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바베큐로 마무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모두들 잘 지내시죠? 지금 저는 블로그 쉬는 중인데 잠깐 나들이 나왔습니다. ^^


미국에서 5월의 마지막 월요일은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로 연방 공휴일입니다. 월요일이 메모리얼 데이라서 토/일/월 이렇게 3일 연속으로 쉽니다. 메모리얼 데이를 그대로 번역하면 그 자체로 기념일이란 뜻인데, 군복무 중 돌아가신 미군들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메모리얼 데이의 시작은 남북전쟁(1861~1865년) 이후 돌아가신 참전군인들을 기념하면서 시작되었구요.


미국 메모리얼 데이를 한국으로 치면 현충일이 가장 비슷한 날일 듯 합니다. 메모리얼 데이는 군복무 중 돌아가신 군인을 기념하는 날이고, 이와 별도로 전쟁 참전군인들에게 감사하고 격려하는 날인 베테랑즈 데이(Veterans Day)는 따로 있습니다. 베테랑즈 데이는 매년 11월 11일로 한국에서 빼빼로 데이라고 하는 날이 되겠습니다.


사진출처: Google Images



메모리얼 데이가 5월 마지막 월요일이라서 미전역에 걸쳐 날씨가 정말 좋아지기 시작하는 시기지요. 제가 사는 미국 남서부 피닉스는 아주 예전부터 따뜻하다 못해 지금은 한여름의 날씨지만 미국 북부는 5월초에도 쌀쌀하기도 하거든요. 5월말이 되면 미전역에 걸쳐 골고루 늦봄 또는 여름맞이가 느껴지게 되고 따라서 야외에서 바베큐 하기도 아주 좋은 시기가 됩니다. 전쟁에서 돌아가신 군인들의 가족에게는 메모리얼 데이가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는 날이 되겠지만, 대부분 미국인들에게는 바베큐 하면서 여유롭게 즐기는 연휴인 셈인 거죠. 마트에 가보면 메모리얼 데이 3일간 연휴에 먹고 즐기에 딱 적합한 음식들이 세일입니다. 저희도 이 분위기에 맞춰 핫도그와 닭을 사와서 바베큐를 해먹습니다.


저희는 목탄(charcoal)을 사용한 바베큐를 해요. 프로판 가스그릴도 많이들 쓰는데 그건 바베큐 특유의 훈제같은 향이 약해서 저희는 목탄을 선호합니다. 미국에서 많이 구워 먹는 것으로는 핫도그, 햄버거, 닭, 소고기 스테이크 등이고, 한국 고기음식도 바베큐에 딱이라서 다 맛있게 구워 먹을 수 있지요. 그러고 보면 한국 고기음식은 바베큐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멋진 조상님들~ ^^

 

미국에서 보면 바베큐는 대부분 남자들이 요리하기를 즐기더군요. 평소 음식을 하지 않는 간 큰 남푠들/남친들조차 바베큐만은 자기가 한다고 그럽니다. 남자들이 불장난에 대한 그 강렬한 추억이 남아 있어서 인지, 아님 강한 불의 화기를 느끼면서 남성다움을 즐기는 지 아무튼 바베큐는 다 자기들 차지라고 해요. 아내의 눈에는 불 옆에서 열심히 구워대는 남푠이 아주 귀엽긴 합니다. 내 남자가 바베큐하고 있는 모습도 상당히 매력적이예요~ ^^


고기굽는 내 남자의 활활타는 뜨거운 저 매력~.

난 네게 반했어!

 

 

여기서 잠깐!

남자들은 어른이 되어도 아이같다고도 말하곤 하죠. 그럼 오늘 주제 바베큐와 맞춰 질문하나 나갑니다.

성인남자와 어린 아이들의 공동점은 뭘까요?




저희는 먼저 핫도그를 구워 먹었습니다. 미국에서 핫도그는 보통 물에 우선 삶은 뒤 후라이팬에서 살짝 볶거나, 바베큐로 불 위에서 구워서 bun이라고 부르는 빵에 싸서 먹지요. 둘다 맛있긴 한데 불에 구워 먹는게 더 맛있어요. 그런데 뭐든 구워 먹으면 다이옥신 문제가 걸리긴 합니다. 하지만 핫도그 자체가 뭐 정크푸드고 어쩌다 이렇게 구워서 먹는 거니까 미친듯 따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아래는 핫도그 바베큐를 위해 대기 중인 분들의 자태입니다.




탄산음료도 박스로 세일이라서 핫도그 바베큐랑 함께 하려고 사왔습니다. 아이들은 환타로 마실 것이고 남푠이랑 저는 콜라를 마실 거예요. 저는 펩시콜라는 펩시만 취급하는 식당에 가지 않는 이상 찾아서 마시지는 않아요. 뭐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코카콜라만 마십니다. 다음달에 브라질 월드컵이라고 콜라캔에 월드컵 디자인이 되어 있네요. 저는 세월호 참사도 있고, 그 전부터 월드컵 FIFA와 올림픽 IOC가 상당히 부패했다고 믿기에 월드컵과 올림픽은 보이콧하고 있어요. 그래서 브라질에서 월드컵을 하든 안하든 관심은 없습니다.




핫도그를 구우니까 아이들 4명 각자 핫도그 번에 끼워 취향에 맞춰 해서 먹습니다. 핫도그만 끼워먹는 것은 보통 막둥이 네째의 방식이고, 나머지 아이들은 거기에 케첩이나 머스타드 소스 또는 렐리쉬를 넣어서 먹습니다.




아이들이 가져 갔으니까 남푠도 알아서 해 먹으라고 하고 저도 제 것의 조제에 들어갑니다. 저는 이것저것 엄청 많이 넣어서 먹는 걸 좋아해요. 손으로 잡고 먹을 수 없을 정도로요. 그래서 포크와 나이프로 잘라가며 먹는다는... 많이 팍팍 넣으니까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요. ^^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이런 모습...




핫도그와 탄산음료는 찰떡궁합. 저는 콜라를 마십니다. 한 캔은 너무 많아서 남푠이랑 나눠 마셨어요.




핫도그를 먹으면서 한편에서는 닭 바베큐 준비를 합니다. 큰 냄비 하나에 양념한 닭을 재워 뒀어요. 바베큐 양념은 바베큐 양념 시판제품에 케첩을 더 추가했습니다. 맛~ 좋아요. ^^




위 양념된 닭을 바베큐한 1차 완성품 중 일부.




아이들은 정신없이 맛있다고 먹고 당연히 저랑 남푠도 열심히 먹어 줬어요. 바베큐를 하면 특유의 구운 향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그래서들 자꾸 구워 먹는 거겠지요. 잘 구워진 닭 바베큐를 먹다 보니까 맥주가 또 땡기네요. 한 캔 꺼내서 마십니다.




위 맥주는 제가 즐겨 마시는 위스칸신 밀워키에서 만든 맥주입니다. 유명 브랜드는 아닌데 가격도 저렴하고 뒷맛이 깔끔해요. 그래서 제가 즐깁니다. 지난 3월 17일 성 패트릭의 날 바로 전에도 12캔짜리 포장으로 사와서 2달동안 천천히 마셨어요. 어제 다시 맥주 12캔짜리 사왔으니까 또 다음 2달동안 마시게 될 겁니다. 이번에도 캔 하나 열고 1/3정도 마신 뒤 냉장고에 다시 넣었어요. 요즘은 쉽게 취하고 게다가 배가 금방 불러져서 맥주 한 캔 다 마시기가 힘드네요. 맥주의 시원한 느낌과 약간 알딸딸 기분만 즐기니까 조금만 마시고 생각날 때 다시 꺼내서 홀짝거리면 돼요.


바베큐를 한번 시작하면 불이 죽을 때까지 쓰는 것이 좋은 관계로 닭을 다 구운 다음 감자도 구워볼까 합니다. 옥수수를 구우려고 했는데 어제 마트 옥수수가 별로더군요. 그래서 옥수수 없이 감자로만 결정. 그런데 벌써 핫도그와 닭을 4~5시간동안 여러번 천천히 구워서 조금씩 계속 먹었더니 감자가 들어갈 배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감자는 식어도 맛있으니까 별 문제는 없을 듯 하구요. 아이들은 배가 충분히 부른지 나가서 놀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남푠과 저는 불의 화신이 되어 바베큐 불을 지키고 아이들은 정원 놀이터로 나가서 동네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고 있습니다.




바베큐를 해먹는 건 재밌긴 해요. 남푠은 불장난할 수 있어서 좋고, 아이들은 불구경해서 좋고, 저는 맛있는 것 먹어서 또 좋구요. 또 시간상 천천히 오랫동안 이것저것 구워서 먹을 수 있으니까 우선 먹고 배를 채운 아이들은 나가서 친구들이랑 두어시간 신나게 놀다가 돌아와 또 먹으면 되니까 부모로서는 바베큐가 오히려 편하죠.


저희는 이렇게 놀고 먹고 불장난/불구경도 하면서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 타 지역에서는 이제 본격적인 바베큐철이 돌아 왔겠지만 피닉스에서는 곧 바베큐 쫑을 내야 할 것 같아요. 벌써 꽤 더워졌고 점차 본격적으로 더 더워질 것이라서 피닉스 여름에는 바베큐하기 정말 힘들거든요. 하지만 이번 연휴 잘 놀고 먹었으니 여름동안 바베큐를 하지 않더라도 아쉬울 건 하나도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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