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폴로(Marco Polo) - Netflix 시리즈

"마르코 폴로(Marco Polo)"는 요즘 제가 열심히 보고 있는 Netflix 시리즈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마르코 폴로(생몰: 1254년 ?~1324년)는 베네치아 무역상으로 아버지와 삼촌과 함께 실크로드를 거쳐 몽골(원나라)에까지 가서 살았다고 하죠. 당시의 절대강자였던 쿠빌라이 칸(Kublai Khan)을 만난 것뿐이 아니라 그의 최측근으로 몽골/원의 권력층으로 지냈다고 하구요. 오랜 몽골 생활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오고 싶어서 몇년에 걸친 여행을 하고 다시 이태리 베네치아로 돌아왔다는 그 마르코 폴로. 마르코 폴로가 중국으로 여행하고 겪었던 이야기들을 들은 루스티켈로(Rustichello da Pisa)가 정리해서 쓴 기행문이 바로 "동방견문록"입니다.



마르코 폴로 Netflix 시리즈



당시에도 동쪽으로 동쪽으로 가서 중국에 갔었던 유럽인들도 있긴 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상세한 기록을 남긴 것은 마르코 폴로가 처음이였던 것 같구요. 게다가 마르코 폴로는 당시 유럽에까지 두려움을 떨게 했던 몽골의 절대권력자 쿠빌라이 칸의 측근으로 중국에서 생활을 했다니까 더 놀라웠지요. 또 마르코 폴로가 전해주는 동방의 여러 이야기들은 유럽인들에게 신기함과 이국적인 상상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구요. 너무 신기하고 진기한 이야기들이라서 마르코 폴로가 이 중국으로의 여행 및 생활담을 이야기 했을 때 다들 거짓말쟁이에 미쳤다고 마르코 폴로를 손가락질했습니다. 마르코 폴로는 자기는 거짓말쟁이가 아니라고 죽을때까지 말했구요. 그래서 여기까지 보면 마르코 폴로의 몽골 생활이 거짓이 아닌 것 같은데, 또 요즘은 동방견문록 내용을 근거로 마르코 폴로가 몽골에 갔다는 것은 거짓이라는 주장도 있더군요. 그 주장에 대해서는 직접 찾아 보시구요. 아무튼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은 유럽 탐험가 및 무역상들을 자극하기 충분했어요. 고로 이 책이 나중에 콜럼버스 같은 탐험가들에게 중국 직거래 무역로를 개척하는데 큰 동기부여를 했습니다.


마르코 폴로



쿠빌라이 칸



마르코 폴로의 여정



Netflix에서 비디오 스트리밍으로 시청할 수 있는 시리즈 "마르코 폴로(Marco Polo)"는 그 역사속의 마르코 폴로와 쿠빌라이 칸, 그리고 그 시대의 몽골과 남송의 이야기를 다룬 것입니다. 남송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양양(襄阳 또는 襄陽, Xiangyang)은 곧 함락되고 남송은 이후 몇년 안에 멸망으로 치달을 거예요. 제가 그걸 어떻게 아냐구요? 역사에 그렇게 기록되어 있거든요. ^^ 남송은 양양에서 1267년~1273년까지 몽골의 공격을 막아냈어요. 그리고 그 이전 30 여년 동안에도 남송은 계속 몽골의 공격을 막아 왔었구요. 하지만 1273년 양양에서의 패배는 남송의 멸망에 정점을 찍었습니다. 몽골의 공격을 막아낸 것은 남송 재상 가사도(賈似道, Jia Sidao)의 역할이 지대했습니다. 하지만 가사도의 독재정치가 한편으로 남송의 멸망을 앞당기기도 한 듯 합니다.


1267년~1273년 이 기간동안 남송이 양양에서 몽골을 막은 것을 중국어로는 襄陽之戰 또는 襄阳之战, 한국어로는 양양 공방전, 영어로는 Battle of Xiangyang이라고 하더군요. "마르코 폴로" 시리즈에서는 중국어 인물명과 지명을 영어권에서 쓰는 것을 따릅니다. 몽골을 막아냈던 도시 襄阳을 한국어로는 양양으로 읽지만 영어로는 Xiangyang, 즉 쉬앵앵 또는 쉥양 뭐 이거 비슷하게 읽습니다. 그래서 이 포스팅 쓴다고 영어로 된 일부 인물명과 지명을 한국어로 찾느라고 시간 좀 썼어요. 스스로 장해서 어깨를 토닥토닥.




주요 등장인물이자 주인공은 마르코 폴로입니다. (너무 당연한가?) 마르코 폴로역의 Lorenzo Richelmy는 진짜 이태리 배우군요. 사실감 있습니다. ^^ 쿠빌라이 칸역의 Benedict Wong은 영국 배우예요. 제가 전에 영국 코미디 TV 시리즈 "The IT Crowd"의 한 에피소드에서 이분을 봤었거든요. "마르코 폴로"를 보면서 어디서 봤는데 하고 계속 머릿속에 남았는데 나중에 생각났어요. 쿠빌라이 칸 역을 소화하기 위해서 살을 많이 찌우셨네요. 여기서 몽골 공주 여전사 Khutulun 역의 배우가 Claudia Kim이라서 혹시 한국분인가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역시나... 한국 이름이 수현으로 한국분이군요. Khutulun 배역은 아주 개성이 강한 역할입니다. 그러고 보니까 Khutulun의 아버지이자 쿠빌라이 칸의 사촌으로 나오는 Kaidu도 한국계 배우 Rick Yune이 맡았습니다.


Kaidu역의 Rick Yune



Khutulun역의 수현(Claudia Kim)

한국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해서 제겐 낯선 얼굴이지만 한국분들은 잘 아실 것 같아요.



현재 에피소드 8까지 봤는데 지금까지 눈에 거슬릴 정도의 비정상적인 인물은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게 바로 남송의 재상 가사도(Jia Sidao, Chin Han 분). "마르코 폴로" 시리즈에서 가사도는 사이코끼 충만한 진짜 똘아이입니다. 실제 역사에서도 이 사람 때문에 남송 내부분열이 생긴 듯한데, 이 시리즈에서는 몽골 침입의 공포를 이용해 권력을 유지합니다. 그래서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남송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지요. "마르코 폴로"에서 가사도의 똘기가 정말 잘 표현되고 있어서 제가 진짜 그의 처절한 인생의 끝을 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제가 지금 그의 끝을 보고자 벼르고 있음.




"마르코 폴로" 시리즈에서 마르코 폴로는 유럽인으로서 쿠빌라이 칸 하의 몽골에서 대단한 활약상을 보입니다. 제가 동방견문록을 읽지 않아서 확실한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그 여행담에 살을 많이 붙인 것 같아요. 하긴 이건 흥미를 주는 시리즈물이지 다큐멘터리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몽골 권력층의 모습을 너무 역사와 다르게 판타지화해서 그린 것 같진 않습니다.


시즌 1은 10 에피소드까지 있는데 Netflix에서는 10 에피소드 모두 비디오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리즈물은 아이들에게 부적절한 장면들이 나와서 아이들이 보는 것이 아니예요. 그래서 아이들 재워놓고 보느라고 남편이랑 둘이 휴일 밤늦게 한번에 2~3 에피소드씩 보고 있죠. 시리즈물 보느라고 밤을 잊은 부부입니다. 큭~!


"마르코 폴로"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스케일도 좋고 이야기 구성도 잘 짜여져 있지만, 연출이나 연기가 한국 및 중국 사극처럼 작위적이지 않아요. 한국 사극을 보면 실제로 저리 말했을까 생각이 들정도로 소리를 지르는 연극적 연출 및 연기를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중국 사극도 어쩌다 한번씩 인터넷을 통해 볼 때가 있는데 여기도 연기가 과장한 제스쳐와 목소리등으로 연극적인 경우가 많더라구요. 하지만 "마르코 폴로"에서 보여주는 이 사극(시대극)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좋습니다. 대사는 모두 영어로 처리되고 있지만 그저 지극히 동양적인 상황들과 어울려 자연스러워요.


저랑 남편은 이 시리즈가 좋다고 평가하는데 비평가들은 좋지 않은 평점을 줬더군요. 그런데 Netflix 시청자들은 또 좋은 평점을 줬어요. Netflix 대부분 시청자들은 저희랑 취향이 비슷한가 봐요. Netflix야 회원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시리즈가 좋은 것이지 비평가가 좋아하는 게 중요한 건 아니지요. 시청자 반응이 좋아서 그런지 시즌 2는 이미 주문이 된 상태라고 합니다. 저랑 남편은 시즌 1의 10 에피소드 중 8번째 에피소드까지 봤지만 시즌 2가 나오면 계속 연결해서 볼꺼예요.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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