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작은 기쁨

어제는 식구들 모두 나가서 가까운 중식 뷔페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피닉스 지역 중식뷔페 가격은 정말 좋은데 점심시간은 유달리 더 좋습니다. 점심에 비해 저녁 또는 주말메뉴가 특별히 더 좋지는 않지만 가격은 점심보다 한 1.5배 정도 높습니다. 그래서 저녁이나 주말은 피하는데 어제는 토요일인데도 그냥 가고 싶더라구요. 사람들이 많을 건 뻔하지만 집에서 밥하기도 싫으니까, 나가면 나가는 것이야~! ^^


뷔페식당에 갔더니 사람들이 많긴 하네요. 약간 늦은 저녁 때인 7시 30분 경에 갔는데도 자리가 없더군요. 게다가 저희 식구는 6명 대식구라서 큰 테이블이 비기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드디어 자리가 나오고 그 다음부터는 먹고 또 먹고... 뷔페에서 늘 하던 먹기신공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제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지(^^) 많이 먹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우아한 소식의 여왕? 글쎄... ㅠㅠ


사진출처: Google Images



어른 2 & 어린이 4. 아이들 중에서 첫째는 어른과 동일한 가격으로 적용되어 어른 3 & 어린이 3의 가격으로 냈지만 저녁식사인데도 총 $43.76 (약 48,000원)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가 15% 쿠폰을 들고 가서 할인을 받았지만 그래도 이건 정말정말 좋은 가격입니다. 손님들이 많아 그 정신없는 토요일 저녁인데도 식사 중 계속 접시도 잘 치워주고 물도 따라주는 웨이터/웨이트리스분들에게 고맙더라구요. 그래서 어차피 음식값에서 15% 할인을 받았으니 서비스 잘해주신 웨이터/웨이트리스 분들께 할인으로 얻은 이익을 모두 돌려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7.00 (약 7,700원) 정도 팁으로 남기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계산해 보니까 약 16% 되더군요.


팁은 보통 현금으로 식탁 위에 남기고 오면 되지만 현금이 없으면 카드로 지불할 때 영수증에 팁을 따로 기입하면 됩니다. 그럼 카드에서 팁을 포함한 총액이 빠져 나갑니다. 카드로 $43.76를 지불하면서 공란으로 있는 Tip Amount와 Total Amount에 그에 상응하게 기입하면 됩니다. 만약에 카드로 팁을 내고 싶지 않으면 영수증에 싸인할 때 Tip Amount 란은 줄을 그어 숫자를 못쓰게 하고 Total Amount 란에만 지불할 총액을 쓰면 되구요. 저는 그래서 아래와 같이 Tip Amount와 Total Amount를 영수증에 기입했습니다.


 Sale Amount

$43.76

 Tip Amount

$7.00

 Total Amount

$50.76



대부분 식당에서는 직불카드(debit card)로 지불해도 신용카드 지불방식을 따르기 영수증에 싸인을 해야 합니다. 싸인하고 영수증 받고 카드와 영수증을 지갑에 넣느라 저는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었죠. 받을 것 다 받은 후 뒤에 아이들과 함께 서있던 남편에게 갔는데 남편이 물어보네요.


남편: 당신 팁 줬어?

나: 응. 바쁜데도 서비스도 좋고 그러길래 너무 야박하지 않게 $7.00 줬지.

남편: 웨이터분들이 기분 좋았나봐. 내가 뒤에서 봤는데 우리 담당 웨이터가 당신이 팁 써준 영수증을 다른 웨이터에게 보여주더니 서로 흐뭇하게 웃으면서 좋아하더라구.



 

중식뷔페가 원래부터 서민들이 주로 가는 곳인데 요즘 경기가 안좋으니까 팁에 인색한 분들이 많은 것 같더군요. 팁을 안주기도 하고 팁을 줘도 $3.00~5.00 사이인 것 같구요. 제가 드린 $7.00가 전혀 큰 액수도 아닌데도 뷔페에서 서빙보는 분들에게는 기분좋은 액수였나 봐요.


제가 돈이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43.76짜리 음식을 먹으며 서비스도 받을 만큼 받았는데 $7.00 팁을 깍을 정도로 인색하지는 않습니다. 소액이지만 $7.00로 어떤 분들은 기분이 좋았을 것이고, 저도 그분들이 좋아했다는 말을 들으니 덩달아서 기분 좋고 그러네요. 살다보니까 인색하고 짠돌이같이 사는게 좋은 건 절대 아니더라구요. 제품/음식의 가격이 적당하면 그 가치에 따라 너무 깍지 않고 지불해주고, 노동력을 제공받거나 대접을 제대로 받았다면 그에 합당한 댓가를 지불하는 것이 건전한 인생사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이것은 제가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배운 것 중 하나입니다.


겨우 $7.00였는데 저는 남편한테도 칭찬받고, 서빙보셨던 중국계분들에게도 좋은 소리 들었네요. 어제 식사 끝내고 난 후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서빙보신 분들은 아마도 저를 중국계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그분들 생각까지 제가 막을 이유는 없으니 알아서 상상하게 해두기로 하죠. 아무튼 토요일 저녁 영업시간 마감을 거의 앞 둔 시간에 서빙보신 분들에게 작은 기쁨을 드리고 온 것 같아서 스스로에게도 뿌듯합니다.


난 너무나 장해~~ 맘에 들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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