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징 홉 (Raising Hope)
- 잡다한 연예부
- 2010. 11. 2. 12:51
“레이징 홉(Raising Hope)”요즘 제가 재밌게 보고 있는 폭스TV(Fox TV)의 코메디 드라마입니다. 제목대로 이름이 홉(Hope)인 아기를 키우는 이야기이지만 Raising Hope이란 말에는 희망을 키운다는 이중적인 뜻도 함께 포함되어 있지요.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6개월짜리 딸 홉을 기준으로 23살짜리 별 희망없이 사는 아빠 지미(Jimmy),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되어 23살짜리 아들과 친구같이 사는 39살인 할머니 버지니아(Virginia)/할아버지 버트(Burt),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머머(Maw Maw)라고 불리는 고조할머니, 그리고 홉 아빠가 은근히 짝사랑하는 마음착한 슈퍼점원 아가씨 사브리나(Sabrina)입니다. 이 드라마는 첫 파일럿 에피소드가 참 인상적이고 재밌었습니다. 어떻게 홉이 태어나게 되었는지 그 배경이 주제였지요.
홉의 엄마 루시(Lucy)는 아주 귀여운 여자이지만, 귀여운 얼굴로 사이코 행동을 하는 연쇄살인범입니다. 홉의 아빠가 어찌해 도와주게 되어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루시는 경찰에 잡혀 법원에서 사형구형을 받았습니다. 수감중에 임신을 알게 되어 교도소에서 홉을 출산했고, 홉이 생후 6개월이 되었을때 루시에 대한 사형이 집행되었지요. 그 과정이 상당히 재밌게 그려져 있습니다. 보다가 여러번 소리내서 웃게 되었지요.
홉의 엄마 루시가 사형당한 후, 아이를 포기하라는 홉 할머니 버지니아의 잔소리에도 굴하지 않고 홉을 키우기로 결심합니다. 아기 키우기에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니 모든 것이 엉망이고 엉성합니다. 그래서 재밌고 어떤때는 가슴이 찡~ 하지요. 홉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너무 젊어서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말이 이상합니다)는 말은 땍땍 거칠게 말해도 정말 잔정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좋았던 파일럿 에피소드후 연속나온 에피소드는 좀 스토리가 약해서 이 드라마가 곧 끝나는 거 아닌가 했는데 2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보여준 지난주 할로윈 특집은 가족의 의미를 느끼게 해줘 찡하더군요.
아들이 꼭 안아주는 게 너무 좋아서 할로윈만 되면 아들이 사탕타러 가는 길목에 숨어서 무서운 복장을 하고 아들을 겁준 뒤 집에 미리 도착해 무서워서 집으로 마구 달려오는 아들을 꼭 안아줬던 홉의 할아버지. 이젠 그 사탕타러 나갔던 아들이 아버지가 되어 어린 홉이 자기를 꼭 안으니까 자신의 아버지를 이해하고 그 안아주기의 중독성을 느끼게 되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저도 아이들이 키워보니까 아이들이 주는 사랑, 뽀뽀 그리고 꼭 안아주기는 정말 중독성이 강하더군요. 부모로서 홉 아빠와 홉 할아버지의 마음이 이해갑니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홉의 증조할머니, 그러니까 지미의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지미의 엄마 버지니아는 지금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그녀의 할머니(즉 지미의 증조할머니이자 홉의 고조할머니) 손에 컸지요. 홉의 엄마가 사형당하기 전 만든 딸을 위한 사이코적 황당한 비디오를 보고 가족간에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한가 논쟁을 하게 되지요. 버지니아는 자신의 엄마가 아프리카에 선교활동을 하다가 죽었다고 아들인 지미에게 예전부터 말했지만 뭔가 숨기는 게 있다고 느낀 지미는 할머니의 행적을 캐게 됩니다. 그 결과 지미는 왜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한지 알게 되지요.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따뜻한 가족애, 특히 할머니 머머의 버지니아 사랑이 계속 가슴을 따뜻하고 포근하게 하더군요. 보고 나서 남편과 이 내용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한동안 그 여운을 즐겼습니다. 가족끼리 이렇게 사랑하고 아낀다면 우선은 인생을 잘 살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러고보니 저도 지금 인생을 잘 살고있지 않나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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