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피닉스 8월 마지막날을 강렬하게 장식한 폭풍우 (2015.8.31)
- 노라네 이야기
- 2015. 9. 2. 10:55
피닉스와 근교는 어제 8월의 마지막 날을 강력한 폭풍우로 마감을 했습니다. 저희동네는 오후 7시 20분경에 시작해서 거의 1시간 정도 계속 지속되는 번개, 강풍에 폭우가 내렸어요. National Weather Service에 의하면 어제 피닉스와 근교에 내린 폭풍우는 시속 65마일(시속 104.6km)의 강풍과 1.5 인치(38mm)의 비를 쏟아 부었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까 어젯밤 번개가 치며 강풍과 폭우가 쏟아지니까 낙뢰로 인한 피해도 있고, 홍수도 나고, 나무도 많이 쓰러지고 여기저기 난리도 아니였나 봐요. 어제 저희는 집안에 앉아 번개를 구경하면서 마구 쏟아지는 비를 즐기고 있었는데, 멀리 도로쪽에서는 앰블란스의 사이렌 소리가 계속 분주하게 지나가더라구요. 폭풍우 중에 저희 집도 1분여간 잠깐 전기가 나갔었어요. 그러고는 다시 전기가 들어왔죠. 인터넷은 폭풍우 와중에 먹통이 되었었구요.
그런데 저희는 아주 운이 좋은 경우였더군요. 일부 지역에서는 9월 1일 오늘 오후 3시 현재까지도 아직 정전상태라고 하네요. 피닉스와 근교에는 APS와 SRP 두 군데 전기회사가 전기를 공급하는데, APS의 22,000 가입자들과 SRP의 1,700 가입자들이 전기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답니다. 어제 폭풍우로 피닉스가 좀 시원해지긴 했지만 아직도 꽤 더워요. (오늘 화씨 99도/섭씨 37도) 거기에 어제 폭풍우로 습도도 높은 상태고... 정전인 지역에서는 지금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겠어요. ㅠㅠ
어제 강풍으로 지붕 피해를 입은 집들도 많았는데 어떤 집은 진짜 지붕이 날아갔어요. ㅠㅠ 이 폭풍우가 몰아치던 그 순간, 다행히 이 집의 식구들은 모두 시어머니 생일파티에 가서 아무도 집안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명피해는 없었구요.
피닉스 지역 소방소 관계자 말로는 어젯밤 2시간동안 약 400통의 도움요청 전화를 받았다고 해요. 요청내용은 낙뢰로 화재가 난 주택,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된 오토바이 운전자, 자동차 사고 등등이였구요. 400통의 도움요청은 보통 하루종일 받는 총 도움요청 수에 맞먹는다고 합니다. 2시간동안 400통 전화를 받았다는 건 어젯밤의 폭풍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기록이죠. 그래도 다행인 건 어제 이 폭풍우로 인한 치명상이나 사망 보고는 없다고 합니다. 지금 피닉스 지역 여기저기에서는 어젯밤의 폭풍우가 남긴 잔해들을 치우고 있습니다.
사막 피닉스 지역에도 몬순이 있어요. 피닉스 지역의 몬순기간은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입니다. 몬순기간 동안은 텍사스 아래에 있는 멕시코만, 그리고 멕시코 본토와 바하 캘리포니아 사이에 있는 캘리포니아만 이 양쪽에서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불어와 애리조나 대기중 습도가 높아져요. 몬순이라고 해도 한국의 몬순인 장마에 비교하면 정말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여름 기온이 아주 높은 지역이라서 몬순기간 중 번개가 잦고 가끔 폭우가 오면 짧은 시간에 강렬하게 내리기도 합니다. 어제가 바로 그런 날이였구요.
어제 피닉스 지역에 몰아닥친 폭풍우의 사진 몇 장 올립니다. 사진은 모두 피닉스 지역 방송인 abc 15 Arizona에서 가져왔습니다.
소방소도 피해를 입었네요.
저희 동네는 우박이 내리지 않았는데 일부 지역에는 우박도 내렸나 봐요.
* 위 폭우 사진출처: abc 15 Ariz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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