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짜(Matzah) - 유태계 명절 유월절(Passover) 음식

지난 일요일 이틀 앞당겨서 아일랜드계 미국인들 축제인 성 패트릭의 날(St. Patrick's Day)을 기념하며 아일랜드 음식인 corned beef를 해서 먹었어요. Corned beef를 먹으면서 남편과 저는 아일랜드계 명절이라서 맥주를 마셔주고, 아이들은 맥주를 마시면 안되니까 오렌지 쥬스를 마셨구요. 그런데 아이들에게 오렌지 쥬스를 따라주다 보니까 보통 때에는 없던 문구가 영어와 히브루로 쥬스 병뚜껑 바로 밑에 떡하니 있습니다. 이게 또 제 관심을 끌더라구요. 제가 관찰력도 있지만 호기심도 많거든요. ^^


쥬스병 뚜껑 주위에 써있는 영어 문구는 "Kosher for Passover". 그러고 보니까 이제 곧 유월절(Passover)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유월절은 유태인들의 명절인데 아주 간단히 설명하면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이스라엘인들이 모세의 인도로 이집트를 탈출한 것을 기념하는 명절이예요. 기독교계(천주교, 개신교, 동방정교 등등)에서도 유월절이 무엇인지는 구약성경 출애굽기를 통해 다 알고 있을 겁니다.




Passover라는 말의 기원은 출애굽기를 읽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출애굽기를 보면 이집트의 파라오가 이스라엘인들이 이집트를 떠나 약속의 땅에 가려고 하는 걸 막자 신(하느님, 하나님)께서 10가지 재앙을 이집트에 내립니다. 그 마지막 재앙이 이집트인 첫 아들들의 죽음이구요. 하지만 이스라엘인들은 문 위에 어린 양의 피를 발라 "여기는 이스라엘인의 집이다"를 표시해서 죽음이 어린 양의 피로 표시된 집은 건너 뛰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인 첫 아들들은 죽지 않았지요. 그래서 건너 뛰었다 또는 지나친다는 Passover란 말이 나온 거구요.


유월절은 유태달력 니산달의 15일부터 22일까지로 매해 초봄에 돌아옵니다. 2015년 올해 유월절은 4월 3일 해지는 시기부터 4월 10/11일 밤까지군요. 원래도 유태인들의 식단은 먹어도 되는 것과 아닌 것의 규정이 많고 엄격합니다. 그런데 유월절 때는 더 엄격해요. 그래서 이렇게 마트에서 판매하는 일부 음식들에 유대인들의 식단을 위해 유월절에 먹어도 되는 음식으로 표기해 주는 것이죠.




전에 시애틀 살 때는 유월절 시기가 되면 일반 동네 마트에서 맛짜(matzah, matza) 빵을 많이 팔았어요. 맛짜는 맛쪼(matzo)라고도 부르는데 누룩을 넣지 않은 빵으로 유태인들이 유월절 시기에 먹어요. 한국어로 뭐라고 부르나 찾아봤더니 무교병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맛짜는 누룩을 넣지 않았기 때문에 빵이 부풀어 오르지 않지요. 그래서 거의 크래커같아요. 그런데 요게 꽤 깔끔하고 단백하니 먹을만 합니다. 저희는 유태인과 전혀 관계없지만 유월절 때 맛짜를 사다 먹었어요. 맛있어서요. 그런데 피닉스에서는 맛짜를 거의 찾아 볼 수 없네요. 피닉스 지역보다 시애틀 지역에 아마도 유태계가 더 많이 거주하나 봐요. 혹시 집 근처 마트에서 이 맛짜를 발견하신다면 재미삼아 시도해 보세요. 종교적인 의미는 두지 마시고 다른 문화와 음식을 접해본다는 기분으로 먹어 보는 거죠. 그리고 맛짜, 맛 좋습니다. 추천~!


맛짜

이름은 맛짜인데 짜지는 않습니다. (농담이 너무 추웠나??? )


* 일부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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