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칠면조(Turkey) 구이와 함께한 추수감사절 저녁식사

목요일이였던 어제 11월 26일은 미국 추수감사절(Thanksgiving)이였어요. 한국에서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의 대대적인 할인세일로 추수감사절보다 검정 금요일(Black Friday)에 관심이 많으실 거예요. 저희집은 이 할인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검정 금요일이어도 별 상관은 없구요.


추수감사절은 원래 가을걷이를 다 마치고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먹을 것과 땔감 등 겨울을 충분히 준비하게 해준 그 자체에 감사하는 날입니다. 현대사회에서는 겨울준비를 따로 하고 그럴 필요가 더이상 없어졌지만, 저희는 가족이 모여 풍성하게 먹으면서 배 부르고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추수감사절 명절을 그렇게 즐깁니다.




미국 추수감사절 저녁식사에서는 고기류가 주요 음식이 되고 거기에 다른 사이드 음식을 먹습니다. 그리고 후식으로는 파이 및 아이스크림 등을 많이 먹구요. 주요 고기류로는 칠면조(turkey)가 가장 많이 먹는 고기이지만 꼭 칠면조를 먹을 필요는 없어요. 칠면조 외에도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이고 훈제한 , 소고기 스테이크 또는 소고기 팟 로스트도 많이들 해서 먹습니다. 칠면조 대신 으로 대체해서 먹기도 하구요. 저희는 칠면조 고기로 계속 먹다가 지난 4년정도는 닭고기를 추수감사절 저녁으로 먹었었어요. 닭고기로 계속 먹으니까 이번엔 색다르게 먹으려고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꿀 햄(honey ham)을 먹을 계획이였죠. 그런데 추수감사절에 먹으려고 사 온 꿀 햄을 지난 주말에 먹어 버렸어요. 그래서 다른 고기로 변경~.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전통에 따라 다시 칠면조 고기로 복귀했습니다.


미국 명절음식은 손이 많이 가지 않아요. 메인요리인 칠면조든 햄이든 팟 로스트 구이든 간에 오븐요리가 대부분인데 이건 오븐에 한번 넣으면 3~4시간 정도 걸리거든요. 메인요리를 오븐에 넣고 다른 사이드도 천천히 쉬엄쉬엄 준비하면 됩니다. 그리고 남자들이 명절요리를 준비하는 가정도 아주 많아요. 저희도 명절요리는 남편이 거의 만들어요. 저는 옆에서 보조만 합니다. 그래서 미국 명절에는 여자들이 고생을 많이 하고 그런 분위기는 아닙니다. 음식하는 걸 아주 즐기는 분들은 많이 만들기도 하지만 다 자기들이 즐겨서 일을 만들어 하는 거니까 한국 명절증후군하고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제 첫째와 둘째 (13세 & 10세) 두 아이들이 작년부터 추수감사절 후식을 전담으로 만들기 시작했어요. 이번 추수감사절 후식으로 사과 머핀(apple muffins), 사과 파이(apple pie), 호박 파이(pumpkin pie)을 아이들이 만들었습니다. 베이킹에 대한 열정이 넘쳐서 추수감사절 장보러 갔을 때 녀석들이 머핀과 파이 재료는 다 전담해서 꼼꼼히 준비하더군요. 그리고 어제 추수감사절 당일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세가지 후식을 만들 준비를 자기들끼리 시작했습니다. 저희집은 어째 아이들이 엄마보다 명절음식에 더 열심이예요. ^^

팔자 핀, 그리고 복이 넘치는 엄마~


아이들이 오전 9시경부터 파이 반죽을 하고 이것저것 후식 만들기를 시작했어요. 오후 2시 30분까지 오븐에서 굽고 또 굽고 해서 후식을 모두 완성했습니다. 너무너무 기특해서 박수를 꼭 줘야하는 그런 모습이였습니다. 녀석들이 아주 기특하고 이뻐요. 아래는 아이들이 만든 추수감사절 후식입니다.


사과 머핀 (Apple Muffins)



사과 파이 (Apple Pie)



호박 파이 (Pumpkin Pie)



파이 반죽 남은 짜투리로 만든 고양이 모양 쿠키



사과 머핀 빼고 파이들을 모아 봤습니다.

남편도 회사에서 호박 파이 하나 받아 왔지만, 저는 아이들이 만든 호박 파이를 훨씬 더 좋아해요.

녀석들이 정말 잘 만들거든요.



아이들이 모든 후식을 완성한 후 이제 남편과 제가 저녁의 주요 메뉴인 칠면조를 오븐에서 굽기 시작합니다. 이번에 칠면조는 되도록이면 작은 걸로 사려고 노력했어요. 보통은 저녁식사에 보여주기 위해서 또는 보기 좋게 하기 위해서 큰 칠면조를 사다가 많이들 굽는데, 식구가 6이나 되는 저희 가정에서도 그거 다 먹을 자신은 없어요. 칠면조 이 새가 정말 크거든요. 칠면조는 닭 크기의 보통 3~5배 정도 된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다른 미국 가정들에서도 칠면조 큰 거 구워놓고 다 먹지 못하는 경우도 많구요. 이번에 칠면조로는 작은 크기인 13.6 파운드 (약 6.2kg) 짜리로 사왔는데 크기가 적당하니 아주 좋았습니다.


드디어 완성된 칠면조. 짜잔~!


오늘의 메인 칠면조 구이(Oven Roasted Turkey)입니다.

막둥이의 엄지 척은 여기에도 있네요. 



추수감사절 저녁식사로 먹을 음식들 모음입니다. 메인 식사로는 칠면조 구이, 으깬 감자(mashed potatoes), 스터핑(stuffing), 그린 빈(green beans), 롤빵(rolls), 크랜베리 소스(cranberry sauce), 그레이비 소스(gravy sauce)가 되겠습니다. 후식으로는 사과 머핀, 사과 파이, 호박 파이, 그리고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이스크림이 되겠구요.


으깬 감자 (mashed potatoes) - 이거 정말 맛있어요!!!



스터핑 (stuffing)



그린 빈 (green beans)



제가 아주 좋아하는 크랜베리 소스 (cranberry sauce) 



그레이비 소스 (gravy sauce)



아이들 넷이 먹을 접시부터 준비합니다. 첫째는 칠면조 허벅지, 둘째랑 막둥이 넷째는 칠면조 다리, 셋째는 칠면조 날개를 선택해서 그렇게 잘라 주었습니다. 으깬 감자, 스터핑, 그린빈, 롤빵은 공통적으로 다 들어갔고 크랜베리 소스는 기호에 따라 덜어 갔구요. 첫째만 크랜베리 소스를 먹지 않았어요. 아래는 그레이비 소스를 얹기 전의 모습입니다.




위의 접시에 기호에 따라 그레이비 소스를 얹어 줍니다. 그레이비 소스를 원하지 않으면 그냥 위 접시 그대로 주고, 원하는 대로 그레이비 소스를 칠면조 위 또는 으깬 감자 위에 얹어 줍니다.


그레이비 소스가 없으면 이런 모습. 막둥이의 접시입니다.



셋째는 그레이비 소스를 으깬 감자 위에만 얹어 달라고 했어요.



이제 저희 접시도 준비를 해야죠. 구성은 아이들 것과 동일합니다. 대신 저희는 칠면조 가슴살로 가져 왔구요.


제 접시(왼쪽) & 남편 접시(오른쪽)



저는 그레이비 소스를 칠면조 고기 위에만 얹었어요.



남편은 그레이비 소스를 으깬 감자 위에만 얹었구요.



칠면조 구이는 잘 못 만들면 너무 건조해요. 그럼 맛도 좋지 않죠. 칠면조 고기 안을 촉촉하게 잘 굽는 것이 바로 칠면조 구이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 그런데 시간이나 오븐 온도를 잘 못 맞춰서 칠면조 고기의 촉촉함은 하늘로 날아가고 건조하기만 한 경우가 미국 가정에서도 많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남편이 만든 칠면조 구이는 언제나 적당히 구워져서 안이 촉촉하니 아주 맛있습니다. 진정한 엄지 척~!


촉촉하게 잘 구워진 칠면조 구이, 아웅~ 맛있어!!!

남편, 참 잘 했어요! (엉덩이 토닥토닥) 



이렇게 먹고 나니까 한 접시만 먹어도 배가 꽉 차요. 추수감사절 음식이 엄청 고칼로리에 묵직한 느낌이 많은 요리로만 구성되었거든요. 도저히 후식이 들어갈 여유가 없어서 한시간쯤 쉬었습니다. 그리고 사과 파이와 함께하는 아이스크림.




파이 위에 whipped cream도 많이들 찌~익 짜서 먹지만 이렇게 아이스크림을 얹어서도 많이들 먹습니다. 사과 파이가 너무 달면 (시판 파이는 정말 달아요. ㅠㅠ) 아이스크림과 함께 할 때 별로예요. 하지만 이렇게 집에서 만든 사과 파이는 달기가 적당해서 아이스크림과 함께 하면 아주 맛있습니다. 즉, 제 아이들이 사과 파이를 아주 잘 만들었다는 것이죠. ^^


이렇게 거하게 저녁을 먹고 또 후식까지 먹었는데 아직도 음식이 많이 남아 있어요. 이번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은 남은 음식을 계속 먹을 거구요. 미국 명절음식은 이렇게 맛있고 칼로리가 아주 높은 음식들이 주입니다. 혹시 살을 찌고 싶은데 도저히 살이 잘 찌지 않는다고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이런 식단으로 한 한달정도 해 보세요. 이 식단과 더블어 움직이지 않고 TV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 더 좋구요. 이렇게 한달을 먹고 또 많이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살이 토실토실 찌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걸꺼예요. 미국에서는 연말 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새해 이 세 명절의 연속을 지내면서 살이 많이들 찐다지요. (안 찔 수가 없어요.) 그래서 미국인의 새해 가장 큰 다짐이 바로 살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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