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븐 바베큐 돼지갈비 (Oven-Barbecued Spareribs) - 미국 노동절에 먹은 음식(2014)

미국에서 가을이 성큼 다가옴을 느끼게 하는 공휴일은 바로 노동절(Labor Day)입니다. 9월 첫째 월요일이 미국 노동절인데 여타 공휴일과 마찬가지로 토/일/월 해서 3일 연속 쉬게 되죠. 이렇게 쉬게 되면 여행도 많이들 가지만, 대부분은 집 마당이나 근처 공원에서 햄버거, 핫도그, 스테이크, 돼지갈비 등을 바베큐하거나 집 오븐에 구워서 먹고 즐기며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미국에서 공휴일은 이렇게 놀고 먹고 즐기는 개념이예요.

 

오늘이 노동절이니 저희도 뭔가 묵직한 고기류를 먹기로 했습니다. 미국 식단 상 고기류를 매일 먹으면서도 막상 공휴일이 되면 또 뭔가 다른 고기류가 먹고 싶어져요. 인간의 입맛이란... 그런데 야외 바베큐를 하기에 피닉스는 아직도 너무 이글이글입니다. 바베큐 하다가 남푠을 잡을 수도 있기에 바베큐는 피하고 대신 오븐에 굽는 돼지갈비를 먹기로 했습니다. 아직 더운 피닉스지만 그래도 기온이 진짜 쪼끔 내려가서 오븐은 그냥저냥 쓸 만 합니다. 대신 에어컨은 열심히 돌려야 해요. ^^

 

마트에 갔더니 노동절 바베큐를 위한 고기 재료들이 한창 세일이더군요. 돼지갈비 스페어립(spareribs)의 가격이 유달리 좋길래 그걸로 사왔습니다. 가격이 454g당 $1.99(약 2,200원)이였어요. 가격이 좋으니까 다들 가져가고 딱 3 포장 남았더라구요. 더 사고 싶어도 없어요. 그래서 급한 마음에 우선 순위로 돼지갈비를 카트에 넣었습니다. 3 포장 해서 총 무게가 8kg이 약간 못 미치는데 가격은 총 $33.00 정도. 약 36,000원인 셈이죠. 요즘은 미국에서도 스페어립의 가격이 이 정도 되는 것은 정말 환상이예요.

 

옆 동네 주 캘리포니아에서 온 돼지갈비 스페어립입니다.



사진출처: Google Images


미국에서는 돼지갈비 부분을 보통 3~4 부분으로 구분합니다.

베이비 백 립(Baby Back Ribs), 세인트 루이스 컷 립(St. Louis Cut Ribs), 갈비 끝부분(Rib Tips),

그리고 세인트 루이스 컷 립 + 갈비 끝부분을 한데 묶어 자른 것은 스페어립(Spareribs).



3 포장을 사왔지만 오늘은 2 포장만 요리하고 나머지 하나는 나중에 해먹기로 했습니다.


포장 중 작은 순으로 2 포장만 남으시고 제일 덩치가 큰 분은 냉장고에서 며칠 더 기다리세요. 제일 덩치 큰 갈비씨, 나중에 봬요~!

 

 

바베큐를 하든 오븐에 굽든 갈비 종류는 통째로 요리하는 게 더 이쁩니다. 원래 사람 심리가 통 큰 게 좋거든요. 식당에서도 갈비를 통으로 요리하는 게 보기에 좋으니까 그렇게 하구요. 그런데 이렇게 하면 요리시간이 좀 길어져서 남푠과 저도 그리고 당연히 아이들도 기다림의 고문을 당하게 되지요. 그래서 저희는 갈비결별로 고기와 함께 잘라 요리합니다. 그럼 조리시간도 줄일 수 있고 고기도 더 잘 익어요. 갈비를 자르는 것은 숙련된 솜씨의 남푠님께서 담당해 주셨습니다.

 

이게 한 포장에서 나온 것

 

 

두번째 포장의 갈비를 자르기 전에 앞뒤 사진 찍어 봤습니다. 돼지갈비 스페어립의 자태.

 

 

갈비를 자르며 젤 잘 생긴 갈빗대 6개를 모아 봤어요. Miss Sparerib 선발대회~!

누가 제일 매력적인가요? 댓글로 남겨 주세요. ^^*

 

 

2개 포장을 다 자르고 나니까 팬이 꽉 찹니다.

이제 돼지갈비들은 오븐으로 들어가 1차 구이가 시작될 겁니다.

 

 

남푠님은 열심히 갈비를 자르는데 제가 옆에서 그냥 놀고만 있을 수 없죠. 광(창고 ?) 앞에 철푸덕 앉아 장갑끼고 사 온 옥수수를 정리합니다. 날렵한 저의 손놀림. 슝슝슝. 손이 안보여요! ^^

 

 

 

1차 오븐구이를 마치고 나온 이쁜 돼지갈비들. 이 상태에서 갈비는 이미 다 익었습니다.

 

 

 

익은 갈비에서는 기름기 섞인 물이 많이 나오니까 그걸 다 부어 버려 주고, 이제 각 갈비에 바베큐 소스를 흠뻑 묻혀 줍니다. 바베큐 소스를 발라 오븐에서 더 구워야 맛도 좋고 고기도 연해지거든요. 이 때 소스는 아끼지 말고 마구 써 주면 맛있어요. 이 바베큐 소스는 남푠님이 시판 제품 이것저것 섞어 자신만의 비법으로 만든 특별 소스입니다. 비율을 알려 달라고 해도 안 알려줘요. 맛보면 대충 뭐가 얼만큼 들어갔는지 감은 잡히지만 저는 계속 모르는 것으로 합니다. 알면 바베큐 소스를 저보고 만들라고 할 수도 있잖아요. 어떤 때는 모르고 사는 게 훨씬 인생이 편해요. ^^

 

 

 

드디어 인고의 시간이 지난 후 돼지갈비가 오븐에서 나왔습니다. 짜잔~!

 

 

 

돼지갈비와 삶아 둔 옥수수 곁들여 함께 먹습니다. 이런 방식이 바로 전통적 미국 서민음식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미국 상류층도 이렇게 먹는 거 아주 좋아해요. 맛있거든요.

 

돼지갈비 + 옥수수 구성으로 했는데 옥수수 좋아하지 않는 막둥이는 돼지갈비만 가져갔습니다.

막둥이가 옥수수를 먹지 않으니까 많이 남아 있는 옥수수를 보며

둘째랑 세째가 흐뭇한 미소를 짓더군요. 둘째랑 세째는 옥수수를 아주 좋아하거든요.

 

 

이제 남푠님과 저도 각자의 접시를 만들어 먹을 준비를 합니다. 저희는 어른이니까 옥수수 2쪽씩. 왜 아이들은 하나구 어른은 두개냐구요? 원래 세상은 불공평한 거야....는 사실이 아니고, 아이들은 적게(?) 먹으니까 먹고 나서 또 가져다 먹으라구요.

 

이것은 제 것

 

 

남푠님 것

 

 

돼지갈비 먹으면서 맥주를 마시지 않으면 죄짓는 것 같아서 맥주도 꺼내 왔어요. 남푠님과 제가 각자 1 캔씩 그래서 2 캔을 마셔볼까 했는데 몸이 허락해주지 않는 관계로 하나만 열어서 둘이 나눠 마셨습니다. 그런데 그나마도 다 못 마셔서 지금 그 김빠진 맥주가 냉장고에 계시네요.

 

열심히 먹으면서 보니까 돼지뼈들이 하나씩 하나씩 쌓여 갑니다.

많이 먹어서 미안하다, 돼지들아! ㅠㅠ

이번에 잘 먹었으니까 좀 쉬었다가 한달쯤 후에 먹어주는 걸로 할께.

 

 

 

싫컷 먹었는데도 이만큼 남았습니다. 더 먹고 싶어도 고기라 배가 금방 차기도 하고 돼지갈비가 기름기 많은 음식이라 더 먹는 것 자체가 힘들어요. 이건 남겨 두었다가 내일 아이들 점심으로 주면 되겠어요.

 

 

 

 

그런데 남푠님이 오늘의 마지막 갈비로 먹겠다며 갈비 한 대를 가져 가시는군요. 저도 하나 더 먹을까 했는데 위에서 그만 먹는게 낫겠다네요. 저는 제 몸의 말을 아주 잘 듣는 여자~ 이제 남은 갈비는 모두 내일 아이들 점심입니다. 나름 좋은 엄마되기 노력 중! ^^

 

 

 

고기를 많이 먹어서 내일 저녁에는 된장찌개랑 상추 겉절이 해먹을 거예요. 이렇게 고기 많이 먹은 다음에는 꼭 한국음식이 생각나요. 뱃속 기름기를 내려주는 느낌이 있어서 그런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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