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해주는 엄마의 이야기 한마당 - 엄마가 신났다!

저는 아이들하고 공부하면서 뭔가 말하고 싶은 주제나 재밌는 부분이 있으면 추가 이야기를 해줍니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도 교과서 내용 외에 선생님께서 번외로 해주는 이야기들이 더 재밌잖아요. 저도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걸 좋아해요.

 

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주제들끼리 얽히고설켜 계속 줄줄이 사탕으로 또 다른 이야기가 튀어나와 제가 더 신나기도 하고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거기에 제가 살아오면서 느낀 것이나 경험에 대해서도 살을 붙어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저는 부모로서 인생에서 자기가 겪고 느낀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늘 셋째랑 공부하다가 cane이란 단어가 있었어요. Cane은 지팡이를 부르는 단어구요. 그런데 스펠링은 다르지만 같은 발음인 Cain이 또 있어요. Cain의 경우는 사람 이름인데 구약성경 창세기에 등장하죠. 성경에 등장하는 최초의 살인자, 그것도 동생 아벨을 죽인 그 카인입니다. 영어로는 Cain 해서 케인이라고 부르고요.

 

셋째와 cane으로 시작된 저의 이야기는 첫째와 둘째까지 함께 불러 Cain으로 넘어가고, 그러다가 창세기 천지창조 -> 아담 & 이브 -> 선악과.... 하더니, 세월을 막 뛰어넘어 어쩌다가 페미니즘 및 현대여성의 사회적 위치까지 나갔어요. 저도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넘어갔는지 잘 모르겠어요. 큭큭. 이야기 한번 시작하면 제가 제 흥에 막 빠지거든요.

 

(이미지 출처: pixabay.com)
카인과 아벨의 그 비극적 장면 (작가: 루벤스, 1608-1609년 경 작품)

 

한 30분 동안 축약적으로 제가 신나서 이야기를 줄줄이 풀었는데 듣고 있던 세 아이들 중에서 첫째가 나중에 웃음을 참지 못하더군요.

 

: 엄마 이야기 중에 어떤 부분이 그렇게 재밌니?

첫째: 엄마가 cane에서 시작했는데 창세기로 넘어가더니 나중에는 어떻게 페미니즘까지 내려갔는지 그게 너무 재밌어요

나: 엄마가 아는 게 많아서... 자꾸 줄줄이 나오는 걸 어떡하니. 그리고 너희들이 꼭 알아야 할 부분들이라고 생각하니까.

 

이렇게 재미로 술술 풀어가는 이야기지만 아이들 세 명이 다 듣고 있었기에 교재를 읽는 것 같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관련 책을 읽거나, 시청각 자료를 보게 되면 제가 한 이야기들이 머리 한 구석에서 떠오를 거예요. 그럼 더 연결고리를 찾으며 이해하기 쉬울 거고요. 아님, 적어도 "아, 엄마가 그때 해주신 이야기가 이것과 관계가 있는 거구나!"까지는 기억하겠죠. 그럼 제 이야기 한마당은 성공한 셈이에요.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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