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의 비에 대한 오해
- 노라네 이야기
- 2011. 3. 8. 05:15
오늘 여러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시애틀을 관광하신 분이 쓴 글을 읽었습니다. 거기서 시애틀에서는 1년 중 90% 정도 비가 내린다고 설명해 두었더군요. 완전히 사람이 살기 어려울 지경인 것처럼요. 시애틀 지역에 비가 많이 내리긴 하지만 좀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같아서 이 비 부분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1년 중 90%가 비라는 것은 지나친 과장입니다. 90% 정도 비가 온다면 이곳 사람들은 정말 거의 일 년 내내 물속에서 산다는 뜻이거든요. 2008년 11월과 12월에 걸쳐서 거의 40일간 연속으로 비가 온 적이 있었어요. 그때 정말 죽을 맛이었습니다. 그런데 1년 중 90%가 비라면 대부분 사람들이 미국 북서부에서 살지 못할 겁니다.
시애틀에서 비가 오는 평균 일수는 연 158일 정도입니다. 여기서 비라 함은 아주 살짝 내리는 가랑비도 포함된 것입니다. 따라서 90%는 너무 과장이고 약 43% 정도 비가 온다고 보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비는 주로 10월-다음해 3월까지 집중적으로 옵니다. 느낌 상으로는 11월-1월까지가 가장 집중적인 듯해요. 대신 여름이 낀 건기는 너무 덥지 않아서 온도가 적당합니다. 비도 거의 오지 않고요. 미국 북서부의 건기는 아주 쾌적합니다. 그래서 시애틀 및 북서부 지역의 우기와 건기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시애틀의 연 총 강우량은 38인치 (약 96.5cm)로 미국 주요 대도시와 비교해도 44위 정도라고 하네요. 하지만 10월-3월까지 우기에 집중적으로 계속 오기 때문에 미국에서 제일 비가 많이 오는 도시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둘째 아이의 2학년 교재에도 시애틀이 미국에서 가장 비가 많이 오는 도시라고 소개해 놨더군요.
영화 "트와일라잇 (Twilight)"의 배경이 된 시애틀의 서부 올림픽 반도의 경우에는 태평양에서 직접 몰아닥치는 비구름의 영향으로 연 강우량이 142인치 (약 360.7cm) 정도 됩니다. 그래서 그쪽은 시애틀 보다 더 습하고 어두워요.
겨울철 우기에는 낮도 짧은데다 구름이 많이 껴서 비가 내리니까 계절적 우울증 같은 것도 생기기도 하고 심리적으로 어렵긴 합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또 괜찮아져요.
시애틀을 비롯한 미국 북서부 지역에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사실입니다. 가을-겨울철 우기에 눅눅하고 비구름으로 어둑어둑하지만 나름의 멋과 차분한 분위기를 가진 개성 있는 멋진 지역입니다.
'노라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워싱턴주 시애틀 근교 식료품 장보기 정보 (미국 슈퍼) (6) | 2011.04.01 |
---|---|
샬롯의 거미줄 (Charlotte’s Web) (2) | 2011.03.18 |
비오는 일요일 늦은 밤 (4) | 2011.02.28 |
미국 동네 공원/놀이터 (2) | 2011.02.22 |
미국에 있는 한국 슈퍼에서 장보기 (2) | 2011.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