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ittle History of the World - 어린 독자를 위한 세계사 입문서

예술사가였던 Sir E. H. Gombrich가 쓴 A Little history of the World도 꽤 괜찮은 어린 독자들용 역사책입니다. 책이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쓰여져 있어서 세계사 입문용으로 적당해 보입니다. 이 책은 석기시대부터 제 2차 세계대전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출신 Gombrich경의 젊은 날, 비엔나에서 예술사를 공부를 마쳤는데 일자리가 마땅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이 때 어린이용 영어 역사책을 독일어로 번역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는데 그 책 내용이 부실해서 내가 이보다 더 잘 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래서 시작된 것이 A Little History of the World입니다.

 

이 책은 1936년 독일에서 Eine kurze Weltgeschichte für junge Leser (젊은 독자들을 위한 간단한 세계사)  타이틀로 독일어로 처음 출판되어 Gombrich경이 출판한 저서 중에서 유일한 독일어 책입니다. 나머지 저서는 다 영어로 출판되었구요. 이 책이 출판되자마자 상당한 인기를 얻게 되고 18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출판되게 됩니다.

 

그런데 나치가 독일에서 정권을 잡자 이 책이 너무 “평화주의자적”이란 이유로 출판을 금지시켰다고 합니다. 참 이유가 황당하지요. 어린 독자용 세계사 책인데 너무 “평화주의자적”이라서 금지라니~~ ㅠㅠ

 

Gombrich경은 1947년 영국 시민권을 따고 학술/저서활동의 대부분을 영국에서는 했는데 영국에서는 “Eine kurze Weltgeschichte für junge Leser ”의 영문 번역판을 2005년까지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2001Gombrich경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번역과 개정을 거의 다 하시고 돌아가신 후 비서와 손녀가 번역을 마무리해 “A Little History of the World”란 타이틀로 2005년에야 영어판이 출판되게 됩니다.

 

Gombrich경은 A Little History of the World뿐 아니라 그분의 전문 분야인 예술사 저서 The Story of Art로도 상당히 유명한 분입니다. 이 책은 3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는데 예술사(특히 시각예술사) 입문용으로 가장 좋은 책 중의 하나로 꼽힌다고 합니다.

 

 A Little History of the World는 시험을 보기 위해 배우는 역사 수험서가 아닙니다. 과거의 일들과 사건 중에서 현재 우리의 삶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들을 중심으로 이것들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중점을 두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옛날 이야기 읽듯이 읽으면서 그 먼 옛날의 일들이 신기하게도 현재의 내 생활과 연결되는 것을 찾아가며 읽는다면 재미있는 독서거리가 될 겁니다.

 

목판으로 인쇄된 삽화를 보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역사는 그 먼 옛날 일어난 지금과 상관없는 과거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과거는 계속 현재와 연결되고 현재 우리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크게는 과거 인류의 심각한 과오들 – 나치 홀로코스트, 일제 만행, 미국의 원주민 학살, 보스니아 인종청소 등등 (한국사에도 있지만 요즘 눈치가 보여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 에 대한 반성이나 작게는 자신과 가족이 현재 처한 사회적/경제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모두 이런 역사적 인식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이 책이 당장 대단한 역사적 인식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과 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역사 공부 첫발걸음이 되기에 좋은 입문서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국어로는 “곰브리치 세계사”로 번역되어 있으니 한국어판으로 읽어보셔도 좋을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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