입니다.


냉동 칼라마리는 16 oz(453g)로 2 포장 사왔습니다. 칼라마리는 진공포장되어 있어요.




아이들 넷이 모두 밖에 나가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는 시간이라서 한 2~3시간 정도 집에 돌아 오지는 않을 거예요. 요즘 피닉스는 반팔에 반바지를 입는 날씨로 한국식으로는 여름 날씨지만 이곳에서는 아주 딱 좋은 때거든요. 5월부터 야외 활동에 지장이 올 정도로 더워지기 시작하니까 더 더워지기 전에 아이들은 친구들이랑 질리도록 야외에서 놀아줘야 해요. 아이들이 다 나가서 조용하고 한가한 이 시간을 이용해 우리 부부는 기네스 맥주와 칼라마리 안주를 함께 즐겨보기로 합니다.


아이들이 밖에서 노니까 혹시 엄마 아빠가 필요한 상황이 될 수 있어서 취할 정도로 무식하게 맥주를 많이 마시지는 않을 거구요. 약간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그런 정도로만 마실 겁니다. 아이들이 놀러 나간 시간을 꼭 집어서 칼라마리를 데치는 이유는 ??? 절대로 절대로 아이들 몰래 먹으려는 것은 아니구요. 아이들이 칼라마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진짜루요~~~) 


해동을 한 후 살짝 데친 칼라마리의 모습입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칼라마리는 귀여운 크기의 오징어예요. 2 포장 다 데친 것이 이만큼입니다.




칼라마리가 작은 오징어라서 그냥 이 크기로 먹어도 문제는 없는데 잘라 봤습니다. 자른게 더 나아 보여서요.




이제 아까 만들어 둔 초고추장과 오늘의 주인공 기네스 맥주를 가져 옵니다. 자태가 곱네요.




원래는 두 캔을 가져다 남편이랑 하나씩 나눠 마시려고 했는데 너무 많을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한 캔만 열어 둘이 나눠 마셨습니다. 크아~! 정말 맛있어요. 맥주 좋아하지 않는 남편도 옆에서 맛있다며 잘 마시고 있습니다. 한 캔의 반 정도 마셨는데 살짝 취기가 도네요. 반 캔 마시니까 적당히 알딸딸해서 이쯤에서 멈추면 딱 좋습니다.


기네스 맥주와 칼라마리로 즐거운 시간을 갖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나 봐요. 싫컷 놀고 난 아이들이 저녁 먹을 때가 되니까 집으로 돌아 옵니다. 아이들 저녁으로는 마트에서 사온 피자를 구워서 줬어요. 이건 냉동 피자는 아니고 다 준비되어 있는 것을 사다가 집에서 굽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피자는 다들 좋아하니까 두 조각씩 해 치우는 군요. 그런데 가끔 피자 두 조각을 먹고도 뭘 더 먹고 싶어하는 위대한 자가 나올 때가 있어요. 혹시 이런 위대한 자가 나올 때면 사과, 자두, 바나나 같은 과일로 다들 알아서 위대함을 채우라고 합니다. 오늘 저녁을 이렇게 간단하게 넘어 갔더니 편해서 기분 좋군요.




저는 피자를 좋아하지 않아서 먹지 않았어요. 대신 아까 칼라마리 삶은 물을 육수 삼아 된장을 풀어 연한 된장국을 만들었죠. 일본식 미소시루처럼요. 칼라마리 삶은 물까지 알뜰하게 활용한 셈입니다. 칼라마리 삶은 물을 육수로 썼더니 국물맛이 "끝내줘요!" 밥과 함께 먹으니까 이 또한 환상입니다.




오늘 한 캔만 마셨기 때문에 기네스 맥주가 많이 남아 있어요. 몇 번 더 기네스와 함께 하는 즐거운 흑맥주 시간을 갖을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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