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게 반했어 (Heartstrings)

이 드라마 참 재밌네요. 미국내 한국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이 드라마에 대한 평가가 좋길래 보기 시작했는데 마음에 듭니다. 미국에서는 "Heartstrings"로 소개가 되어 원 제목이 뭔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넌 내게 반했어”군요. “넌 내게 반했어”란 원 제목도 좋지만 영어 제목 Heartstrings도 괜찮은 제목인 것 같습니다. 기타리스트와 가야금 연주자, 전혀 다른 성격의 두 현악기를 연주하는 주인공들의 사랑이라서 잘 어울립니다. 

 

사진출처: Dramafever.com

 

 

제가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벌집 아들도 없고, 가난한 집에서 고생고생 어렵게 살아가다 재벌집 남자와 이리저리 얽히는 신데렐라도 없다는 점입니다. 그저 20대 초반 대학에서 꿈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너무 귀엽고 예뻤습니다. 그들의 사랑도 꺅~ 풋풋하면서 예쁘구요. 명창 이동진을 늘 강조하시는 이규원의 할아버지가 좀 고집스럽고 튀긴 하지만 은근히 귀여운 면도 있으십니다. 이 할어버지께서도 자뻑왕자 기질이 있으시더군요. 드라마를 보다보니 주인공이나 친구들의 부모가 거의 제 연령대에 가까워져 있더라구요. 아~ 벌써 그렇게 되었나 싶지만 이쁜 사람들과 이쁜 이야기들을 보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르겠습니다.

 

여주인공 이규원역의 박신혜씨의 자연스런 얼굴이 너무 이쁘고 귀여워요.  저는 “넌 내게 반했어”에서 박신혜씨를 처음 봤는데 요즘 TV에서 워낙 성형수술을 한 배우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이렇게 자연스러우면서 예쁜 얼굴을 보면 얼마나 이쁘게 보이는지... 성형수술을 많이 한 배우들의 얼굴은 어색하고 무섭기까지 해요. 박신혜씨, 혹시라도 노파심에게 말씀드리는데 절대 얼굴에 손대지 말아 주세요. 지금 너무너무 이뻐요~~~ 노래도 연기도 얼굴처럼 이쁘게 잘하시네요.

 

남주인공 이신역의 정용화씨도 처음 본 얼굴인데 원래 가수출신이라고 읽은 것 같군요. 드라마에서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어찌나 잘 불러내는지... 감동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마 이 노래가 나오고도 거의 10여년 후에 정용화씨가 태어났을 것 같은데 참 맛깔나게 잘 부르네요. 저에게는 송골매 구창모씨의 원 노래보다 더 좋아보입니다. ^^ 이 노래 말고도 “넌 내게 반했어”의 여러 사운드 트렉 노래를 불렀던데 참 다 좋네요.

 

다른 출연자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주인공들 외에 특히 어리버리 먹보남 준희역의 강민혁씨도 돋보이네요. 강민혁씨도 가수출신인가 보군요. 드라마 중에서 “별”이란 노래를 불렀던데 이 노래도 참 좋습니다. 드럼만 두두둥둥둥 잘 치는줄 알았는데 말이지요. 그리고 무대공포증을 극복한 현기영 역의 이현진씨의 노래도 아주 좋았습니다. 특히 오디션에서 부른 “나 가거든”도 감동의 바다더군요. 

 

사진출처: MBC

 

 

“넌 내게 반했어”가 한국에서는 별로 좋은 성적을 못 거뒀다고 하더군요. 관련 기사에서는 이야기가 밋밋하고 주인공의 연기가 어설퍼서 그렇다고 평가를 해놨군요. 내용 전개상 약간 유치한 부분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제가 본 느낌은 그렇게까지 나뻐 보이지 않습니다. 재벌, 신데렐라, 출생비밀, 불륜 등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지 않아도 깔끔하고 이뻤거든요. 그리고 남주인공 정용화씨의 연기도 그렇게 어설프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전에 진짜 엄청난 어설픈 연기도 봤지만 시청률이 좋으면 그냥저냥 넘어가는 경우도 봤거든요.

 

이 드라마가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것은 동 시간대에 워낙 쟁쟁했던 경쟁작이 있어서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저는 아직 “공주의 남자”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넌 내게 반했어”와 동 시간대에 방영되었다고 들었거든요. 밋밋한 전개, 어설픈 연기보다는 편성운이 없지 않았나 나름 평가해 봅니다. ㅠㅠ 

 

사진출처: MBC

 

 

“넌 내게 반했어”도 드라마 후반으로 갈수록 한국 드라마의 전형적인 문제점이 보이긴 합니다. 한국 드라마는 후반으로 갈수록 끝힘이 부족한지 이야기 전개가 느슨해지고 내용 자체가 초반보다 상당히 약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마 우선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초기에는 열심히 잘 만들어 놓다가 극이 전개될수록 시간도 쫓기고 시청률도 생각하고 그러다보니까 용두사미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점이 좀더 개선되면 세계시장에서 지금보다 더 강한 위치를 지킬 수 있을 겁니다.

 

미국에서 미국 TV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는 사이트 hulu.com에 가보면 한국 드라마 카테고리가 따로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 외에 다른 나라 드라마는 카테고리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구요. 이것만으로도 미국내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지요. 물론 주요 팬들의 층이 아직까지는 한국계와 다른 아시아계가 대부분이지만 저와 남편은 이걸 보고 자랑스럽답니다. “일본은 애니메이션으로 꽉 잡고 있지만 이제 한국은 드라마로 꽉 잡는구나!” 흐뭇 :)

 

“넌 내게 반했어”가 한국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해외시장 반응은 좋다고 합니다. 우선 제가 유투브에서 “Heartstrings”로 찾아보니, 많은 사람들이 OST을 듣고 가사는 이해를 못하지만 정용화씨, 박신혜씨, 강민혁씨, 이현진씨의 노래가 너무 좋다는 해외 팬들의 덧글들이 올라오더군요. 어떤 사람들은 영어로 자막을 넣어달라고 애청하는 사람도 있구요. 또 어떤 팬은 노래 화면과 함께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써 놔서 노래방처럼 따라 부를 수 있게 해놨더군요. 몇 십년여 전에 한국에서 영어 팝송 부른다고 애썼던 것 같이 이제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국 노래를 부르겠다고 애쓰는 것 같아 웃음이 나옵니다. 해외에서 “넌 내게 반했어”의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정용화씨가 부르는 드라마 제목과 같은 노래 “넌 내게 반했어” 가사가 너무 재밌네요. 아래 가사의 일부를 가져왔습니다. 역시 주인공 자뻑왕자 이신답습니다. 제 생각엔 이신이 이규원을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노래에서는 끝까지 이규원이 자뻑왕자 이신에게 빠졌다고 우기는 군요. 아~ 귀여운 자뻑왕자! 자신감이 중요하긴 하지요~~ 가사가 정말 재밌고 귀엽습니다. ^^

 

우연히도 그렇게 우린 시작 됐나봐

처음엔 사랑일거라고 꿈에도 몰랐는데 그게 사랑일줄야

심장이 막 자꾸만 두근두근 거리고 날 보면 미소만 흐르고

니 맘도 모르게 날 사랑하게 된거야

넌 내게 반했어 반했어 달콤한 내사랑에 녹아버렸어

넌 내게 반했어 반했어 황홀한 내눈빛에 취해버렸어

See my eyes 넌 내게 빠졌어

See my eyes 넌 내게 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