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파일 (The X-Files) 2/2

두번째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같은 시즌 5에서 보여줬던 “킬 스위치(Kill Switch)”입니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사이버 월드로 인간의 정신을 이전시킨 프로그램어의 이야기가 주제였어요.




워싱턴 DC의 한 식당에서 실리콘 밸리의 전설적인 인공지능 개발자 도날드 겔먼(Donald Gelman)이 마약판매 갱들간의 총격전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멀더는 이 겔먼의 사망이 갱들간의 단순 총격에 의한 사고사가 아닌 누군가가 겔먼을 죽게끔 상황을 조작한 것이라는 걸 눈치채게 되지요. 즉, 총격에 의한 사고사가 아닌, 겔먼이 그 살인의 대상이였던 것입니다. 적대적 관계에 있는 갱 집단을 겔먼이 인터넷을 접속했던 식당에서 만나게 해 총격전을 벌이게 만들고, 그 이유로 겔먼 및 모든 갱들이 사망하게 된 것이지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멀더는 멀더의 조력자들인 론 건맨(The Lone Gunmen)의 도움을 받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론 건맨의 멤버들도 아주 좋아합니다. 추후 멀더와 스컬리는 이 사건의 배경에는 겔먼의 친구이자 동료였던 앨(Al)이 있다는 걸 알게 되지요. 그는 그의 정신을 이미 사이버 상의 인공지능으로 전이시켜 사이버 월드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겔먼이 이를 알아채고 앨의 존재가 잠재적으로 무서운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에 그를 지우기 위한 프로그램 “킬 스위치”를 개발하다가 총격사로 살해당하게 된 거지요.




이 에피소드에서는 사이버 상에 살아있는 앨이 이 사건을 조사하고 킬 스위치를 찾으려는 멀더, 스컬리, 그리고 두 요원을 도와주는 에스더(Esther)를 사이버를 통해 죽이려 하기도 하고 고문을 하기도 합니다. 이 에피소드를 곰곰히 생각해 보면 정말 섬뜻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학의 발달로 가상 세계인 사이버 월드로의 정신 이전이 멀지않은 미래에 단지 공상 과학만이 아닌 현실로도 가능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저에게는 이런 에피소드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외계인 공격보다 더 무섭습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죽은 겔먼의 랩탑 컴퓨터에 있던 CD에서 흘러나오던 더 플래터즈(The Platters)의 “트왈라잇 타임(Twilight Time)”이였습니다. 서정적이며 쓸쓸한 분위기의 이 노래가 사이버월드로 정신을 이전해 영원히 살고자 겔먼을 죽였던 앨과 그 앨의 위험성을 판단해 킬 스위치를 개발하려 했던 두 사람의 관계와 묘하게 겹쳐져 가슴 아프면서도 야릇한 감성을 끌어올렸었지요. 유투브에서도 이 노래가 엑스파일을 연상하게 한다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군요. 저와 같은 감성을 가진 분들이 많아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좋아하고 아직도 기억하는 에피소드들은 모두 노래와 관계가 있습니다. 전 셰어의 “워킹 인 멤피스”와 더 플래터즈의 “트왈라잇 타임”을 들으면 언제나 1990년대의 엑스파일 방영과 그 때의 제가 생각납니다. 일종의 노스탤지어겠군요. 그 시대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엑스파일을 보면서 즐겼던 그 감성이 지금도 설레임을 주고 있습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노스탤지어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계시면 두 노래를 한번 들어보면서 그 시절의 감성을 즐겨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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