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슈퍼영웅이 있어요!

피닉스의 열기가 쪼끔 가라앉았습니다. 오늘부터는 낮 최고기온이 112°F (44.4°C)로 내려서 많이 좋아졌네요. 한동안 날이 너무 더워서 집안에서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셋째와 넷째의 재롱이 참 재밌습니다.

 

얼마 전에 만 6세가 된 셋째는 아주 어릴 때부터 스스로를 슈퍼영웅 히나걸 (HeenaGirl)이라고 부르면서 노는 걸 좋아했습니다. 히나라는 이름에 별다른 특별한 의미는 없고 그저 그 소리가 좋아서 스스로를 그렇게 부릅니다.

 

오늘은 엄마가 악당이고 자기는 슈퍼영웅 히나걸, 그것도 히나걸 문 (HeenaGirl Moon)이랍니다. 저번에 세일러문 주제가 비디오를 보면서 제가 "세일러문!"하고 소리를 내며 그 특유의 동작을 했거든요. 셋째가 이걸 보고 나서 상당히 감명을 받았나 봅니다. 그래서 셋째가 이제 히나걸 무~운!이 되셨습니다.

 

세일러 문

 

셋째가 자기만 슈퍼영웅을 할 수 없다고 만 3살짜리 동생 넷째는 히나걸 썬 (HeenaGirl Sun)을 만들어줬습니다. 두 녀석이 앞에서 히나걸 무~운! 히나걸 써~언! 하고 소리치고 다니면 귀엽기도 하고, 한편 제 혼을 다 빼서 정신이 없기도 하네요.

 

누가 히나걸 무~운!이고 누가 히나걸 써~언!인고...

 

오늘은 제가 악당역할이라고 해서 한두번 무서운 얼굴을 짓고 "으~으~흐. 나는 무서운 악당이다~"하고 쫓아다녔어요. 두 녀석들이 더 신났습니다.

 

이중에서 백설공주 새엄마가 인물로는 제일 낫군요. 그럼 저는 백설공주 새엄마!

 

저에게 레이저 빔을 마구 쏘아 대고 이젠 무슨 파워 같은 것도 막 쏘아 댑니다. 얼굴표정을 보니 두 녀석이 사뭇 심각합니다. ㅠㅠ

취~~~ 치치치익, 러브 파워! 프렌드쉽 파워!

 

하두 "취~~~ 치치치익" 그래서 저도 한마디 하지요.

녀석들아, 자꾸 취~~~ 치치치익 하다가 오줌 싸겠다!

 

하지만 러브 파워는 계속 제게 날라 옵니다. 저는 외마디 비명을 지릅니다.

으악~ 악당 살려!  

 

셋째와 막둥 넷째는 이리 재롱을 떠는데 첫째와 둘째는 각각 컴퓨터 앞에 앉아 자기들 일에 바쁩니다. 첫째는 Java를 이용해 프로그래밍을 하느라 정신이 없고, 둘째는 쥬얼 퀘스트를 하느라 정신없습니다. 큰 녀석 둘은 한 30분 정도 더 놀게 하고 그만두라고 하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첫째는 이제 곧 만 11살이 되어서 그런지 예전 같은 재롱은 많이 줄었습니다. 대신 덩치가 저랑 비슷해서 같이 다니면 상당히 듬직합니다.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저와 발크기를 재면서 커가는 발을 자랑스러워하더니 이젠 제 발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발이 더 커지니까 이제는 아빠랑만 크기를 잽니다. 저 보고는 재보자고 하지도 않네요. 손가락도 더 길어져서 길이 재기 대상은 아빠로 전환된 지 오래입니다. ㅠㅠ

 

 

대신 곧 만 8세가 되는 둘째의 발크기와 손가락 길이재기가 본격화되었습니다. 발크기가 벌써 저와 비슷해지니까 엄청 뿌듯해하는 둘째. 요즘은 셋째도 저랑 발크기와 손가락 길이재기에 막 가세를 합니다.

야, 내가 뭐 실험용 쥐냐? 그래 너희들 손발 커서 좋겠다! 흥~

 

첫째와 둘째가 예전에 엄청 하던 재롱을 요즘은 덜 하는 것처럼, 셋째랑 넷째도 언젠가 저런 귀여운 재롱을 덜 하게 될 겁니다. 아이들 나이대별로 행동도 다르고 재롱도 다르니 지금 이 순간을 즐겨야겠지요.

 

엄마가 되어서 가장 행복하고 좋을 때는 바로 아이들의 재롱을 보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커가는 모습을 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 이미지 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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