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당 팁문화에 대해서
- 노라네 이야기
- 2014. 2. 13. 07:36
제가 며칠 전 식당 팁에 대해서 글을 올렸더니 미국 팁문화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더군요. 그래서 미국 팁문화(특히 식당 팁)에 대해 간단히 글을 올려 보겠습니다. 제가 예전에 호주, 유럽, 동남아를 배낭여행이나 출장 때문에 돌아다녀봤지만 그쪽 팁문화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릅니다. 배낭여행에서는 팁을 낼 만한 곳에 간 적이 없었고, 출장 때에는 수출하는 현지 거래처에서 거의 대접받는 분위기였거든요. 출장시 묵었던 호텔에서나 시트 갈아주고 방정리 해주는 게 고마워서 꼭 $1.00씩 남기곤 했지만요. 그래서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은 미국 팁문화입니다. 제가 프랑스분에게 들은 봐로는 유럽쪽에서도 팁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은 것 같던데 이건 건너 들은 이야기니까 유럽쪽 상황은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미국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웨이터/웨이트리스의 서비스를 받는 식당에서 식사하시면 팁을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게 올바른 매너라고 볼 수 있죠. 식당에서 서빙보시는 웨이터/웨이트리스의 급여가 너무 낮습니다. 그분들은 최저임금을 겨우 받든지 또는 최저임금 조차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즉, 손님이 남기는 팁이 주된 수입원이죠. 제가 식당을 운영한 적도 없고 서빙을 본 적도 없지만 이 관련 일이 힘든 신체적 노동력을 요구하는 직종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음식 나르고 접시 치우고 물 채워주고 또 손님이 요청하는 다른 것들을 하느라고 열심이라면 적절한 그 노동의 댓가를 지불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전에 댓글을 남겨 주신 분들 중에서 캐나다에서는 음식값의 10% 정도가 팁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캐나다쪽은 제가 모르겠어서 그런가 하겠는데, 미국은 음식값의 15~20%가 전통적인 팁 비율입니다. 하지만 뷔페의 경우는 음식을 손님이 직접 가져다 먹기 때문에 음식값의 10~12% 팁 비율이면 적당하구요. 어떤 분들은 뷔페는 팁을 안주기도 하시던데 뷔페에서도 서빙보시는 분들이 계속 접시를 치우고 물이나 음료를 채워 주기에 그에 상응하는 팁을 주시는 게 좋다고 봅니다. 하지만 손님이 직접 셀프 서비스를 하는 패스트푸드 식당이나 푸드코트의 경우에는 팁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식당마다 팁관리 방식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웨이터/웨이트리스끼리 팁을 모아서 나눠갖게 됩니다. 또 어떤 식당에서는 웨이터/웨이트리스뿐 아니라 주방에서 음식하는 분들 및 자잘한 다른 일들을 하는 분들도 함께 나눠 갖구요. 이때는 당연히 실제 서빙을 했던 웨이터/웨이트리스가 가져가는 비율이 가장 큽니다. 식당 주인의 경우는 주방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더라도 팁은 나눠가지 않는 것이 관례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색한 주인들은 또 자기 것도 달라고 하며 떼어 간다고도 하더군요. 벼룩의 간을 떼어먹는 듯한...
팁은 서비스 즉 봉사에 대한 가치를 고려해 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서비스가 적절하지 않거나 엉망이라고 여기면 팁을 주지 않고 다시는 그 식당에 가지 않으면 됩니다. 하지만 서비스가 적절했는데도 (일부러) 팁을 남기지 않는다면 이것은 알아두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팁을 주지 않고 나간 인색한 손님을 웨이터/웨이트리스들이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팁을 안주는 인색한 손님이 간 크게도 그 식당에 자주 찾아오면 주문한 음식 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는 아마도 주방장과 웨이터/웨이터리스들만 알지 않을까... 물론 이것은 제 생각입니다만... ^^
인색한 손님을 위한 맞춤형 음식! 더 짭짤하니 간이 맞을 것이다~~ 으흐흐흐
식사를 거의 마치면 웨이터/웨이트리스가 알아서 계산서를 가져다 줍니다. 그럼 계산서 총액를 보고 웨이터/웨트리스의 서비스를 고려해 15~20%(뷔페 10~12%)에서 남기시면 됩니다. 현금이 있으면 팁 금액만큼 테이블에 남기고 종이돈이라면 여기저기 펄럭거리지 않게 작은 접시나 커피잔 하나 살짝 올려두면 좋겠구요. 현금이 없다면 카드로 결제할 때 팁을 줘도 됩니다. 영수증에 서명할 때 보면 Tip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요. 영수증 Tip Amount에 팁 금액만큼 기입하고 총액 Total Amount를 팁 포함한 최종 총액으로 적어 주시면 됩니다. 그럼 처음에는 음식값만 빠져나가 있는데 며칠 후 팁이 포함된 총액으로 수정되어 카드에서 알아서 잘 빠져 나갑니다. 아주 간단하죠~ ♡♡♡
위 영수증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음식값이 $48.67 나왔는데 카드로 팁을 함께 계산하고 싶다면 Tip (Amount) 란에 팁 $8.00 써주고 Total (Amount) 란에 팁포함한 총액 $56.67을 쓰면 됩니다. 일부 식당에서는 손님의 팁계산을 돕기 위해서 위에서처럼 음식값의 15%, 18%, 20%에 해당하는 액수를 영수증에 자동으로 찍어줍니다. 그럼 그 액수를 참고해 적당한 팁을 주면 되죠. 저는 위의 예에서 15%인 $7.30보다 약간 높은 $8.00를 팁으로 적용해 봤습니다. 카드로 지불하게 되면 대부분 계산하기 편하게 딱 떨어진 액수로 팁을 적는 게 좋죠. 거기서 계산기 가지고 음식값과 팁 합계를 두드리고 있는 것도 좀 그렇잖아요. ^^
한국같이 팁이 없는 문화에서는 팁을 굳이 줄 필요는 없을 겁니다. 음식값에 이 봉사료인 팁도 포함된 것으로 간주되니까요. 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식당에서의 팁이 웨이터/웨이트리스의 실제 생계수입이기 때문에 주시는 게 좋습니다. 그냥 간단히 서비스 받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 메뉴판에 있는 음식값에서 세금과 팁을 더 붙인 것이 실제 음식값이다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만약 메뉴판 상 음식값이 $14.99(약 16,500원)이라면, 세금 붙으면 보통 $16.50(약 18,200원) 정도 될 것이고, 거기에 15~20% 고려해서 $3.00 (약 3,300원) 정도 팁으로 남기면 좋겠네요. 팁은 잔돈까지 맞추는 분도 있는데 그 정도까지는 머리 아프니까 $1.00짜리 종이돈으로 맞춰서 딱 떨어지게 주셔도 됩니다. 따라서 메뉴상 음식값이 $14.99라면 실제 지불할 음식값은 $19.50~$20.00 정도 된다고 미리 계산하시면 좋습니다.
미국에서 팁 계산하는 것도 어렵고 주기 싫으시면 웨이터/웨이트리스 서비스 받는 식당은 피하시고 팁을 줄 필요가 없는 패스트푸드나 푸드코트에서 식사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웨이터/웨이트리스 서비스 받는 식당에서 드실 정도면 전혀 여유가 없는 분들이 아닐텐데, 미국 서빙보는 분들 상황을 뻔히 알면서 그냥 나오는 건 너무 인색합니다. 그리고 팁은 제공받은 서비스에 상응한 댓가를 지불하는 겁니다. 서비스가 정말 엉망이라 불쾌하면 식당 주인이나 매니저에게 항의하고 당연히 팁은 없어야 겠죠. 그리고 그 식당은 다시는 가지 않으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서비스하면서 장사하다가는 오래 못간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미국에서는 택시 운전사분들에게도 팁을 드립니다. 버스에서는 팁을 줄 필요 없구요. 버스 기사분들은 노조가 잘 발달되어 상당한 급여를 받는 편이기 때문에 타는 사람이 따로 고려해주지 않아도 다들 알아서 잘 하십니다. ^^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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