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팔로 윙, 하지만 버팔로에는 날개가 없다! ^^
- 먼나라 이야기
- 2014. 7. 20. 06:48
닭의 날개 부분을 따로 모아서 튀겨 새콤한 매운 핫소스 양념으로 버무린 것을 버팔로 윙(Buffalo wings)이라고 하죠. 이 버팔로 윙은 미국에서 개발된 음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 중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버팔로 윙에 들어가는 기본양념은 핫소스인 Frank's RedHot에 버터를 섞어 만드는데 이 매운 양념이 정말 중독성이 강합니다. Frank's RedHot 소스는 카이엔 고추(Cayenne pepper)를 기본으로 만든 핫소스예요.
그런데 음식 이름이 버팔로 윙이라고 해서 미대륙의 들소 버팔로의 날개로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는 마시고요. 아시다시피 버팔로는 들소라서 날개가 없습니다.
충격 진실
버팔로에는 날개가 없다!
사진으로 증명해 드릴게요. 버팔로는 날개가 없습니다. ^^
이 조각상처럼 버팔로에 날개가 있다면
날개 하나로도 여러 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텐데...
닭날개 요리인데 버팔로 윙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이 음식이 나온 지역명에서 기인합니다. 미국 뉴욕 주에 버팔로라는 도시가 있어요. 캐나다와 국경을 인접한 도시이죠. 이 도시의 한 술집에서 닭날개를 이용한 요리를 시작해서 버팔로 윙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 겁니다.
위 쭉 그어져 있는 검은색 줄이 미국-캐나다 국경선입니다. 캐나다 국경에 접한 버팔로는 뉴욕 주의 한 도시인데 뉴욕 주 가장 유명한 도시는 뭐니뭐니 해도 대서양 해안의 뉴욕이죠. 그리고 한 친절하는 제가 위에 보스톤도 동그라미를 쳐두었어요. 한국에서 하버드 대학과 MIT 때문에 보스톤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신 듯 해서 참고하시라구요. 보스톤은 매사츄세츠 주 도시인데, 하버드와 MIT 모두 보스턴 근교도시 캠브리지(Cambridge)에 서로 지척에 자리잡고 있어요.
누가 언제 버팔로 윙을 만들기 시작했는지는 여러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버팔로의 앵커 바(Anchor Bar)라는 술집에서 처음 만들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앵커 바의 여주인에게 대학생 아들이 있었는데 어느 날 대학생 아들이 친구들이랑 밤늦게 들이닥쳤다네요. 아들과 아들 친구들이 배는 고프다고 하는데 밤이 늦어 마땅히 줄 것은 없고 해서 부랴부랴 찾다 보니까 나온 것이 쓸모없는 닭날개.
예전에는 닭날개는 잘 먹지 않고 그냥 버리거나 닭 육수용으로 사용했거든요. 엄마는 이 쓸모없이 취급되던 닭날개를 가지고 튀긴 후 매운 핫소스에 버무려서 아들과 그 친구들에게 해줬지요. 그랬더니 대박 반응!
이후 앵커 바에서 이 닭날개 요리를 손님들에게 제공하게 되었고 또 여기저기서 이를 본떠 닭날개 요리를 만들게 되었다는 전설이..... 아무튼 버팔로 윙의 인기 덕분에 그냥 버리던 닭날개가 이젠 수요가 아주아주 큰 귀하고 비싼 몸이 되셨어요. 지금은 닭날개를 즐겨 먹어서 가격이 많이 비싸졌답니다.
원래 버팔로 윙은 따뜻한 상태로 셀러리나 당근, 그리고 블루 치즈 드레싱 또는 랜치 드레싱을 곁들여 함께 내놓습니다. 드레싱에 매운 닭날개도 찍어 먹고 셀러리도 찍어 먹고 당근도 찍어 먹고 그러는 거죠. 이리 먹으면 맛있어요. 단, 칼로리의 압박은.... 우선 먹고 차차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구요. ^^
요즘은 버팔로 윙을 점점 더 맵게 만들기도 하더군요. 매운맛에 중점을 두니까 이제는 핫윙(hot wings)이라고도 많이 부르고요. 미칠 듯 매운 핫윙으로 광고를 하는 식당들도 종종 보여요. 아이, 매워라~! 혹시 매운 것에 정말 자신 있다면 미국 여행 중에 매운 핫윙 전문점에서 뜨거운 맛을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그리고 버팔로 윙에 매운 소스 대신 달달한 허니 바베큐 소스를 입히기도 합니다. 이때는 사용한 소스 이름을 따서 허니 바베큐 윙(honey barbecue wings)이라고 부르고요. 제 입맛에는 허니 바베큐 윙은 너무 달짝지근해서 맛이 별로예요. 이왕이면 매운 핫윙으로 드시어요.
허니 바베큐 윙
제가 미국 살면서 제일 맛있게 먹었던 핫윙은 플로리다에서 시애틀로 미대륙을 종횡단하며 지나치다 먹은 것이였어요. 텍사스 국경도시 엘파소(El Paso)를 저녁 나절에 지나쳤는데 러브즈(Love's)라는 주유소 체인에 잠깐 쉬었죠. 이 주유소 체인 이름이 좀 재밌는데 러브즈 주유소 체인은 제가 살았던 플로리다 중북부에는 없어서 더 신기하더군요. 이 주유소 체인은 장거리 트럭 운전자들을 위한 주유시설 및 식당 시설도 잘 되어 있습니다.
낯선 곳이라 아무 데나 찍어서 들어갔기에 엘 파소 어느 러브즈 주유소였는지는 모르지만 규모가 꽤 큰 곳이었어요. 거기 러브즈 식당에서 먹은 그 핫윙.... 정말 맛있었습니다. 10년도 훨씬 넘었는데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요. 지금 사는 애리조나에서 텍사스 엘 파소가 아주 먼 건 아니니까 언젠가 엘 파소 러브즈에 들려 꼭 한번 핫윙을 먹어 보고 싶어요. 다행히 러브즈 식당은 체인형태라고 하더라고요. 어느 러브즈 식당에 들어가든 비슷한 맛이길 바라면서...
그러고 보니까 제가 엘 파소를 지나면서 미국-멕시코 국경 바로 옆으로도 지나갔네요. 그때 강 건너 멕시코의 국경도시 후아레스(Juarez)의 불빛도 봤답니다. 그러니까 멕시코 불빛을 본 거죠. 후아레스에서는 울집 차가 I-10을 타고 지나가는 그 많은 차 중의 하나여서 눈에 뜨이지도 않았겠지만 후아레스에 손도 흔들어 줬어요. (그런데 이게 자랑거리이긴 한가?)
워싱턴 주에서도 살았는데 워싱턴 주는 미국 북부 주라서 캐나다와 국경을 접했어요. 그래서 워싱턴 시애틀 살 때는 그냥 심심해서 북으로 북으로 3시간쯤 올라가 미국-캐나다 국경 근처까지 갔다가 식당 들려서 식사하고 그냥 3시간 다시 내려오는 하루 여행을 하기도 했지요. 왜 했냐? 그냥 외국이 그리워서... 하하하~ 썰렁.
엘 파소 러브즈 핫 윙에 반한 다음부터는 집에서도 자주 핫윙을 해 먹습니다. 손이 커서 큰 팩으로 닭날개를 통 크게 사 와서 열심히 만들어 질릴 때까지 먹죠. 요즘 핫윙은 튀기는 것 대신 주로 오븐을 이용해 요리하기에 만들기도 편하고요. 남편만의 특제 매운 소스를 준비해 굽고 소스 바르고 또 굽고 또 소스 바르고 해서 먹어요. 남편의 특제소스가 정말 맵고 맛있어요!!! 얼마나 맛있으면 온 식구가 핫윙 먹을 때는 서로 말도 안 해요. 먹는 것 앞에서는 인간의 본성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살벌한 가족~!
남편님 핫윙도 이 사진처럼 때깔이 아주 곱습니다.
역시 핫윙에는 맥주. 사진만 봐도 시원한 맥주가 마구 끌립니다. ^^
그런데 핫윙의 문제는 기름기가 정말 많다는 거예요. 질리게 먹고 나면 기름이 뱃속에 너무 차서 한동안 기름기 있는 음식은 못 먹습니다. 그리고 핫윙을 너무 많이 한꺼번에 먹으면 매운 소스와 기름이 과부하 되어서 화장실을 들락날락할 수도 있고요. (이건 경험자의 경험담일까요? 이 답의 주어는 없습니다.) 알아서 적당히 먹는 것이 최고인 것 같아요. ^^
울집이 한번 맘먹고 핫윙을 먹으면 닭뼈가 산처럼 쌓여요. 위 사진은 아무것도 아니고요. 먹으면서 무심코 엄청나게 쌓인 닭뼈의 산을 보면 식인종이 된 기분.
흠찔... "난 내가 무서워~"
근래에는 다 귀찮아서 그냥 오븐에서 데우기만 하면 되는 냉동 핫윙을 사다가 먹곤 합니다. 하지만 피닉스 불볕더위가 물러가 날이 선선해지는 늦가을이 오면 팔 걷어붙이고 남편님 특제 매운 소스를 이용한 핫윙을 한번 만들어 봐야겠어요. 그럼 언젠가 블로그에 포스팅하게 될 수도 있겠네요.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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