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 피닉스 꼬마 음악대

주말이니까 저도 쉬고 남편도 쉬고 아이들도 쉬고. 이러면서 한가롭게 토요일을 보내고 있어요. 그런데 아침부터 거실 저쪽이 상당히 꽤 시끄럽습니다. 아이들 네 명 중에서 세 녀석들이 모여서 노래를 신나게 부르고 있는데... 세명 모두 각각의 개성을 살린 노래를 부르는 관계로 솔직히 화음은 잘 맞지 않았어요. 그래도 귀여워서 가봤죠.

 

제가 가서 보니까 더 신이 나서 엄마를 위해 다른 노래로 다시 부르겠답니다. 곡은 "Let It Go". "겨울왕국"의 강풍이 지난 지가 1년도 지났는데 아직도 아이들에게는 강렬하게 남아있어요.

 

(이미지 출처: Disney)

 

첫째는 자기가 좀 커서 그런지 이 음악대에 끼지 않았어요. 둘째, 셋째, 넷째 막둥이만 함께하는 음악대입니다. 저도 앉았고 이제 "Let It Go"를 본격적으로 부를 준비가 다 된 것 같은데 셋째가 갑자기, "잠깐!" 그러면서 뭔가 준비가 다 되어 있지 않대요. 셋째 말로는 관객이 아직 충분히 모이지 않았답니다."Ladies and gentlemen, boys and girls" 이러고 시작해야 하는데 관객 중 신사분이 없다는 거죠.

 

부랴부랴 2층 자기들 방으로 달려가서 친구 하나를 더 데리고 내려 옵니다. 데리고 내려온 친구는 아래 사진 속 3번. 사자 인형이에요. 이 인형 이름은 생긴 것 그대로 사자란 뜻의 리오 (Leo)예요.

 

 

가만있자... 솔직히 제 눈에는 1번도 신사로 보여요. 1번은 강아지 인형인데 회색과 흰색으로 덮여 있어서 그 색 때문에 아이들은 실버 (Silver)라고 이름 붙였어요. 그런데 1번은 외모와 달리 어린 소녀라네요. '헐~! 어딜 봐서 어린 소녀라는 게야???' 제 눈에 1번은 총각 내지 아저씨로 보인다는... 아주 선심 쓰면 10대 소년까진 봐줄 수 있어요. 하지만 요런 생각을 아이들에게는 말하지 않고 속으로만 간직했습니다.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2번의 이름은 생긴 거 그대로 타이그리스 (Tigress)예요. 드레스를 잘 차려 입고 공연감상을 위한 준비를 제일 제대로 한 듯합니다. 표정도 제일 진지한 것이 아주 맘에 듭니다. 4번은 아기 리오 (Baby Leo)예요. 웃는 모습이 귀여운 꼬마죠. 참, 타이그리스와 리오는 전에 "호랑이와 곶감" 공연에서 각 배역에 완전히 빙의된 미친 연기력으로 갈채를 받은 적이 있어요. 그 이야기가 궁금하면 아래 포스팅을 클릭.

 

 

엄마가 들려주는 전래동화 - 호랑이와 곶감

세째(만 7세)가 예전부터 늘 데리고 노는 짝꿍인형이 있어요. 이름은 타이그리스(Tigress). 이름에 별다른 뜻은 없고 그냥 단순히 암컷 호랑이란 뜻이예요. 세째가 타이그리스를 데리고 놀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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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Let It Go" 노래를 둘째, 셋째, 넷째가 신나게 부르는데 아주 귀여웠어요. 진지한 모습을 낼 수 있는 녀석들이 어찌나 이쁜지... 기분 좋게 감상했습니다. 감상을 마치고 한 30분쯤 지났는데 블로그에 글 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사진을 찍게 포즈를 부탁했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실제 음악대 연주 시 찍은 것이 아니라 나중에 연출한 사진이에요. ^^

 

사진을 찍겠다고 부탁했더니만 셋째랑 넷째 막둥만 신났어요. 둘째는 위층 자기 방에서 책 읽느라고 바빠서 엄마가 사진을 부탁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고요. 그래서 셋째와 막둥의 사진만 찍었습니다. 셋째랑 막둥이랑은 잘 치워 두었던 테니스 라켓과 소꿉장난 장난감을 다시 찾아서 가져옵니다. 사진 한번 찍으려고 했더니 갑자기 부산해졌어요. 흑흑.

 

셋째는 원래 서서 라켓으로 기타를 쳤었는데 사진 속의 자세로 바꿨습니다. 셋째 말로는 이게 사진에 더 잘 나온다나 어쩐다나... 아이공~! 셋째가 쇼맨쉽이 좀 있어요. 셋째가 친구 할머니나 동네 어른들 앞에서 자작곡을 부르고 그에 맞춰 춤을 추면서 동네 어른들 즐겁게 하고 그러거든요.

 

 

막둥이의 드럼 연주는 아까 음악대 연주시와 거의 같은 구성으로 이뤄졌습니다. 가장 원모습에 가깝게 복원한 것 같아요. 아주 열심히 두드리고 난리가 났습니다. 나중에는 드럼연주에 완전히 깊이 빠져서 손이 안 보일 정도로 빠르게 두드려 댑니다. 흑~!

 

 

이렇게 아이들 덕에 제가 무료공연도 거의 매일 감상하며 양질의 문화생활을 즐기며 삽니다. 아이들이 가끔 종이로 큰 보석알이 박힌 금반지며 목걸이도 만들어줘, 진짜 맛있는 파이도 만들어줘, 거기에 열정 넘치는 음악대 공연까지. 생각해 볼수록 저는 참 운이 좋은 것 같아요.

 

"겨울왕국" 삽입곡 중에서 아이들은 "Let It Go"나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를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귀엽고 순수한 눈사람 올라프의 "In Summer" 노래가 좋아요. 이 노라가 또 한 친절해서 여기 방문한 분들을 그냥 가게 할 수 없죠. 올라프의 "In Summer" 붙여 두었습니다. 이 포스팅을 떠나기 전 귀여운 올라프의 노래 들으시고 좋은 하루 되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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