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앞당겨 즐긴 슈퍼볼 파티(?)

오늘은 1월의 마지막날 31일, 드디어 내일 2월 1일이 피닉스 근교 글렌데일(Glendale)에서 슈퍼볼(Super Bowl XLIX)을 개최하는 날입니다. 미식축구 좋아하지 않는 저한테 슈퍼볼은 거의 의미가 없는 날이지만 저희 동네에서 개최한다니까 약간 호기심이 생기네요.

 

그런데 어제 금요일 마트에 장보러 갔는데 슈퍼볼이 너무너무 좋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슈퍼볼 경기 때문에 좋은 건 아니고 슈퍼볼 파티를 위해 마트에 파는 음식들, 거기다가 그 음식들에 할인까지 듬뿍듬뿍 해서 슈퍼볼이 좋은 거예요. ^^

 

(사진출처: Google Images)

 

슈퍼볼 경기가 시작되기 전후 해서 사람들은 자기 집에서 또는 친척이나 친구집에서 경기를 시청하며 파티를 해요. 대단한 파티는 아니고 맥주 마시며 안주꺼리 이것저것 먹으면서 즐기는 그런 파티죠. 파티에 모인 사람들이 음식을 준비해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파티 주최하는 집에서 다 준비한다고 고생하고 그런 건 아니구요.

 

이 슈퍼볼이 이제 코앞이라서 그런지 어제 금요일에 나갔더니 파티 준비를 위한 음식들이 마트에 깔린 거예요. 슈퍼볼 시청하면서 먹고 마시는 맥주와 정크푸드 안주류도 세일이고, 스테이크, 돼지 등갈비, 닭날개, (진짜) 소시지 등등 고기류들도 할인이예요. 그것도 파격으로요. 제 눈이 "띠용~!" 하고 마트에서 이성을 잃었다는 것 아닙니까... 이것 담고 저것 담고, 아이들도 좋아서 재잘재잘. 나중에 보다 못한 남편이,

당신, 이성을 찾아!

 

슈퍼볼 파티 (사진출처:Google Images)

 

남편에게 살짝 주의를 받고 제가 진정을 해가면서 우선 집어 온 슈퍼볼 파티용 음식들입니다. 여러개를 그룹으로 묶어 그룹 내에서 6개 사야 할인을 해주는 제품들이 많아서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것은 더 많이 샀어요. 그런데 이것은 웃고 즐기며 먹으려고 산 재미음식일 뿐이고, 또 그것만 아래 사진에 올렸습니다. 과일과 채소도 많이 사왔으니까 과일과 채소를 먹지 않는다고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과일과 채소도 아주, 그것도 많이많이 잘 먹고 있습니다.

 

여기 제품 모두 할인가격이 아주 좋았어요.

 

아이들은 위 음식들만 봐도 신이 나지만 저는 특히나 크림치즈 때문에 신이 나요. 세상에~ 저 크림치즈가 2팩 포장이거든요. 그런데 2팩 포장이 단 $1.00 (1,100원). 한쪽 특별세일 코너에서는 2팩에 $1.00로 파는데, 다른쪽 크림치즈 섹션에서는 한팩 포장이 $1.49 (1,640원). 저야 당연히 2팩 포장에 $1.00짜리를 사왔죠. 진짜 이게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말로 득템의 묘미였어요. 슈퍼볼 할인덕에 한동안 크림치즈 잘 먹게 되었습니다. 기특한 슈퍼볼!

 

8 oz(453g)가 2개 들어 있는 2팩 포장이 $1.00. 제가 완죤히 이성을 잃었죠.

 

거기에 카프리썬이나 프링글즈도 $1.00씩 (1,100원씩). 우~ 하하하. 그런데 진짜 마음에 드는 것은 블루 벨 아이스크림(Blue Bell ice cream)입니다. 미국에서도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아이스크림 가격을 보면 확 느껴져요. 미국인들은 마트에서 산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는데 한 7~8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스크림은 보통 1/2 갤론 (1.89 L) 또는 1 갤론 (3.79 L)이였어요. 얼마나 통이 크던지... 보기만 해도 배부른 느낌.

 

그런데 요즘은 아이스크림 포장이 다 작아져서 1/2 갤론 구경은 정말 어렵습니다. 거의 1.75 quartz (1.66 L)로 줄었어요. 그러면서 가격은 예전 1/2 갤론(1.89 L) 때랑 동일하게 판매하죠. ㅠㅠ

 

그런데 블루 벨 아이스크림은 포장을 줄이지 않았어요. 아직도 당당하게 1/2 갤론! 멋집니다. 물론 가격은 다른 아이스크림보다 비싼 편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블루 벨 아이스크림이 맛있다는 것. 제가 아이스크림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도 맛있다고 하니까요.

 

벌써 많이들 퍼갔군요. 맛있으니까~

 

보통때 블루 벨 아이스크림 1/2 갤론 한통의 가격은 $6.99 (7,700원)정도입니다. 그런데 어제는 미친 가격으로 한통에 $3.99 (4,400원)이였습니다. 딸기와 바닐라를 섞은 맛으로 선택했는데 딸기 덩어리도 심심치 않게 들어있고 아주 맛있어요. 남편이 2통 사려고 하는데 제가 1통만 사게 했거든요. 지금 엄청 후회 중. 내일 나가서 더 사와야 할까봐요.

 

혹시 주변 마트에서 블루 벨 아이스크림이 있다면 한번 드셔보세요. 그리고 미국 북서부에 사시는 분들은 오레건주 틸라묵(Tillamook)에서 나오는 틸라묵 아이스크림도 맛있으니까 그걸로 선택해도 괜찮습니다. 제 입맛에는 블루 벨이 더 맛있지만 틸러묵도 맛이 좋아요. 블루 벨이 없다면 틸라묵으로 꼭 드셔 보세요.

 

 

소고기 스테이크, 돼지 등갈비, 진짜 소시지 등등도 할인이였는데 저희는 돼지 등갈비로 사왔어요. 아이들이 돼지 등갈비 바베큐가 제일 좋다네요. 가격도 좋아서 파운드 당 $1.99 (454g당 2,200원). 아래 돼지 등갈비 한 포장이 약 3.5 파운드 정도 하니까 4 포장해서 총 14 파운드 (6.4 kg) 정도 사온거네요.

 

그래서 토요일 오늘 저녁에 하루 빠른 슈퍼볼 파티를 하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슈퍼볼 하루 전날인 오늘 슈퍼볼 경기는 당연히 TV에서 중계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슈퍼볼 중계없는 슈퍼볼 파티~!

 

숙련된 솜씨의 남편이 갈비를 잘라 팬에 올렸습니다. 두 포장씩 한 팬에 넣었는데 신기하게도 2 포장은 지방이 적고, 2 포장은 지방이 많아서 거의 삼겹살처럼 보입니다.

 

 

우선 1시간 정도 구운 다음 바베큐 소스를 바르기 위해서 꺼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짠~ 바베큐 소스를 발라줬어요. 그리고 오븐으로 다시 보내서 구우면 됩니다. 바베큐 소스는 시판 제품에다가 남편의 비법을 첨가해서 만들었습니다. 매콤, 달콤... 맛있어요. 바베큐 소스는 돼지 등갈비에 다 바르지 않고 좀 남겨뒀구요. 나중에 완성된 돼지 등갈비 먹을 때 옆에 따로 두고 찍어 먹을 겁니다.

 

 

드디어 인고의 시간이 지나고 바베큐가 완성되었습니다. 아이들 접시에 등갈비 3대씩 올려 줍니다. 바베큐 소스를 더 찍어 먹으면 맛있으니까 함께 먹으라고 아까 잘 남겨둔 바베큐 소스를 접시에 함께 올려 줬구요. 아이들이 카프리썬을 너무나 마시고 싶어해서 바베큐랑 함께 즐기라고 했어요.

 

 

돼지 등갈비를 먹으며 카프리썬을 마셨던 만 5살 막둥이가 카프리썬을 다 마시고 제게 와서 말하더군요.

엄마, 포장백을 존중해줬어요.

 

제가 전에 재미삼아 "Respect the Pouch! (포장백을 존중하라!)"란 카프리썬 광고를 아이들 모두에게 보여줬거든요. 다들 아주 재밌어 했는데 막둥이가 이 광고로 깨달은 바가 컸나 봐요. 카프리썬 포장백을 존중한 덕에 막둥이는 광고에서처럼 이상하게 변하지 않았답니다. 막둥이가 포장백을 존중할 줄도 알고 아주 기특하고 귀여워요~!

 

 

 

Respect the Pouch! - 재밌는 카프리썬 광고

미국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료로 카프리썬(CapriSun)이 있습니다. 아마 한국에도 있을 거에요. 조그만 백에 포장되어 있고 빨대를 꼽아 마실 수 있게 되어 있는 과일 펀치입니다. 미국에서는 이 포

seattlemom.tistory.com

 

이것은 제 접시입니다.

 

 

몇시간동안 충분히 익혀서 등갈비 고기가 잘 떨어져 나와요. 그리고 안은 촉촉하게 잘 익었습니다.

 

 

이렇게 오늘 저녁은 돼지 등갈비를 질리도록 배불리 먹는 것으로 보냈습니다. 저는 이제 추수감사절보다도 크리스마스보다도, 슈퍼볼이 너무 좋아졌어요. 슈퍼볼 경기 때문이 아니라, 마트에서 할인하는 음식들이 딱 제 취향이라서요.

사랑해요, 슈퍼볼~!

 

아마도 2월 설날에는 한국식으로 파티를 할까 해요. 그런데 떡국 파티는 아니고 질리도록 먹는 순대 & 김치찌개 파티가 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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