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지 (Fringe)
- 잡다한 연예부
- 2011. 3. 28. 04:45
프린지(Fringe)는 현재 Fox TV에서 방영하는 드라마입니다. 미국에서는 한국에서 드라마라고 부르는 것들을 “쇼(show)”라고 많이 부르지만, 한국에서는 노래와 춤을 보여주거나 참가자들이 이러저러한 재능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만을 주로 “쇼(show)”라고 부르기에 저도 제 블로그에서 쇼 대신 드라마라고 부르겠습니다.
제 의견으로 프린지는 현재 미국의2010~2011년 시즌 중에서 최고의 작품입니다. X-파일(The X-Files)과 프린지의 팬인 저에게 있어서 20세기 말은 X-파일의 시대이고, 2008년 부터 시작한 프린지 덕분에 21세기 초는 프린지 시대입니다. :)
Fringe (사진출처: Fox TV)
이번이 프린지의 3번째 시즌인데, 지금까지 시즌 중에서 제일 나아보입니다. 이번 시즌의 경우에는 주인공 올리비아 던햄(Olivia Dunham)역을 맡은 호주 출신 애나 토브(Anna Torv)의 역량에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습니다.
애나 토브 Anna Torv (사진출처: Fox TV)
예전 “2010년 미국 드라마 시즌”이란 제목으로 올렸던 제 글에서 애나 토브가 Fox 미디어의 회장 루퍼트 머닥(Rupert Murdoch)의 조카뻘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는 걸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애나 토브는 머닥과 근 30년을 같이 살았던 둘째 부인 애나 마리아 토브 머닥 맨(Anna Maria Torv Murdoch Mann)의 친조카입니다. 조카인 프린지 배우 애나 토브와 머닥의 전처인 고모의 이름이 기본적으로 같습니다. 다만 고모의 이름은 결혼과 이혼 또 재혼으로 좀 길어진 것 뿐이지요. 루퍼트 머닥과 애나(배우 애나 토브의 고모)는 1999년 중국계 웬디 뎅(Wendi Deng) 때문에 31년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이혼을 했지요.
현재 80세인 머닥은 이혼 후 곧 웬디 뎅과 결혼을 해서 둘사이에 지금 9살과 7살짜리 딸들이 있습니다. 1968년 생으로 현재 42세인 웬디 뎅에 대해서 읽어 본 적이 있는데 가장 성공적이며 전형적인 골드 디거(gold digger)더군요. 골드 디깅(gold digging)하는 것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그녀의 이야기를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애나 토브의 이런 집안 배경 때문에 2008년에 Fox TV의 새 시리즈 “프린지”의 주인공이 애나 토브라고 했을때 전 고모부 뒷배경인가 해서 드라마의 완성도에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기우더군요. 애나 토브의 연기는 날이 갈수록 일취월장하고 너무 좋습니다. 이번 시즌 3의 경우에는 거의 애나 토브의 one-man show입니다.
우선 아주 비슷한 두 우주가 동시에 존재하는데 그 중 하나는 사라져야 하는 것이 프린지의 주요 주제입니다. 그래서 각 우주에 속해있는 특수요원들의 임무들이 막중하지요. 우리 우주에는 초자연적인 사건이나 과학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여러 사건들을 맡는 FBI 부서가 있는데 이를 “프린지”라 부릅니다. 이 부서는 FBI 팀이긴 하지만 국토안보위원회(Homeland Security)의 감독을 받고 있습니다.
다른 쪽 우주는 경찰국가로 모든 것이 다 감시되는 체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국토안보위원회(Homeland Security)산하에서 이런 초자연적이고 비 과학적인 현상들을 담당하는 부서를 운영하는데 이것이 같은 이름 “프린지” 부서입니다. 다른 쪽 우주에서는 비숍 박사(Dr. Bishop, John Noble 존 노블 분)가 아들 피터(Peter, Joshua Jackson 자슈아 잭슨 분)를 이쪽 우주의 비숍 박사에게 납치당한 후 국방장관이 되어 피도 눈물도 없이 이쪽 우주를 없애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더 심한 경찰국가가 되었지요.
Fringe (사진출처: Fox TV)
올리비아 던햄도 이쪽 우주와 그쪽 우주 두 명이 존재하는데, 성격이 정말 상이합니다. 이쪽 우주의 올리비아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새 아버지한테 많이 맞으면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우울한 내면이 있지요. 하지만 다른 쪽 우주의 올리비아는 어머니도 아직 살아있고 크면서 사랑도 많이 받아서인지 성격이 기본적으로 밝습니다. 그래서 같은 프린지 부서의 동료들도 아주 좋아하지요.
이 두 올리비아가 비숍 국방장관의 계략에 의해 뒤바뀌고 그로 인해 벌여지는 일들이 이번 시즌 초창기의 주 구성이였습니다. 애나 토브는 이 성격이 다른 두 올리비아를 정말 잘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어두운 올리비아와 밝은 올리비아를 연기할 때 정말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스타트렉(Star Trek) 시리즈 스팍(Spock)으로 유명한 리오나드 니모이(Leonard Nimoy)의 흉내까지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연기가 상당히 그럴 듯 해서 아주 놀라고 있지요.
이쪽 우주 비숍 박사의 옛 동료인 윌리엄 벨(리오나드 니모이 분)은 매시브 다이나믹(Massive Dynamic)이란 첨단기술 회사를 세워 미국 정부도 갖지 못한 많은 최첨단 기술과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즌 1에서는 이 회사가 참 사악하게 그려졌는데 이야기 구도를 이쪽 우주 vs. 저쪽 우주로 하느라고 매시브 다이나믹이 이제는 선한 회사로 변해버렸더군요. 저야 재미있으면 되니까 이 변화를 용서합니다. :)
매시브 다이나믹의 창립자 벨 박사는 이쪽 우주와 저쪽 우주를 오가며 저쪽 우주의 발달된 기술을 이용해 매시브 다이나믹을 발전시켜왔습니다. 지난 시즌 2에서 벨 박사는 저쪽 우주에 갔던 올리비아, 피터, 비숍 박사가 다시 이쪽 우주로 돌아오는 걸 돕다가 죽은 것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쪽 우주의 정신병력이 있으면서도 엉뚱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비숍 박사가 죽은 벨의 영혼을 다시 불러들였는데, 몸이 없으니 다른 사람의 몸을 빌리게 됩니다. 그게 올리비아의 몸이였지요.
그래서 애나 토브가 이제는 벨 박사의 영혼이 올리비아의 몸에 들어온 연기까지 하느라고 벨의 말투나 행동까지 흉내를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또 아주 잘 해내고 있군요. 마음에 꼭꼭꼭 드는 배우, 애나 토브. 전 이제 애나 토브의 팬입니다.
어떤 우주가 살아남고 어떤 우주가 영영 사라지는지 여부는 비숍 박사의 아들 피터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피터가 어느 하나 쉽게 선택하지 못할 상황이 생겨 많이 복잡해졌군요. 이야기가 점점 흥미로워집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 재밌고 신나는 드라마, “프린지”가 3주 동안 쉬고 다시 시작한다네요. 그리고 이번 시즌에 남은 에피소드도 4개 정도 밖에 없답니다. 아, 아쉬워라! 예고를 보니 3주 후에 새로 나오는 에피소드는 영화 “인셉션(Inception)”을 약간 패러디 한 것 같은 장면도 보이던데 기대가 됩니다.
한국에서 이 프린지를 보실 수 있다면 절대로 놓치지 마세요. 그리고 지금은 시즌 3를 방영하고 있지만, 시즌 2에서 영화 로보캅(Robocop)의 배우 피터 웰러(Peter Weller)가 펙 박사(Dr. Peck)로 출연했던 “하얀 튤립(White Tulip)”이란 부제의 에피소드도 참 좋았습니다. 이것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프린지의 에피스드 하나, 특히 잘 짜여진 에피소드는 원만한 영화 한 편보다 훨씬 더 낫습니다.
추가
오늘 글을 읽다가 우연히 발견했는데 애나 토브는 2008년 프린지 시즌 1에서 동료로 함께 출연했던 마크 밸리(Mark Valley)와 2008년 12월에 결혼했다는군요. 하지만 2010년부터 별거 중이랍니다. 마크 밸리가 연기한 존 스캇(John Scott)은 시즌 1 프린지에서 죽긴 했는데 뭔가 비밀이 있는 것으로 그리다가 은근슬쩍 끝이 확실하지 않은 채 프린지에서 퇴장했지요. 지금 마크 밸리는 Fox TV의 또 다른 드라마 “휴먼 타겟”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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