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케이프 (The Cape)

NBC에서 1월 9일부터 시작한 새 드라마입니다. 처음 예고를 봤을 때는 무슨 짝퉁 베트맨인가 해서 별 관심이 없었는데, 별로 볼 것도 없고 해서 그냥 TV를 켜놨더니 상당히 재미있고 나름 흡입력이 있네요.

 

 

제가 본 것은 “더 케이프”의 파일럿 에피소드로 팜 시티(Palm City)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전직경찰 빈스 패러데이 Vince Faraday(데이빗 라이언즈, David Lyons 분)가 믿었던 동료에게 배신당하고 누명을 쓰게 된 후 부패한 경찰과 정부관료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기업화되어 있는 거대 범죄조직과 맞서 싸우는 영웅 “더 케이프”, 즉 망또인간으로 태어나게 된 배경과 계속될 활약상에 대한 근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시리즈를 보니까 약간 배트맨같이 우울하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하긴 거대 범죄조직과 싸우는 영웅의 이야기에서 우울성이 섞여있는 건 예상할 수 있는 설정이지요. 하지만 주인공을 구해주고 같이 지내게 되는 서커스 멤버들의 묘하면서도 코믹한 성격이 어우러져 인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여기서의 악한의 대부는 팜 시티 부패의 온상인 기업 아크(Ark)의 경영자 제임스 프레인 James Frain(피터 플레밍, Peter Fleming 분)으로 인간이 아닌 행동을 자행하지요. 그런데 왜 그가 인간이 아닌 행동을 하는지는 짐작할 만합니다. 이 시리즈를 보신 분은 “인간이 아닌 행동”이란 부분에서 그 의미를 아실 겁니다. 그는 범죄조직을 일망타진 하려는 경찰서장을 죽인 후 상황을 조작해 팜 시티 경찰의 민영화를 이루고 그의 회사 아크가 경찰의 모든 것을 관리하게 만듭니다. 시민들은 아크가 보호자인 줄 알지만 사실은 시민들의 모든 삶을 빼앗으려는 “무서운 손”인 셈이죠. 이 악당과 우리의 케이프의 대결이 기대됩니다.

 

파일럿 에피소드를 보니 사이파이(Syfy)의 “파이어플라이(Firefly)”와 이를 바탕으로한 영화 “서레니티(Serenity)”, 그리고 폭스(Fox) TV 시리즈인 “터미네이터:사라 코너 연대기(Terminator: The Sarah Connor Chronicles)”에서 예쁘지만 무서운 터미네이터 역을 맡았던 섬머 글라우(Summer Glau)가 정보 분석자이자 케이프의 조력자 오웰(Orwell)로 분해 좋은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거기에 키이스 데이빗(Keith David)이 카니발 멤버의 우두머리 맥스 맬러니(Max Malini)로 나와 다른 서커스 멤버들과 코믹성을 더해주었지요. 주인공 빈스 패러데이의 아내 대나 패러데이(Dana Faraday)와 아들 트립(Trip)역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제가 NBC의 드라마의 경우 뭔가 약간 유치한 느낌이 들어서 드라마 자체가 원래 유치하고 재밌는 “척(Chuck)”을 제외하고는 잘 보지 않는데 “더 케이프”는 상당히 볼만하게 느껴집니다.

 

 

너무 많이 “더 케이프”에 대한 내용을 여기에 적어 놓으면 스포일러가 되니까 이쯤에서 줄이고 적어도 제가 본 파일럿 에피소드만큼은 볼만했다는 건 말씀드리고 싶네요. 다음 에피소드를 방영하는 월요일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