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신 - 멋진 슈퍼갑 계약직 미스 김

우울한 뉴스가 많이 있을 때는 TV 드라마 마저 우울하면 더 우울해지지요. 이럴 때는 재미있는 코미디가 좋은데 요즘 한국 드라마 중 재미와 사회풍자가 잘 섞인 드라마들이 있어서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제가 신나게 보고 있는 것은 직장의 신내 연애의 모든 것입니다. 둘 다 바보같이 억지로 웃기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막장도 없고 해서 즐겁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사회풍자도 대단해서 보고 나서 바보가 된 느낌도 덜 하구요.

 

 

직장의 신에서 미스 김(김혜수 분)은 정말 만능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가치를 안다는 것입니다. 진짜 슈퍼갑 계약직이더군요. 계약직의 불안정한 위치를 역발생해서 회사의 노예가 아닌 계약된 시간동안 그 만큼만 딱 일해주고 미련없이 떠나는 모습이 통쾌합니다. 초과근무나 계약서상 없는 업무를 할 때 꼭꼭 받아내는 추가수당 및 업무수당을 보면서 내 시간은 곧 돈이다. 내 시간을 쓰려면 적절한 지불을 하라!는 미스 김의 합리적인 철학이 보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이렇게 할 수있는 분들은 아주 적을 겁니다이런 당당함은 우선 안정적인 거주지가 있어야 하고 융자 또는 딸린 식구가 없어야 가능한데 이 카테고리에 다 부합되는 경우가 거의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이 드라마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한 현실에 마음 아프기도 하구요.

 

 

미스 김 같이 자신의 가치를 알고 그 가치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려면 사회 초년생 또는 새로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쉽게 자립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주택가격 안정과 합리적인 월세제도 등이 있어 혼자 시작하더라도 큰 부담이 없는 거주지의 안정성이 이뤄져야 하지요. 그리고 식료품비, 교통비, 전기비, 수도비 등 기본적인 생활비가 높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고용시장 안정과 노동환경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한국 노동시장의 파이는 일정해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들끼리 나눠가져야 하는데 자꾸 다른 사람들까지도 들어와 나눠 먹게 되면 나눠지는 파이의 양(일자리와 급여)은 점점 적어지게 됩니다. 또한 파이를 나눠 주는 사람의 횡포(열악한 노동환경)도 더 심하게 되구요.

 

 

미스 김 같은 사람은 기업입장에서 필요하기도 하고 절대 필요하지 않기도 합니다. 능력면에서는 정말 구미 당기지만 저 당당함이 다른 직원들에게도 퍼지면 일시키기가 힘들어지니까요. 혹시나 미스 김 같은 직원이 주위에 있다면 일이 남았는데 왜 칼퇴근하는 거야? 왜 초과수당을 저렇게 많이 받는 거지? 어떻게 저렇게 버릇없이 상사에게 당당한 거야? 등등의 부정적인 비난보다 저렇게 행동하는 것이 원래 맞다는 걸 깨달아야 합니다. 미스 김 같은 사람들이 많아야 노동환경이 개선되겠지요.

 

더 많은 미스 김이 나올 수 있는 한국의 노동환경이 되길 바랍니다...

 

♣ 위 사진은 다음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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