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만든 맛있는 사과파이. 짜잔~ ^^

이 글은 세월호 침몰사고 전에 작성했던 건데 사고소식 접한 후 올릴만한 것이 아니라서 그냥 놔두고 있었어요. 그런데 올릴 글도 없고 쓰고 싶은 마음도 없고 하니까 그냥 이거라도 올려야겠네요. 이 파이 만드는 사진을 보니까 작은 것이라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겠어요. 너무 미래만을 위해 살지 마세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워하는 일들을 하는 현재가 더 중요해요. 그리고 이 현재가 잘 모이고 모이면 그게 바로 미래가 되는 거구요.



첫째(만 11세)와 둘째(만 8세)가 무슨 삘이 딱 꽂혔는지 사과파이를 만들고 싶다고 며칠 동안 노래를 불렀어요. 그래서 어쩌겠어요. 만들어야지.... 지난주 토요일에 사과파이에 필요한 재료 몇가지 더 사가지고 들어왔죠. 그리고 지난 일요일날 사과파이를 뚝딱뚝딱(?)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파이같이 오븐을 이용하는 요리는 남푠님이 더 잘 만들어요. 어릴 때부터 재미로 자주 만들어 봤거든요. 그래서 잘하는 사람인 남푠님에게 아이들이 파이 만드는 걸 가르치고 감독하라고 부탁했죠. 저는 정말 부탁했습니다. ^^


첫째와 둘째가 만드는 법을 인터넷에서 하나 꼭 집어서 그 방법대로 따라 만들기 시작합니다. 밀가루와 들어갈 재료들 계량하고 열심히 반죽을 해서 3덩어리로 나눴습니다. 덩어리를 각각 밀대로 밀어 쭉 필건데 2 덩어리는 사과파이에 쓸 것이고, 나머지 한 덩어리는 남푠님이 따로 키쉬(quiche)를 만들때 쓸 거예요. 첫째덕에 남푠님도 키쉬 만들어 먹겠네요. ^^


반죽을 잘 했습니다. 기특한지고...



들어갈 사과들도 준비해서 넣습니다. 보통 청사과인 그래니 스미스(granny smith)를 사과파이에 많이 넣는데 그래니 스미스 한 종류만 넣지 않고 여러 다른 종류를 섞어서 만들면 더 맛있어요. 저희는 그래니 스미스와 냉장고에서 좀 오래 쉬고 있던 갈라(gala) 사과도 있길래 같이 넣었습니다. 보통 9 인치 파이팬에는 사과 8개 정도 넣으면 적당 하더군요. 레몬즙도 짜서 넣으면 좋아서 하나 샀는데 레몬 저거 하나 가격이 $0.69(약 700원)이예요. 재료 중에서 비율상 제일 비싼 듯.




첫째가 사과를 잘라 영차영차 다른 재료들과 잘 섞고 있습니다~라고 생각했는데 남푠님 손이군요. 아이들에게 한창 시범을 보여주는 중이시군요. 그런데 남푠님 손만봐도 떨리는 이 마음~ ♡♡♡ 첫째도 해본다고 섞었는데 이러다가 소금은 따로 넣을 필요 없을지도...




따로 밀어 놓은 반죽으로 첫째가 파이 뚜껑을 덥고 있어요. 둘째는 옆에서 열심히 바라보고 있구요. 보는 것도 배우는 것이니 아주 좋습니다. ^^ 뚜껑 잘 덮은 후 칼집 넣고 달걀물 묻히고 설탕도 살짝 뿌려준 후 오븐에서 굽기 시작했죠.




다 구운 다음에 나온 자태. 짜잔~ 남푠님 감독, 첫째가 만들고, 둘째가 보조한 작품입니다.




파이는 식은 후 먹어야 안이 적당히 굳어져서 보기도 먹기도 좋습니다. 그래서 식히려고 놔뒀어요.




그런데 문제는 이제서부터 발생. 세째(만 6세)와 네째(만 4세)가 파이 냄새를 맡고는 이성을 잃었습니다. 매 5분마다 언제 먹느냐고 계속 물어 봐요. 우이구~ ㅠㅠ 30분 정도 조그만 녀석들에게 시달리다가 그냥 잘라서 먹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사진을 올리고 싶어도 파이 안이 적당히 굳지 않아서 접시에 잘 담긴 게 없네요. 그래도 맛은 아주 좋았습니다. 금방 다 먹었어요.


파이가 완전히 식지 않아서 파이 안이 잼처럼 보이네요. ㅠㅠ



이번에 만들어 봤으니까 다음엔 첫째와 둘째 둘이서만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음식하는 것 좋아하는 아이들의 엄마이니, 제가 완전히 팔자가 폈습니다.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