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집 앞이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 ^^

아이들은 동네 정원에 있는 놀이터에서 노느라고 먼저 나가고 저는 천천히 준비를 하고 산책을 나갔습니다. 나갔더니 제 아이들과 동네 친구들은 놀이터에서 노느라고 정신들이 없더군요. 저는 노는 아이들을 간간히 살펴보면서 정원산책을 했습니다. 오늘 피닉스 기온은 섭씨 24도(화씨 75도)로 구름이 약간 끼긴 했지만 야외활동하기에는 좋은 날씨였어요. 지금 1월 중순을 지나 하순으로 넘어가는데 이런 기온은 미국 타지역과 비교해 환상이나 마찬가지죠. 피닉스는 현재 쾌적합니다. 


한 40분여 정원을 빙빙돌며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아이들이 집 앞에서 비누방울하고 분필을 가지고 놀고 싶대요. 그래서 집 현관 앞에서 놀기로 했죠. 제가 작은통에 덜어준 비누방울 비눗물과 분필통(두꺼운 왕 분필이예요)을 들고 나가 신나게 놀기 시작합니다. 비누방울도 불고 산책길에 그림도 그리고 웃는 소리가 한가득입니다. 저는 아이들이 집 앞에서 노니까 거실 창문 열고 아이들 노는 소리 들으면 집 안에 있었구요. 그런데 제 아이들은 넷이라서 네명이 함께 놀면 이게 또 재밌어 보이거든요. 동네 아이들 하나둘씩 저희집 앞으로 몰려 옵니다. 모두들 함께 키득키득 거리며 분필로 그림 그리고, 비누방울 불고 재미들이 나셨어요. 저는 아이들이 밖에서 노는 소리, 웃는 소리를 듣는 걸 아주 좋아합니다. 커피 한잔 가져다가 거실에서 마시면서 아이들이 만드는 이 아름다운 소리를 들으며 블로그질을 하고 있었죠. 이런 여유가 저는 무엇과도 바꾸지 않고 싶을만큼 정말 좋아요.


하도 재밌게 놀길래 한번 살짝 나가봤어요. 제 아이들과 동네 아이들이 함께 산책로를 이미 멋진 스케치북으로 업그레이드 시켰더군요.


위에 곱셈도 살짝 보이네요. 세째가 (만 7세) 곱셈을 12단까지 다 외운지 좀 되었거든요.

그래서 곱셈이 너무 좋은가 봐요. 6x7=42, 6x9=54... 몇 개를 썼군요. ^^



한쪽에는 합스카치(hopscotch)를 그린 것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저도 어릴 때 이 놀이 비슷한 걸 했는데 그 이름이 기억이 잘 안나요.... ^^



비누방울 덜어 놓는 접시와 방울 부는 막대들.

접시 옆에 막둥이가 (만 5세) 그린 고양이가 있네요.

막둥이 고양이는 이런 모습이라서 제가 금방 알아채죠.



이건 5살 동네친구 제나가 그린 그림입니다.

선을 이용해 단순함의 미학을 잘 살린 작품이 되겠습니다. ^^



아래 그림에서 앞에 웃고 있는 고양이는 세째가 그린 것이고, 바로 뒤는 첫째가 강아지 하나를 그린 것입니다. 그런데 동네 개구장이 5살 지미가 그 위에 노란 분필로 낙서를 해놨네요. 오른쪽 위를 보면 둘째가 1/3을 소수로 바꾼 것이 있습니다. 만 9살 둘째가 동네친구 10살인 5학년 에디에게 1/3을 소숫점으로 전환하면 0.333.....으로 3이 무한히 반복되는 무한소수라고 알려주면서 무한소수에 대해서 설명했답니다.




그림을 보다가 π가 있는 것을 발견. 그래서 반대편으로 돌아가 다시 살펴봤습니다.




진짜 π 맞네요. 거기에 원도 그려있고 설명을 한 듯한 흔적도 보이고...




그래서 첫째와 둘째에게 물어 봤죠. 큰 아이들 말이 에디가 π를 모르길래 첫째가 (만 12세) 그림을 그리면서 π는 원주율, 즉 원둘레(circumference)와 원지름(d 또는 2r)의 비율이라고 설명해 줬대요. 그리고 원둘레를 원지름으로 나누면 되니까 π=C/2r이고, 고로 원지름을 알고 있을때 원둘레를 계산하려면 2πr로 계산하면 된다(C=2πr)라고도 가르쳐 줬다고 하네요. π는 순환하지 않는 무한소수로 적어도 3.14159까지만이라도 기억하고 있으라고도 설명했다고 하구요. 제 아이들은 나가서 놀면서도 바쁘네요. 큭큭.


제나는 분필로 그림을 좀 그리다 자기집으로 달려가더니 태블릿 하나를 들고 돌아왔어요.



제나가 가져온 태블릿은 어린이용으로 일반 태블릿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으로 프레임을 입힌 겁니다. 디자인이나 색이 딱 아이들이 좋아할 그런 거예요. 친구가 들고온 태블릿에 호기심이 생긴 세째랑 막둥이 네째는 제나 양쪽으로 앉아서 함께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저희집에는 태블릿이 없는 것처럼.... 그런데 저희집에도 태블릿이 3개나 있거든요. 다만 제나 것 같은 어린이용 태블릿은 없구요. 집에 있는 게 어린이용보다 성능이 더 좋은 것들이고 또 그걸로 매일 마인크래프트도 게임하고 영화와 애니메이션도 보면서도 제나의 어린이용 태블릿에 정신없이 빠져있어요. 그렇다고 이 아이들이 보던 영화가 아주 재밌는 것이냐하면 그것도 아니예요. 혹시 1982년에 나온 뮤지컬 영화 "애니(Annie)"를 기억하시나요? 그걸 보고 있었어요. "애니"가 제 아이들의 혼을 쏙 빼앗을 정도로 재밌는 영화는 아니였던 것 같은데...


애니 (사진출처: Google Images)



세째와 네째 막둥이가 제나와 함께 태블릿에서 "애니"를 정신없이 보는 모습도 귀여웠지만, 한편으로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동서고금의 속담이 다시금 맞구나 싶더군요.


남의 떡이 크다


이걸 영어권에서는 이렇게 표현하죠.


The grass is always greener on the other side of the fence.



어찌하다가 "애니"까지 이야기가 나갔으니 이 포스팅 떠나시기 전에 노래 하나 듣고 가시어요. "애니"가 뮤지컬 영화라서 여러 노래들이 나오는데 "Tomorrow"가 유명해요. 아마 이 영화 처음과 마지막도 이 노래로 장식되었을 거예요. 아래 "Tomorrow" 붙여 두었으니까 들어 보세요. 애리조나 노라는 친절하니까 이런 노래 서비스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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