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아치 밴드도 만나고, 멕시코 할러피뇨 고추 피클도 사고

채소와 과일을 사러 히스패닉 마트에 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매리아치(mariachi) 밴드가 손님들을 반깁니다. 매리아치 밴드는 멕시코의 민속음악 밴드인데, 주로 현악기인 바이올린과 멕시코의 guitarrón(멕시코의 큰 기타)을 기본으로 하고, 트롬펫이나 하프 같은 다른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밴드예요. 신나고 흥겨운 노래를 들려줘서 구경하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가끔 사랑타령하면서 질질짜는 노래도 하지만요. (스페인어를 하지 않더라도 사랑타령하느라고 질질짜는 건 딱 알아챌 수 있어요. 일부 한국가요도 그런 경향이 좀 있구요. 놀랍게도 노래로 사랑타령을 하다보면 언어가 달라도 노래 느낌이 다 비슷해진다는 사실.)


히스패닉 마트의 이 매리아치 밴드가 부르는 노래들이 아마 멕시코에서 인기있는 노래들인가 봐요. 제 뒤에 서있던 여자분들도 노래를 따라서 부르더라구요. 사진 속 모자 쓴 할머니는 매리아치의 노래가 좋으셔서 앞에서 노래듣고 노래 하나가 끝나면 밴드와 이야기 하고 그러고 계시더군요. 아마 신청곡을 주문하시는 것 같아요. 할머니께서 아주 신나셨어요.




마트에 들어가자마자 반겨주던 매리아치 밴드 덕분에 흥겨운 마음으로 히스패닉 마트 장보기를 시작했습니다. 환영받은 기분으로 가격도 좋은 채소와 과일을 듬뿍듬뿍 사서 왔죠. 요즘 제가 채식을 하기 때문에 채소와 과일의 가격이 저렴한 히스패닉 마트는 좋은 장보기 장소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집에서 좀 멀어서 가기 귀찮은 관계로 요즘 한동안 뜸하게 왔었지요. 그런데 매리아치의 환영을 받았으니 이제 더 자주 올까 봐요. ^^ 전에는 히스패닉 마트에서 고기류도 가끔 샀는데 이제 제가 고기를 먹지 않는 관계로 고기는 전혀 사지 않았습니다. 저만 채식이라서 식구들은 고기를 먹는데 식구들이 먹는 고기는 미국 일반 마트에서 사요. (그래도 제 식단 때문에 식구들이 먹는 고기 양도 현저하게 줄었어요.) 일반 마트 고기가 품질이 더 좋거든요.


채소와 과일을 듬뿍 사오면서 할러피뇨 고추(jalapeño peppers) 피클 통조림도 함께 사왔어요. 피클 통조림 4개를 사왔으니까 한참 먹을 수 있을 거예요. 이번에 간 히스패닉 마트에 가면 2 제조사의 할러피뇨 피클을 매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 회사는 이름이 기억이 안나고, 아무튼 저희가 주로 사다 먹는 할러피뇨 피클은 아래 Clemente Jacques가 제조한 것입니다. 이 회사 것이 저희 입맛에 더 맞더군요. 그리고 이 회사 피클의 원료명을 보면 할러피뇨 고추, 물, 식초, 양파, 당근, 요오드 첨가 식염, 설탕, 향신료와 마늘이예요. 공장 피클에서 흔히 넣는 타르 색소도 들어가 있지 않고 다른 거슬리는 합성첨가물이 없어서 우선 맘에 들어요.


국경을 넘어 멕시코에서 수입된 수입품!!! 

그런데 애리조나는 멕시코 바로 위라서 거기가 거기라는 점. ^^*





이번에 사온 피클은 할러피뇨 고추를 세로로 길게 잘라서 만든 것입니다. 이 회사에서는 이 세로로 길게 자른 피클 이외도 통 할러피뇨 피클과 얇게 잘라서 피클을 한 것도 있어요. 통 할러피뇨 피클도 자주 사다 먹어요. 다른 음식 먹을 때 사이드로 얹어 함께 먹으면 입맛 돌게 하죠. 얇게 자른 할러피뇨 피클은 나초(nachos)나 부리토(burritos, 버리토) 먹을 때 같이 먹으면 좋구요. 암튼 다 맛있습니다.


전에 햄버거와 샐러드를 함께 해서 먹었을때 곁들인 통 할러피뇨 피클 (맨 아래 두개)



얇게 자른 할러피뇨 피클 (사진출처: Google Images)



이 할러피뇨 통조림은 먹기 전 냉장고에서 보관해서 시원하게 해서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한국식 고추절임과는 맛이 좀 다르지만, 매콤하게 입맛을 돌게 해요. 가끔 한국의 고추절임 비슷한 것이 그리울 때 먹으면 좋습니다. 그런데 피클이라도 할러피뇨 고추가 매우니까 옆에 물은 꼭 준비해 두구요. 


위에서 잠깐 매리아치 밴드에 대해서 언급을 했으니까 친절한 노라가 그냥 지나칠 수 없죠. 유투브에서 매리아치 밴드 연주와 노래를 가져왔습니다. 이 비디오는 미국 LA 근교도시 Burbank의 한 쇼핑몰에서 매리아치 밴드가 flash mob을 한 걸 찍은 거예요. 쇼핑왔던 사람들은 전혀 기대치 않은 flash mob으로 아주 신나는 구경을 했겠어요.




아~, 매리아치 밴드를 소개하니까 예전 안토니오 반데라스(Antonio Banderas) 아저씨가 한창 멋졌을 때 찍은 영화 "Desperado"의 매리아치 밴드가 떠올랐어요. 안토니오 아저씨의 이 매리아치 밴드 공연은 섹시하고 터프한 이미지를 살리려고 했네요. 안토니오 아저씨를 멋있게 보이기 위해서 약간 오버스러운 상황도 연출되긴 하지만 솔직히 멋있긴 멋있다는...




만약 피닉스 히스패닉 마트에 안토니오 아저씨의 매리아치 밴드가 뜬다면 피닉스 여자들이 모두 달려가서 북새통이 될 거예요. 그 북새통 중에 아마 저도 끼어 있을지 모르구요. 안토니오 아저씨니까... 저희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안토니오 아저씨는 절대 피닉스에 오시면 안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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