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노바디(Mr. Nobody) - 당신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어떻게 아나요?

당신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어떻게 아나요?


오랫만에 생각을 하게 만드는 비범한 영화를 봤습니다. 제목부터가 특이하네요. "Mr. Nobody". "누구도 아닌자"란 의미도 되면서 주인공의 성이 되기도 하는 의미심장한 이름입니다. 이 영화는 딱히 하나의 쟝르에 넣기에 여러가지가 섞여 있어요. 공상과학(sci-fi) + 로맨스 + 철학 + 과학이 섞였는데 서로 따로 놀지 않고 적절히 잘 조화되어 있습니다. 사실 잘 쓴 공상과학 소설이나 잘 만든 영화는 과학 이론 및 가설을 이용해 믿어지는 상상력을 동원해서 철학까지 적절히 가미된 것일 겁니다. 과학과 철학이란 요소가 잘 균형을 이루고 이야기 구조마저 탄탄하다면 정말 괜찮은 작품 하나 나오는 거지요. "Mr. Nobody"는 10점 만점에 7 줄 수 있는 그런 작품입니다. 제가 전에 아주 좋아했던 "인셉션(Inception)"은 9 정도 줄 수 있구요.




영화의 초기 배경은 2092년 미래, 이 멋진 미래는 세포가 재생되는 기술로 모든 사람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게 되는 사회입니다. 이 불사신의 사회에 118세의 늙은 노인이 있습니다. 그가 바로 니모 노바디(Nemo Nobody)입니다. 이 노인은 세포가 재상되지 않는 인간으로 유일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될 운명입니다. 이야기 시작은 이렇게 출발해서 과거로, 미래로, 현재로 교차적으로 왔다갔다 합니다. 그런데 니모 노바디의 이름 Nemo는 라틴어로 누구도 아닌자 nobody란 뜻입니다. 결국 성과 이름 모두 누구도 아닌자입니다. 도대체 이 노인의 정체가 뭐길래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요?


118세의 니모 노바디



니모 노바디의 이야기는 그가 태어나기 전, 또는 그의 부모가 만나게 된 것, 태어나고 그 후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그 많은 가능성도 보여줍니다. 내가 선택하기 전에는 그 가능성은 그냥 가능성에 머물러 있지만 한번 선택하면 인생이 되는 거지요. 하지만 여러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어느 가능성에 살고 있는지 또 무엇을 선택했는지 자체가 어쩌면 모두 환상일 지도 모르구요.


인생무상이나 예전 장자가 말한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일장춘몽 상황이 맞을 수도 있지요. 요즘 물리학 중에서 콴텀 이론(Quantum Theory)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우주를 설명하고 있어요. 콴텀 이론을 접할 수록 고대 동양 철학과 절묘한 공동점을 발견하면서 많이 놀라게 됩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지금 내가 선택한 또는 행한 어떤 작은 일이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다른 일이나 사람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나비 효과도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많은 가능성이 있지요. 우린 매 순간 그 중 하나를 선택해 나가는 거구요.



이 부부가 주인공 니모의 부모로 낙점되었군요.



미래 니모의 아내가 될 가능성이 있는 3 아이.

진(Jeanne), 엘리스(Elise), 애나(Anna)



위 세 여자아이 중 애나(Diane Kruger 분)가 크면 이렇게 됩니다.



34살의 니모(Jared Leto 분)

반지를 보니 결혼을 했습니다. 누구랑 결혼했는지는 영화를 직접 보시길...



니모가 애나에게 신공도 보이는군요. ^^





저는 세상이나 우주를 보는 눈 중에서 이런 동양고대 철학이나 콴텀 이론을 아주 좋아해요. 이런 이론으로 여러 생각을 하다보면 두뇌운동도 되고 주위를 바라보거나 내 자신을 보는 눈이 좀 달라지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주제를 다루었기에 그런지 이 영화에 많은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어찌보면 이 영화는 선택을 하기 전에 너무 많은 가능성을 고려하고 선택의 결과에 대한 장단점을 지나치게 따진다고 볼 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Mr. Nobody"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가능성 고려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그 가능성이 실제로 존재하는 또는 이미 다 이뤄졌을 수도 있다는 점을 전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3차원적 우주에 사는 인간들에게 시간이란 과거에서 미래로 직선적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것으로 이해되지만 이 자체도 환상이거든요. 우리가 못 느낀다고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니라는 사실.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영향을 주고, 또 지금의 현재가 나의 과거에 서로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지도 모르죠. 미래와 현재 그리고 과거는 서로 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의 매순간 결정은 그 미래, 현재, 과거가 서로 작용한 결과물일 수도 있습니다.


모든 걸 제쳐두고 이 영화에서 제일 마음에 든 한마디가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어떻게 아나요?


여러분은 이 답을 진짜 알고 있을까요?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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