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산책, 그리고 달과 고양이 "더 후드"

저녁 먹고 나서 아이들이랑 종종 밤산책을 해요. 얼마 전 얼핏 보니까 한국 드라마에 "밤을 걷는 선비"가 있던데, 울동네에는 밤선비는 없고 밤산책만 있습니다.

 

사진을 정리하다가 지난 추석날 전날인 9월 26일에 밤산책을 하면서 재미 삼아 찍은 "거의" 보름달 사진이 있어서 몇 장 올려 봐요. 추석 당일이었던 9월 27일은 피닉스를 비롯 미국에서 개기월식이 관찰되었던 관계로 일식이 시작된 상태에서 달이 떴었죠. 그래서 보름달 사진은 못 찍었어요. 보름달은 개기월식이 다 끝난 밤 10시 30분 인경에 얼굴을 비췄는데 저는 졸려서 그전에 잤답니다.

 

예전에도 여러차례 말한 적이 있지만 그냥 똑딱 찍은 사진이기 때문에 "거의" 보름달이 멋지게 나오고 그런 것 없습니다. 그냥 밤하늘에 전등 하나 켜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밤산책의 증거로...

 

 

밤산책을 나가면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동네 고양이 더 후드가 울가족을 기다리고 있어요. 제 아이들이 이쁘다고 쓰다듬어 주는 걸 하루 일상 중 음식 먹는 것 다음으로 좋아하는 녀석이거든요.

 

"거의" 보름달이지만 휘영청 밝아서 그런지 달도 구경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도 갖고. 녀석이 팔자가 늘어졌답니다. 더 후드가 행복해 보여서 우리도 아주 좋아요.

 

더 후드는 자기 구역을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저희랑 함께 산책하는 걸 좋아해요.

 

 

더 후드는 낮에 보면 이렇게 생겼어요. 잘 생긴 녀석인데 위 사진들은 밤에 찍었고, 또 더 후드 위에서 찍어서 사진발이 영... ㅠㅠ

 

 

제가 "거의" 보름달 사진을 찍고 있는데 제 다리를 쓱 스치고 지나가는 우리의 더 후드. 그래서 제가 깜딱 놀랐잖아요. 더 후드가 놀래켜서 그때 찍은 사진의 결과는 이것이랍니다.

 

 

이 무슨 UFO 신나락 까먹는 사진인지... 에공~ 그래도 광선을 막 쓩 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제가 늘 하는 말이 있는데 더 후드가 까먹었나 봐요. 좋으면 좋다고 말로 하란 말이야.

더 후드, 요~~~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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