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y" by Michael Crichton 마이클 크라이튼

마이클 크라이튼(Michael Crichton)은 그의 소설들을 통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근본적인 해결을 하지 않고 근시안적 땜질로 당장의 문제만 피해가려는 과학계 또는 기술산업계를 종종 비판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돈까지 관련되면 이 땜질 처리법은 정도가 더 심해지구요. 그의 소설 "Prey"도 그런 관점에서 쓰여진 것입니다. 지금 읽고 있는 그의 가장 유명한 소설이라 볼 수 있는 "Jurassic Park"도 같은 주제라고 볼 수 있구요.


"Prey"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나노기술(nanotechnology)에 관한 것입니다. 나노기술에 유전자 조작과 인공지능 같은 기술도 함께 혼합되어 있구요. 가상의 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이지만 개발자들의 이기심으로 나노기술이 잘못 이용되었을 때, 또 근시안적 땜질로 당장의 문제만을 해결하려고 할 때 어떤 무서운 결과를 일으킬 수 있는지 그런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Home, Desert, Nest, Prey의 4 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Home 파트에서는 해고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인 잭 포먼(Jack Forman)의 우울적 나레이션이 주요 부분을 차지합니다. 잭은 해고 후 새 직장을 찾으면서 학교 다니는 두 아이와 9개월 막둥이를 집에서 돌보고 있어요. 아내 줄리아(Julia)는 나노로봇 회사 Xymos의 부사장까지 올라 승승장구 중인데 최근 아내에게서 이상함을 감지합니다. 해고와 재취업이 어려운 상태로 그것도 우울한데 아내는 외도를 하는 것 같고, 아이들 돌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주인공 잭의 생활과 복잡한 머릿속 생각의 묘사를 읽다보면 저에게 까지 답답함이 확 올라와요. 그리고 잭의 첫째인 12살 딸과 둘째인 초등학생 아들의 행동은 이 상황을 늘 더 짜증나게 만듭니다. 울집 아이들이 이렇게 행동한다면 저는 이미 돌아버렸을 거예요. 이런 우울하고 답답한 잭의 상태를 묘사하는 Home 파트가 소설의 1/3 정도 차지하니까 피곤함이 느껴져서 읽기 싫더군요. 그러다가 잭이 집에서 아주아주 멀리 떨어진 사막의 연구소로 가서 일을 시작하는 Desert 파트로 넘어가면서 부터는 흥미진진 재밌어집니다. Desert 파트가 읽을만 하지 않았다면 중간에 읽다 아마 그만뒀을 거예요.


Desert 파트는 인적이 없는 네바다의 사막에 위치한 Xymos의 나노 연구소에서 발생한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잭을 해고했던 Media Tronics는 잭이 몇 년 전 개발했던 프로그램을 Xymos에 팔았습니다. Xymos는 이 프로그램을 나노로봇에 적용했구요. 그런데 일부 나노로봇들이 연구소 밖으로 새어나갔고, 또 운영자의 명령조차 따르지 않는 거죠. Media Tronics는 문제해결을 위해 해고했던 잭에게 도움의 SOS를 보내고, 이에 컨설턴트로 나노 연구소에 간 잭은 많은 끔찍한 일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나노로봇들은 포식자(predator)의 행동방식을 통해 임무를 수행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나노로봇들이 운영자의 명령에 따르지 않고 무리를 지어 자율적이며 지능적인 행동을 한다면... 거기에 포식자의 감각을 가진 채 진화하며 배운다면... 사냥을 당하는 입장이 되는 먹잇감(prey)은 지옥을 경험하는 거죠.


Nest 파트도 나쁘진 않았아요. Prey 파트는 소설의 마침을 하는 부분인데 사실 예측이 가능한 그런 결과입니다. 소설의 첫부분부터 힌트를 계속 줬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것은 미리 감을 잡고 있었거든요. Prey 파트의 클라이맥스라고 여길 수 있는 장면의 묘사는 영화화를 염두해 두었나 보다 생각될 정도로 영화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 잭이 이 소설을 이끌어 가지만 눈에 뜨이는 캐릭터는 연구원 Mae Chang입니다. Mae는 중국에서 온 생물학자인데 결단력있고 위험에도 뒷걸음치거나 도망가지 않아요.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합니다. 마이클 크라이튼이 Mae 캐릭터를 멋지게 그렸더군요.


저는 이 소설이 아주 재밌고 그렇지는 않았어요. "Prey"가 2002년에 출판된 소설이라서 지난 14년 동안 나노기술이 상당히 발전한 것도 있고, 예측 가능한 전개와 결말이였거든요. 읽을만 하다 이 정도의 느낌이였습니다.


* 한국어판을 찾아 봤는데 "Prey"의 한국어판 제목은 "먹이"입니다.

댓글(16)

  • 2016.06.08 06:24 신고

    리뷰..잘 보고가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 2016.06.08 08:10 신고

    2002년에 벌써 나노기술 관련된 소설이 있었군요
    역시 사람의 상상력이 미래를 지배합니다

    로봇에 의한세계가 얼마 남자 얺았다는걸 느낍니다
    정말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다 전쟁이 벌어잘것 같은 느낌이...ㅋ

    • 2016.06.08 08:54 신고

      이 소설이 나온지가 벌써 14년 되었더군요. 그럼 이후 나노기술의 세계는 엄청 발전했다는 뜻이겠구요.
      생각해보면 모든 생명체도 나노머신이나 다름없어요.
      수많은 세포들이 모여 각자의 역할을 하며 한 인간을 구성하는 우리들도 모두 나노 유기체 머신이라는...
      벌써 유기체와 로봇의 경계가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

  • 2016.06.08 11:52 신고

    여기선 많이 알려진 소설이네요. 저도 들어 보긴 했지만 직접 읽어 보지는 않았습니다. 내용 자체가 제가 읽기에는 부담이 있는 소설이군요. ㅠㅠ

    • 2016.06.08 12:28 신고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이 재밌긴 해요. 그리고 과학/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소재가 참신하구요.
      Prey와 비교했을 때 제가 지금 읽고 있는 Jurassic Park가 훨씬 재밌어요. ^^*

  • 2016.06.08 13:04 신고

    미국에서는 많이 알려진 소설이로군요. 그런데 과학과 기술 그리고 돈이 서로 연루되면 정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법한데, 작가가 이러한 측면에 집착하는 걸로 봐선 굉장한 관심 분야인 것 같아요. 소설이나 영화속 상상이 실현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목도하자니 결코 허황된 것만은 아닌 듯싶더군요.

    • 2016.06.08 21:23 신고

      마이클 크라이튼이 유명한 작가여서 그의 작품이 잘 알려졌긴 한데 "Prey"는 인지도가 아주 높은 것 같지는 않구요. 작가가 의사출신이라 과학과 의학쪽 분야와 industry의 문제점을 많이 느낀 것 같기도 해요.
      나노기술의 발전이 좋은 건 맞는데 인간이 이 나노로봇들을 다 control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환상이고 오류가 아닐까 생각듭니다. ㅠㅠ

  • 2016.06.08 19:10 신고

    나노기술에 관한 책, 한번 읽어 봐야 겠습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 2016.06.09 20:45 신고

    2002년도에 출간된거라면 지금의 나노기술은 정말 어마하게 발전했겠습니다.
    나노로봇이 스스로 배워가며 진화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무서운데요.
    2016년 버전으로 다시 나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는 분야네요. ^^

    • 2016.06.10 03:24 신고

      그동안 이쪽계통도 많은 발전이 있어 보이더군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모든 생명체는 유기체적 나노머신 셈이예요. 그래서 우리 자체가 바로 진화하는 나노머신이라는... ^^

      그동안 발전된 나노기술을 바탕으로 소설을 써도 재밌긴 할 거예요. 아쉽게도 마이클 크라이튼이 2008년에 돌아가셨어요. 원래도 후편은 잘 쓰지 않는 분이지만, 돌아가셔서 더이상 그분의 글을 접할 수 없다는 게 참 아쉬워요. ^^*

  • 2016.06.10 06:48 신고

    아직 영문판은 재대로 이해를 못하지만 한국 판은 한번쯤은 읽어보고 싶네요. 독서를 워낙에 좋아해서 장르를 따지지 않고 다 읽거든요.

    • 2016.06.11 01:43 신고

      "Prey"는 마이클 크라이튼 소설 중에서 그렇게 구성이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영화로 이미 보셨겠지만 "Jurassic Park"를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영화도 괜찮았지만 원작이 더 재밌어요. ^^*

  • 2016.06.14 06:17 신고

    노라님 요약해 놓으신 것만 봐도 흥미진진한 이야기일거는 생각이 들어요. 마이클 크라이튼이 주라기 공원 쓰신 분이란 걸 노라님 통해 알고 가요.^^

    • 2016.06.14 11:06 신고

      그런데 "Prey"는 마이클 크라이튼 다른 작품 보다 재미가 좀 덜한 것 같아요. 지금 끝낸 "Jurassic Park"가 훨씬 나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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