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것이 먹고 싶은 아이들 만족 시키기

제 아이들은 요리경쟁 프로그램인 "마스터셰프(MasterChef)"를 정말 좋아해요. 대단한 팬들인데 특히 만 4살 막둥 네째가 제일 왕팬이예요. 일주일 내내 월요일 7시가 되기만 손꼽아 기다립니다. 막둥이는 진짜 하루하루 손꼽아 세고 있어요. 미국에서는 Fox TV에서 월요일에 본방송을, 금요일에 재방송을 합니다. 그래서 월요일에는 식구 모두 저녁 먹고 7시가 되기만을 기다립니다.


월요일이였던 어제 "마스터셰프"에서는 경쟁자들이 빨강과 파랑 두 팀으로 나뉘어 사랑을 주제로 한 로맨틱 메뉴 도전을 했어요. 두 팀 중 한 팀은 이 도전에서 졌고, 진 팀 구성원 모두는 압박 테스트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주어진 시간 안에 심판들이 준 과제에 따라 음식을 만드는 Pressure Test를 치루게 되었죠. 이 Pressure Test에서 제일 제대로 못 만든 사람이 탈락자가 되게 됩니다. 어제 Pressure Test의 과제는 초콜릿 트러플(chocolate truffles)의 9개짜리 한 상자를 만드는 것이였습니다. 이 테스트 결과로 한 사람은 이 경쟁에서 탈락되어 집으로 갔습니다. 누가 탈락자인지는 스포일러기에 비밀. 그런데 TV에서 초콜릿 트러플을 보더니 둘째가 초콜릿이 먹고 싶다고 합니다. 녀석이 요즘 한창 크는지 고칼로리 음식을 찾더라구요. 둘째는 많이 먹어도 말라서 고칼로리를 먹는다고 해도 그렇게 걱정은 되지 않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밤에 나가서 초콜릿 사오긴 귀찮고 해서 내일 낮에 사주는 것으로 약속을 했지요.


초콜릿 트러플 (사진출처: Google Images)



드디어 새날이 밝고 초콜릿 사준다는 약속은 지켜야 하는 관계로 장보기겸해서 나갔습니다. 미국은 뉴욕시나 일부 도시를 빼고는 팬시한 베이커리 전문점이 별로 없어요. 대부분 집에서 직접 만들든지 그냥 마트에서 장보는 김에 사다가 먹는 거죠. 그런데 마트에서 파는 베이커리, 초콜릿 제품은 한국이나 일본식 팬시하고는 좀 거리가 멉니다. 미국 마트식으로 만들어서 한국이나 일본에서 팔면 그 가게는 몇달 안에 문을 닫아야 할 거예요. 그리고 미국 것은 너무 단데다가 한국 및 일본 것과 비교해서 맛도 그럭저럭이구요. 이런 이유로 팬시한 초콜릿 트러플 대신 미국에서 너무나 보편적인 허쉬(Hershey's) 초콜릿으로 초콜릿 땡김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허쉬 초콜릿만 사들고 오면 좀 아쉬우니까 바나나 견과류 덩어리 케이크(Banana Nut loaf cake, 이하 덩어리 케이크)도 하나 척 넣고 또 순수 정크푸드인 버터핑거(Butterfinger)도 넣었어요. 저희 동네 마트의 과자나 케이크류는 너무 달아서 정말 안좋아하는데 이 덩어리 케이크류는 그렇게 달지 않아요. 다만 버터(또는 마가린)를 많이 넣어서 기름기는 좀 많이 있지만요. 그래도 맛있는 편입니다. 첫째가 덩어리 케이크를 또 그렇게 먹고 싶다고 하니까 들고 와야지요. 버터핑거는 세째가 먹고 싶다고 해서 넣었어요. 막둥이는 초콜릿, 덩어리 케이크, 버터핑거를 보더니 그냥 좋아서 입이 쩌~억! 더이상 뭘 더 원하지도 않더군요. 아이들도 가끔 이런 단 것을 즐기는 재미가 있긴 있어야죠.




그런데 버터핑거같은 초콜릿 캔디류의 크기가 지난 10 여년 사이 정말 눈물나게 작아졌어요. 한 7년 전만해도 저 크기의 3배가 $1.00(약 1,100원)였다는 사실. 그런데 지금은 이전 크기의 1/3인 것이 $1.00예요. 저희야 자주 사먹지는 않지만 가격이 이렇게 많이 오르니까 기분은 좋지 않네요. 그런데 혹자는 이렇게 가격이 높아지만 정크푸드를 덜 먹는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요. 정크푸드 많이 먹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소득층입니다. 그런데 이 정크푸드라는 게 중독성이 강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가격이 오르면 오른대로 또 그만큼 돈을 더 내고 사먹거든요. 저소득층 경우는 사는게 빠듯해 일하느라 바빠서 제대로 차린 음식을 할 시간도 별로 없구요. 따라서 정크푸드 가격을 올리게 하는 정책은 대부분 저소득층을 더 가난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건 담배세도 마찬가지구요. 고소득층은 이런 정크푸드를 많이 먹지도 않고, 또 담배도 그다지 많이 피우는 편이 아닙니다. 설사 고소득층이 이것들을 즐긴다 해도 고소득층이 이런 음식과 담배에 쓰는 비용과 저소득층이 쓰는 비용은 수입대비 비율상 엄청난 차이가 있구요. 그래서 이런 정크푸드류나 담배세의 상승은 저소득층에게는 생활비 상승의 직격탄이 됩니다.




허쉬 초콜릿은 세월이 지나도 그 크기는 거의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맛은 점점 달아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 다크 초콜릿으로 파는 것이 예전 밀크 초콜릿 정도인 것 같고 밀크 초콜릿은 더 달아지고 연해진 느낌이예요. 아마도 가격 상승을 초콜릿을 덜 넣는 이런 식으로 무마한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이건 제 개인적인 느낌이니까 확인하긴 좀 어렵구요. 초콜릿을 먹으려고 포장을 뜯었더니만 더운 밖에서 지금 들고 들어와서 그런지 약간 말랑말랑 느낌이예요. 그래서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초콜릿은 좀 단단하게 느껴지고 입안에서 녹아야 맛있죠. 이따 좀 단단해지면 먹어야 겠어요.




아이들은 덩어리 케이크 2조각씩 가져가고 저는 1조각 가져다가 우유 한잔과 함께 먹었습니다. 저한테는 간단한 점심으로 딱이네요. 그런데 첫째가 버터핑거 하나도 먹으라고 놓고 갔습니다. 엄마를 아낄 줄도 알고, 장한 녀석! 버터핑거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쩌다 한번이니까 먹어 줬지요. 그런데 역시나 달아요~ 제 취향은 절대 아니네요. 다음에는 피해야겠어요.


아이들은 2조각씩


우유 한 잔과 함께 덩어리 케이크 1 조각 + 버터핑거 조그만 녀석 - 제 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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