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명작만화 "플란다스의 개"가 주는 어린시절 추억(+ 아픔)

플란다스의 개

1970-1980년대 이후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성인이라면 이 만화의 추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꽤 어릴 때 이 만화를 봤는데 주제가도 주인공들 이름 네로, 아로아, 그리고 파트라슈까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아주 강렬한 작품이였던 것은 확실해요. 신기한 것은 이 작품을 흑백으로 시청했을텐데 기억은 총천연색 칼라로 한다는 것이죠. 이건 또 뭔 조화속인지 모르겠어요. ?!?!?!

 

아직도 가끔씩 "플란다스의 개" 주제가를 흥얼거리는데 이웃 블로그지기 한분께서 전 에피소드 포스팅을 시작하셨더군요. 덕분에 어린 시절 추억도 되찾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

 

 

"플란다스의 개"는 벨기에 플란더스, 즉 플랑드르 지역 (Flemish Region)이 배경이지만 영국작가 Marie Louise de la Ramée가 필명 Ouida로 집필해 1872년에 출판된 영어소설입니다. 원작명은 "A Dog of Flanders"였는데 어찌해서 일본에 알려져 만화 시리즈로 만들어지고 일본 및 한국에서까지 굉장한 인기를 얻었지만, 정작 작가의 나라 영국이나 미국 포함 영어권 국가들 그리고 작품 배경인 벨기에 및 다른 유럽국가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였습니다.

 

"플란다스의 개"는 플랑드르 지역 및 유럽 주요 무역항인 안트베르펜 (Antwerpen) 근교 호보켄 (Hoboken)이 배경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작가: Marie Louise de la Ramée, 필명: Ouida

 

일본 관광객들의 관심에 힘입에 관광객 유치를 위해 호보켄에 세워진 네로와 파트라슈 동상.

우리가 기억하는 네로 & 파트라슈 모습과 너무 달라요.

파트라슈도 너무 말랐고, 네로도 더 안되어 보이는 것이... 슬퍼~

 

주요 인물의 원작명은 이렇습니다.

네로 - Nello, 아로아 - Aloise, 파트라슈 - Patrasche

 

 

일본에 "A Dog of Flanders"가 소개되면서 원작 인물명이 한번 일본식으로 걸러졌고, 또 한국에서는 일본에서 만든 만화를 수입해 번역했기 때문에 만화 속 인물명과 영어소설 원작 인물명이 발음상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영어권에서는 Nello는 넬로, Aloise는 앨루이즈 (또는 알루이즈) 비슷하게 읽습니다. Patrasche는 파트라슈로 읽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이구요. Flanders는 플란다스보다는 플랜더즈에 더 가깝습니다. 하지만 저는 "플란다스의 개"를 한국어판 장편만화로 처음 접했기에 넬로보다는 네로, 앨루이즈보다는 아로아가 더 좋아요.

 

이 작품에서 아로아 아버지가 아주 나뻤어요. 거기에 결말까지 너무 슬펐구요. 아주 어린아이였던 저에게도 그 결말이 얼마나 마음 아팠는지 만화 시리즈 중간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아도 마지막 장면만큼은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만큼 제겐 충격적이였다는 거지요.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아프고 거기에 주제가까지 함께 들으면 눈물까지 나요. 제가 감수성이 예민한지 모르지만 제발 어린아이들, 특히 미취학 아동도 보는 만화는 이렇게 비극적으로 끝내지 말아주세요. 그 심적 내상이 머리 한구석 어딘가에 남아 어른이 되고 아이들을 낳아 부모가 되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흑흑.

 

마지막회에서 네로와 파트라슈가 성당에서 함께 봤던 그림은 루벤스 (Rubens)가 1610~1611년 제작한 "십자가를 세움 (The Rising of the Cross 또는 The Elevation of the Cross)"이였습니다. 지금도 일본인 관광객들은 네로와 파트라슈 생각에 이 그림앞에 서서 눈물을 흘리곤 한다더군요.

 

아마도 저 여자분 서있는 자리에서 네로와 파트라슈가 그림을 봤겠죠...

 

그런데 유튜브에서 "플란다스의 개" 주제가를 찾다보니까 한국에서도 1980년대와 1990년대 몇차례에 걸쳐 다시 방송을 했었나 보군요. 그런데 같은 노래 주제가의 가사를 좀 바꿨네요. 원 가사도 참 좋았는데 왜 바꿨는지 모르겠어요.

 

혹시 어느 가사를 기억하나로 세대를 구분하기 위함이였을까요? 아~ 안돼! 제발 나이로 사람들을 나누지 마세요!!! 세대를 초월해 같은 가사를 기억하고 부르는 것도 좋았을텐데...

 

제가 기억하는 가사는 이 버전입니다. 그런데 저는 "플란다스와 함께 걸었네~"가 아니라 "파트라슈와 함께 걸었네~"로 기억해요. 왜지???

 

* 처음 이 포스팅 썼을 때 올렸던 비디오에서는 "플란다스와 함께 걸었네~"였는데 그 비디오가 사라졌어요. 다시 찾은 아래 비디오에서는 제가 기억하는 것 그대로 "파트라슈와 함께 걸었네~"로 가사가 되어 있습니다. 넘 기쁘네요.

 

 

EBS에서 방영한 "플란다스의 개" 주제가입니다. 같은 곡인데 가사가 많이 바뀌었어요.

 

 

착하고 듬직한 강아지 파트라슈하니까 예전 한국에 살 때 들었던 어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DJ가 들려준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네로의 강아지 이름이

왜 파트라슈인지 아시나요?

 

생각나는 대로 더듬더듬 대충의 이야기를 기억해 보면,

 

어느날 네로가 빵을 하나 얻었어요.

마음착한 네로가 이 빵을 혼자 먹을리 없죠.

빵을 잘라 강아지에게 건네주었는데
강아지가 네로에게 물어보길,

.

.

.

.

.

.

.

.

"팥 들었슈?"

그래서 파트라슈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답니다. ^^

 

위 이야기는 당연히 농담이구, 소설에서는 네로의 엄마 중간이름 (middle name)이 파트라슈라서 거기에서 따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날도 추운데 혹시 이 썰렁한 농담으로 상당한 추위를 느끼시는 분이 계시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심하게 추우시면 외투하나 더 두툼하게 걸치시고 따뜻한 커피나 차 한잔 마시면서 이 추운 농담 싹~ 잊어버리세요.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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