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Touch) - 특수한 능력을 가진 것이 축복만은 아닌 듯

터치(Touch)는 요즘 제가 재밌게 보고 있는 Fox TV의 드라마입니다. 2012년부터 시작해서 지금 시즌 2를 방영하고 있는데 저는 시즌 1을 보지 않았습니다. 숫자로 미래를 예측한다는 자체가 이미 다른 시리즈에서 다룬 바 있기 때문에 좀 식상할 것 같아서요. 그런데 요즘 볼 게 하도 없길래 그냥 채널을 놔두었는데 은근 흡입력이 강합니다.

 

터치 시즌 1 홍보 포스터

 

터치를 보면서 느낀 건 몇 년 전 NBC에서 방영한 히어로즈(Heroes)와 비슷하다는 것이였습니다. 하지만 터치는 선혈이 낭자하던 히어로즈 보다 내용이 더 부드럽게 잘 정리되어 있으며 덜 폭력적입니다. 히어로즈의 완화된 형태 같아서 남편에게, “꼭 히어로즈 느낌이다”하면서 시즌 2의 첫회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두번째 회를 보면서 처음에 올라오는 이름 하나를 보고 왜 두 드라마의 느낌이 비슷한지 알겠더군요. 두 드라마의 제작자가 같은 사람으로 팀 크링(Tim Kring)입니다. 팀 크링이 한 2년 정도의 공백동안 히어로즈의 내용을 수정하고 다듬어서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온 셈입니다.

 

팀 크링 (사진출처: watchwithkristin)

 

히어로즈는 시즌 1만 좋고 나머지는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서 죽도 밥도 아닌 상태가 되어 조용히 사라져 버렸지요. 저는 시즌 1은 꼭 챙겨보고 시즌 2까지는 어디까지 망가지나 오기로 보다가 나중에는 포기해서 히어로즈 끝이 어떻게 끝났는지 모릅니다.

 

터치에서도 히어로즈 처럼 특별한 능력의 사람들, 이들을 죽이려는 사람, 이들을 이용하려는 사람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의 부모들이 자식을 지키려는 노력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갈등이 주요 주제입니다. 주요 인물로는 세상의 모든 일을 숫자로 이해하고 과거, 현재, 미래의 연관성을 다 볼 수 있는 11살짜리 소년 제이크(Jake, David Mazouz )와 그의 아버지 마틴(Martin, Kiefer Sutherland ) 입니다. 제이크는 세상 모든 일의 인과관계의 개연성을 다 볼 수 있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제이크는 그것을 숫자로 표현하구요. 제이크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 아밀리아(Amelia, Saxon Shabino )라는 소녀도 있는데 3년 전에 납치되었습니다. 납치범이 아밀리아가 죽은 것처럼 가장해서 공식적으로는 죽은 걸로 되어 있는데 아밀리아 엄마 루시(Lucy, Maria Bello )는 딸의 생존을 믿고 제이크 아빠 와 함께 추적하고 있구요.

 

 

사진출처: Fox TV

 

여기서 미래 예측과 사건들의 인과관계를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 에스터코어(AsterCorp)는 정말 사악합니다. 에스터코어는 이 프로그램을 개발을 위해서 특별한 능력자들을 납치하고 있습니다. 미래 예측 프로그램 중에서 하나는 미래 테러리스트를 예측하는 것도 있는데 예측한다는 자체가 아직 저지르지도 않은 미래 범죄에 대해 현재 시점에 처벌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에 무서운 프로그램이 될 수 있습니다. ㅠㅠ 그리고 그 프로그램의 정확도에 대해서 에스터코어 내에서도 일부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상태구요.

 

히어로즈의 경우 다른 초능력자를 살인하는 자가 죽이는 것을 즐기고 더 많은 능력을 갖기 위해서라면, 터치에서는 카톨릭 신부출신으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자들의 신의 질서를 파괴한다고 여기고 신의 질서를 다시 정리하기 위한 노력으로 특별한 능력자들을 죽이고 돌아다닙니다. 이 신부는 정말 살의도 없고 아주 종교적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지독한 종교적 신념이 살인을 하고 다니게 하는 거죠.

 

제이크 아버지로 나오는 키퍼 서덜랜드 연기가 예전 인기 드라마 24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긴 하지만 볼 만한 드라마입니다. 히어로즈 시즌 1을 재밌게 보신 분들 중에서 더 짜임새 있는 구조를 찾는다면 터치가 꽤 괜찮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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