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노딕(Nordic)에서 온 정성담긴 수공예품들

북유럽 노딕 국가들(Nordic Countries: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중 몇개 나라에 아주 가까운 분들이 사십니다. 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이런 개인적 연고가 든든하게 있는 관계로 북유럽 및 EU 사정도 종종 듣는 편이구요. 노딕에 계신 가까운 분들 중 몇 분께서는 크리스마스 즈음에 손으로 직접 정성들여 만든 수공예품들을 선물로 가끔 보내 주십니다. 정성이 가득한 것인데 아쉽게도 제가 이런 걸 가지고 꾸미고 사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어요. 그래서 그냥 잘 보관만 하고 있습니다. 한개 딱 열심히 쓰고 있는 게 있는데 그것은 냄비받침. 나머지 냄비받침은 정성이 아까워서 쓰지는 못하겠구요.


노딕의 겨울은 춥기도 하지만 정말 깁니다. 그 컴컴한 겨울밤 동안 모닥불이나 벽난로 주위에 앉아서 남자들은 나무 조각품을, 여자들은 뜨개질이나 집안 예쁜 깔개 만드는 편직 등으로 주로 시간을 보냈나 보더군요. 그 전통이 남아 지금도 좋은 수공예 작품들이 나오고 있구요.


저희에게 선물 보내주시는 분들도 이런 걸 즐겨 만드시는데 한분은 의사시고 한분은 엔지니어세요. 지금은 은퇴하셨지만요. 전문직이시지만 손재주가 좋으셔서 수공예품 만들어 저희집에 보내주시는 거죠. 참, 두분 다 여자분이십니다. 그래서 목각인형 대신 뜨개인형이나 장식 또는 생활용 깔개를 만들어서 보내 주세요. 저와 가까운 분들 중 남자분들은 목각인형보다 사는 집이나 별장을 수리하고 가꾸시는데 더 관심이 많으시더군요. 그러다보니 집은 노딕에서 미국으로 보낼 수 없으니까...


일부 노딕 국가들의 많은 분들은 호숫가에 작은 별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별장에 딸린 사우나가 아주 유명합니다. 사우나실에서 뜨겁게 사우나하고 곧바로 맨 몸으로 호수에 풍덩~. 노딕 주민들 중에는 연세가 많은 분들도 그 추운 겨울철 호수에서 수영을 하시기도 하더군요. 저와 아주 가까운 분도 80대였을 때도 사우나 후 겨울 호수에서 수영을 하시곤 했어요. 그런데 저는 죽어도 못함! 아니다, 목숨이 진짜 걸렸다면 하긴 해야죠. 그래도 후덜덜 부르르르.


이분들은 귀여운 뜨개인형들입니다.


어른 인형들만 따로 모았어요.

엄마 인형은 앞치마를 두르고 있고

아빠 인형은 구렛나루가 덥수룩하게 덮혀있습니다.


아들 인형 모임입니다. 웃는게 다 귀엽죠?

아빠 인형과 아들 인형을 비교해 보면 차이점이 있습니다.

아빠 인형은 구렛나루가 꽉 있어요. 아들 인형은 구렛나루가 없구요. ^^


뜨개인형들에서 노딕 느낌이 확실히 많이 나죠? 이 인형들은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으로 써도 아주 좋습니다. 작년에는 제가 까먹고 장식으로 달지 않았는데 올 겨울에는 꼭 달거예요. 요즘 노딕 쪽에서도 이런 인형을 만드는 분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그런지 이런 수공예 뜨개인형이 꽤 비싸게 팔린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저희에게는 완전히 공짜 선물~! 제가 이쁨을 많이 받는 듯. (혼자 또 착각하는 중. 이럴 땐 그냥 냅두면 돼요. ^^)






손으로 직접 짜서 만들어 주신 깔개들 일부입니다.

제가 벽장에 보관만 하고 있어서 접힌 모습이 그대로 보이네요. ^^;;

잘 두었다가 나중에 아이들에게 노딕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가보(?)로 넘겨주죠 뭐. ^^


냄비받침입니다.


뜨개양말과 뜨개모자

예전 한국에서도 이런 손으로 뜬 뜨개양말이나 모자를 자주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모자만 철푸덕 앉았네요.

모자 중 남푠이 제일 좋아하는 것입니다.


시애틀 살 때는 뜨개양말과 모자를 겨울에 꽤 요긴하게 썼어요. 그런데 겨울이 온화한 피닉스에서는 거의 사용할 일이 없네요. 시애틀 겨울에는 히터를 켜도 발이 시려운 느낌이 날 때가 가끔 있거든요. 제가 추위를 잘 타는 탓이지만 그런 때 이 양말 한 켤레면 발시림 끝! 아주 따뜻하고 좋아요. 위 양말들 중에서 밑에 깔린 밤색 양말과 청색 도는 회색 양말이 제 전용입니다.


위 뜨개모자는 남푠 것으로 남푠이 모자 중에서 제일 아끼고 좋아합니다. 추울 때 자주 쓰곤 했는데 역시 피닉스에서는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피닉스로 이사와 지금껏 딱 한번 써 봤어요. 작년 겨울에 섭씨 0도로 내려갔던 강추위(^^)가 있었거든요. 피닉스의 온화한 날씨에 익숙해져서 섭씨 0가 얼마나 춥던지... 아이들이 정원에서 놀 때 저는 남푠 이 뜨개모자 빌려쓰고 머리를 따뜻하게 보호하며 두툼한 외투 걸치고 아이들 노는 걸 보고 있었답니다. 아이~ 따뜻해.


이 수공예품들을 볼 때마다 노딕에서 저희를 위해 보내주신 그분들의 정성이 느껴져 감사하죠. 한땀한땀, 한올한올 손으로 만드시면서 저희 가족이 좋아하길 바라셨을 거예요. 요즘은 연세가 많아지시니까 만드시는 게 힘드신 것 같더라구요. 은퇴도 하셨으니까 쉬시면서 편하게 지내시는 것이 좋죠. 선물로 받은 수공예품 대부분은 지금 제가 쓰지 않고 보관만 하고 있지만 쭉~ 잘 보관해서 나중에 아이들에게도 몇개씩 전해주고 싶어요. 기계로 만든 것도 잘 만들고 예쁘지만 이 수공예품에는 정성이라는 멋진 재료가 풍부하게 들어가 있으니까요.


정통 노딕 귀여운 인형들의 밝고 따뜻한 미소와 함께 모두들 멋진 하루 보내셨으면 합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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