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7. 진주만 공격 73주년

오늘은 12월 7일. 일본이 하와이의 오하우 섬 진주만 공격(Attack on Pearl Harbor) 73주년 되는 날이네요. 73년 전 1941년 12월 7일도 일요일이였는데 오늘도 마침 일요일이구요. 일본의 진주만 공격은 너무나 유명한 역사적 사건이니까 다 아실거예요. 이 기습공격으로 진주만의 시설과 정박해 있던 많은 미전함들이 파괴되었습니다. 이외에도 188 전투기 파괴, 미국인 2,403명 사망, 1,178명 부상을 입은 피해가 엄청컸던 사건입니다.


일본 기습공격 전 진주만 (1941.10.30)


일본의 공격을 받고 있는 진주만


일본의 진주만 공격을 하기 전까지 미국여론은 유럽이든 아시아든 전쟁에 참여하는 것에 호의적이진 않았습니다. 굳이 할 필요가 있는 전쟁이라 여겨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진주만 기습공격, 특히나 일본이 선전포고를 하지 않은 공격이였기에 미국여론은 전쟁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게 되고 미국의회의 일본에 대한 선전포고 후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하게 됩니다. 미국이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자, 일본의 동맹국이였던 독일이 미국에 선전포고, 그리고 미국이 독일에도 선전포고. 이렇게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미국은 이제 아시아/태평양에서는 일본과, 유럽에서는 독일과 전쟁을 하는 2차 세계대전에 본격적으로 참전하게 됩니다.


미국, 영국등 연합군과 일본군의 태평양 전쟁은 치열해지고, 일본의 진주만 공격 이후 딱 3년 7개월후인 1945년 8월 6일과 9일에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두차례에 걸쳐 세계 역사상 최초의 원자폭탄 투하라는 대단한 사건이 발생했지요. 두번째 원자폭탄이 나가사키에서 투하된지 6일만에 일본은 무조건적 항복을 했구요. 그것이 바로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무조건적 항복후 한국도 독립을 하게 되고 이후 한국은 또 다른 역동적인(?) 역사의 새로운 장으로 접어들게 되구요. 그래서 일본의 진주만 기습공격은 한국역사와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건이 되겠습니다.


원자폭탄 투하

히로시마 (1945.8.6) & 나가사키 (1945.8.9)


일본인들도 충격과 공포에 휩쓸린 날이였겠지만,

당시 한국내 친일파들도 입이 바싹 마르고 충격적이던 날이였을 거예요.

하지만 친일파들은 강대국 정세와 자기들의 영향력을 최대한 이용해

다시 한국을 지배하는 지배층이 되고야 말더군요. 헐~!


진주만 공격으로 봤을때 우선 일본은 미국을 잘못 판단했어요. 일본 지도부는 이전에 전쟁을 치룬바 있는 러시아와 미국이 비슷한 부류라고 판단했던 거죠. 러일전쟁때 경험했듯이 한번 크게 기습공격을 해 충격을 주고 피해를 엄청나게 입히면 겁을 먹고 협상을 하자로 끝낼 거라고 판단했거든요. 그런데 역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당시 미국은 일본과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경제적인 압박을 하면서 일본을 계속 궁지로 몰아넣었죠. 일본은 그 궁지에 몰리면서도 이게 어떤 의도에 의한 상황인지 제대로 판단하기 보다 자기들 선전선동(propaganda)에 너무 빠진 거예요. "위대한 일본제국은 유럽 러시아와 전쟁에서도 승리했고 아시아도 제패했다. 일본은 정신력으로 뭐든지 해낼 수 있다. 백인에 대적할 동양인들은 위대한 일본인들뿐이다." 뭐 이런 선전선동말이죠. 물론 정신력으로 많은 것을 해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정신력만 가지고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순 없습니다.


전에도 제가 언급한바 있지만 선전선동은 그래서 무서워요. 선전선동은 대중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바꾸게 하는데 아주 효율적입니다. 그런데 이 선전선동이 세뇌작업이기 때문에 이를 진행하는 사람들(정치 윗선들)까지도 영향을 주게 되어 있어요. 처음 선전선동이 시작될 때는 이를 이끄는 사람들은 선전선동 내용과 실제가 서로 괴리감이 있다는 걸 잘 인식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대중을 세뇌하지만 선전선동이 진행되어 갈수록 자기들도 그 선전선동에 세뇌되게 되는 거죠. 그러다 보면 현실이나 상황을 전혀 객관적으로 볼 수 없게 되는 문제점이 발생하게 됩니다.


진주만을 공격하기 위해 일본 항공모함 아가기에서 이륙하는

일본 미쓰비시 A6M Zero (Mitsubishi A6M Zero)

이 전투기를 연합군은 Zero로 불렀고 일본군은 제로센으로 불렀음.

제로센은 진주만 공격 및 태평양 전쟁동안 일본 주력 전투기 중 하나였습니다.


일본 항공모함 쇼카쿠에서 2번째 공격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제로센


미야자키 하야오가 "바람이 분다"에서 실존인물인 호리코시 지로의

비행기에 대한 사랑, 그리고 아름다운 비행기를 만들고자 한

순수열정을 낭만적으로 묘사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호리코시 지로가 설계한 그 아름다운 비행기가 바로 전투기 제로센.... ㅠㅠ


그리고 당시 미국은 러시아와 달리 산업이 발달해서 생산력이 대단한 나라였습니다. (현재 미국은 생산시설들이 대부분 외국, 특히 중국으로 이전해서 생산력은 더이상 예전의 미국이 아닙니다.) 거기에 원자재도 풍부하구요. 전쟁이 터지면 물자전쟁도 함께 치뤄야 하는데 일본은 아무리 아시아 여기저기에 식민지가 있다해도 미국의 원자재 공급 및 생산력과 경쟁할 수 없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손자가 그렇게 말했거늘, 손자병법을 읽고 공부했을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기 전 그점에서 낙제점이였다는...


진주만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전함은 USS 애리조나(USS Arizona)입니다. 제가 사는 주 이름을 딴 전함인데 폭격을 맞고 가라앉아서 탑승한 대부분이 사망했습니다. 이 외에도 USS 캘리포니아(USS California), USS 오클라호마(USS Oklahoma) 등 여러 함선들이 침몰하고 파괴되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봤는데 침몰한 배 안쪽에서 며칠동안 두드리며 생존을 확인한 경우도 있었는데 구할 수가 없었다더군요. 진주만 자체가 엄청난 피해를 입은 상태에서 두꺼운 전함의 벽을 뚫어 구멍을 내고 인명을 구해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일부 다른 전함들은 함장이 민첩한 판단으로 얕은 곳으로 배를 올려 침몰을 방지했습니다. 어떤 경우는 배 안 일부 지역을 침수하게 해서 균형을 잡아 침몰을 방지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배 일부를 침수하게 하는 결정은 사실 아주 어려운 결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해당 지역에 있는 선원들은 익사해서 죽게 되거든요. 그런데 배가 침몰하면 모든 선원들이 죽게 되구요.



일본의 폭격을 받고 있는 USS 애리조나


폭격당한 후 침몰하는 USS 캘리포니아


공격을 피해 항구에서 빠져 나가려는 USS 네바다 (USS Nevada)



진주만 공격이 있은 후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냉전종식, 걸프전, 9.11 이후 미국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침공. 그리고 현재는 시리아, 리비아, 우크라이나 등등에서 대형전쟁이 (자칫하면 3차 세계대전) 터질 살얼음판 상태입니다. 2014년은 이렇게 저물어 가는데 다가오는 2015년은 어떤 모습의 세상이 될 지 약간 걱정이 되긴 합니다. 제발 큰 전쟁도 발생하지 않고 경기도 좋아졌으면 하는데, 현 상황을 보자니 진짜 문제해결의 열쇠를 가진 사람들은 전혀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현재의 진주만


USS 애리조나 기념관 (USS Arizona Memorial)


저 물 밑에 잠겨 있는 것이 바로 진주만 공격으로 침몰한 USS 애리조나 잔해입니다. 이 전함에 승선했던 대부분은 일본 진주만 공격으로 사망했습니다. 자료를 찾아 보니까 공격받은 후 폭발로 승선했던 1,512명 중 1,177명이 즉사했고 약 330명정도가 생존했다고 되어 있군요. 폭발 이후 전함이 이틀 반동안 불길에 휩싸여 있어서 나중에도 희생자들 시신조차 수습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구요. 그래서 저기 가라앉아 있는 전함 자체가 희생자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묘지의 성격입니다.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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