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글보글 김치찌개 - 울집 아이들에게 인기만점!

토요일이고 해서 온가족이 한인마트로 출동을 했습니다. 한인마트에 자주 가는 편이 아닌데 간장, 고추장, 고춧가루가 거의 떨어졌어요. 이건 양념을 할 때 꼭 필요한 재료들이라서 떨어지면 한인마트에 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간 김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김치찌개를 만들어 주려고 김치도 1 갤론(3.7kg)짜리로 3통 사왔어요.



아! 갤론인줄 알았는데 이제 판매 김치 도 줄었네요. 전에는 김치 한 병이 1 갤론(1 gallon = 3.79kg)이였는데 이제는 갤론이 아니더군요. 0.9(3.4kg)으로 0.1 갤론 줄인 포장입니다. 포장 줄은 것을 소비자가 잘 느끼지 못하게 하려고 그랬는지 갤론이 아닌 7 lbs 8 oz로 파운드 단위로 표시했구요. 이렇게 여기저기서 포장은 점점 줄어들고 물가는 조금씩 조금씩 올라 가는군요.



저희는 식구가 많은 데다가 아이들이 김치를 좋아해요. 그리고 삼겹살 넣은 김치찌개... 거의 혼미해서 정신을 못 차리죠. 첫째랑 둘째는 제가 만든 김치찌개와 간장찜닭이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래요. 나중에 커서 어른이 되어 독립한 후에도 집에 오면 엄마가 김치찌개나 간장찜닭을 우선 순위로 만들어 달라고 할 정도니까요. 음식 잘하는 아빠 것도 아니고 제가 만든 것을 제일 좋아하다니... 감격이죠. 그래서 한인마트에 가면 꼭 김치를 잔뜩 사다가 김치찌개를 끓입니다. 여기서 파는 막김치는 LA에서 김치공장에서 만들어서 피닉스로 오는 것인데 만든지 며칠 안되었는데도 익은 맛이 살짝 나요. 그래서 김치찌개 끓일 때 참 좋더라구요. 그런데 이번 김치 3통은 제가 하나하나 다 맛을 봤는데 예전보다 덜 짜고 대신 더 달작지근 합니다.  그래도 김치찌개 만드는 데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였어요.


우선 삼겹살 중 반을 냄비에 넣고 볶아 줍니다. 남은 삼겹살 반은 포장을 다시 해서 다음에 한번 더 삼겹살 김치찌개를 만들기 위해 냉동실에 보관했구요. 냄비에서 볶아주던 삼겹살이 다 익으면 아이들 먹기 좋게 가위로 싹둑싹둑 대범하게 잘 잘라줬습니다. 제가 삼겹살 가위질 하는 걸 좋아해서 아주 신나게 잘라요. 얼쑤 얼쑤~ 제 안에 제가 모르는 잔인한 성향이 있나 봐요. 큭~!


이 돼지는 물 건너 온 분. 덴마크에서 오신 돼지 뱃살입니다.





저희 김치찌개는 국물이 많지 않고 김치가 많이 들어가요. 김치가 많이 들어가다 보니까 김치 한병에서 반이나 쑥 사라졌다는... 역시 저희는 통크게 먹습니다. 참, 김치찌개를 끓인 냄비는 5 quarts짜리인데 약 4.7 liter용량입니다. 이 냄비 거의 가득차게 김치찌개를 끓여야 식구들이 적당하다는 느낌으로 제대로 먹을 수 있습니다.




김치를 삼겹살과 함께 살짝 볶고 물을 자작하게 넣은 후 끓이기 시작합니다. 멸치육수는 따로 만들어 넣지는 않구요. 마른 멸치가 비싼 것도 이유지만 2011년 3월 이후 해산물과 해조류는 최대한 섭취를 줄였거든요. 해산물과 해조류를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들인데 이 다이어트 변화가 한동안 정말 힘들더라구요. 그런데 요즘은 익숙해져서 괜찮아요. 그리고 삼겹살에서 나오는 맛이 자체가 꽤 좋아서 특별한 육수를 따로 쓰지 않아도 김치찌개 맛이 좋구요. 그리고 김치에도 이미 젓갈이 들어가 있어서 해산물이 포함된 셈이죠. 저희도 젓갈까지는 도저히 못 끊겠더군요. 그래서 젓갈 들어간 김치, 멸치 액젓 또는 까나리 액젓은 먹고 있습니다.


두부도 한 모 다 넣습니다. 아이들이 두부도 아주 좋아해서 전에는 한번에 두 모씩도 넣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좀 심하다 싶어서 한번에 한 모로 줄였습니다. 김치찌개는 보글보글 끓고... 먹고 싶어서 아주 간질간질한 시간이죠. 윗층 자기들 방에서 놀던 아이들도 냄새에 취해 내려옵니다. 제가 따로 아이들을 부를 필요가 없어요.


보글보글 끓는 김치찌개



냄비 뚜껑을 여니까 김이 모락모락. 크아~!!!



김치찌개를 고대하고 있는 막둥이 네째의 모습이 살짝 보이시나요?

"막둥, 거의 다 됐어. 한 2분 정도만 더 끓이고 먹자." 



두부를 한국 김치찌개식으로 길죽하게 자르고 싶지만 저희는 냄비 가득 통크게 만들기 때문에 가끔씩 김치찌개를 섞어줘야 해요. 안 그러면 바닥이 다 타거든요. 그런데 두부를 좀 크게 잘라서 넣으면 김치찌개 섞을 때 많이 부서지더라구요. 보기 안 좋죠. 그래서 두부는 좀 작게 자릅니다. 저희 통 큰 김치찌개는 예쁘게 위에 두부 몇개 올려놓고 보글보글 끓이고 사진찍고 할 그런 상황이 아니라서요. 통 크게 먹는 집은 이런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세요. ^^


김치찌개 하나면 다른 반찬은 필요 없지요. 남푠, 첫째, 둘째, 그리고 저는 각각 밥 2 공기와 김치찌개 2 그릇씩 비웠습니다. 세째랑 막둥이 네째는 밥 1 공기 & 김치찌개 1 그릇으로 끝냈구요. 오랫만에 김치찌개를 거하게 먹으니까 배가 참 든든해요. 그럼, 이 김치찌개는 얼마나 남았을까~요?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 비워 버렸습니다. 대단한 먹성.




삼겹살이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라서 그런지 블랙커피 한 잔이 땡기네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앉아 있으니까 복잡한 생각도 들지 않고 그냥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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