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맛에 빠진 고양이 더 후드
- 노라네 이야기
- 2015. 5. 22. 05:17
저희 동네에 사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고양이 더 후드를 제가 전에 몇 번 소개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최근 4명의 아주 믿을 만한 정보통에게서 더 후드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정보통은 바로 제 아이들이예요. ^^)
더 후드가 "새" 맛을 들였대요!
새 사냥을 해서 그 새를 잡아 먹었다는 것이죠.
제 개인 정보통의 친구인 동네 꼬마들도 흥분된 목소리로 이 소식을 함께 전해줍니다.
내가 뭘 먹었나요?
(사진출처: Google Images)
더 후드는 원래 길양이였는데 밥을 챙겨주시는 분이 계셔서 지금은 주인있는 고양이랍니다.
제가 사는 매리코파 카운티의 길양이에 대한 법규가 "밥 주는 사람이 주인이다" 거든요.
길양이였다가 요즘 밥도 잘 먹고 살도 토동토동 올랐지만,
아직도 새 사냥을 하는 걸 보면 여전히 본능에 충실한 거죠.
더 후드가 고양이니까 새를 사냥해 잡아 먹는 게 나쁜 것은 아니라고 봐요.
본능에 충실한 고양이 더 후드
그런데 욘석이 "새" 맛을 안 다음에는 전에 보이지 않던 행동을 합니다.
뭔가를 집중적으로 바라보는 행동을 하는데 집중력이 훨씬 강해졌습니다.
원래도 고양이가 멍때리거나 뭘 바라보는 걸 좋아하는 경향이 있기는 한데,
요즘 더 후드는 나무 위의 새를 집중적으로 노려보며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것도 모르고 새에게 레이저를 쏘고 있는 더 후드 앞을 지나가기도 했어요.
얼마나 강한 레이저를 새한테 쏘고 있던지 제 다리가 엄청 따갑더라구요. 큭큭.
욘석이 새에 집중할 때는 저희가 불러도 전혀 대꾸를 하지 않습니다.
더 후드는 저희 식구들만 봐도 반가워서 막 달려오는 개양이 녀석이예요.
어제는 산책하다가 만났길래 "더 후드~"하고 콧소리까지 넣어 이쁘게 불러줬건만,
나무를 기어 오르는데만 정신이 팔려있었어요.
저나 아이들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듯 했구요.
저희를 완전히 무시하길래 순간 다른 고양이인 줄 알고 당황했다는...
그러다 동네 한 바퀴 돌고 다시 돌아오니까 그제서야 아는 체하며,
아주 부드럽고 이쁜 목소리로 "야~옹"하면서 쓰다듬어 달라고 다가옵니다.
아까 그 고양이 맞아?!?!?
"새" 맛을 들인 더 후드를 보니 저도 그 녀석의 심정을 100% 이해하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 닭다리를 뜯으며 더 후드의 마음을 읽습니다.
"그래, 새는 참 맛있다!"
이번엔 사진찍지 않아서 예전에 먹은 사진으로 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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