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믹스나 이스트 없이도 집에서 후다닥 만드는 호떡
- 먹는 즐거움
- 2015. 10. 6. 04:31
가끔 집에서 호떡을 직접 만들어 먹어요. 첫째랑 둘째가 지금보다 훨씬 어렸을 때 그냥 심심해서 집에 있는 재료를 가지고 제 맘대로 호떡을 한번 만들어 본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남편이고 아이들이고 맛있다며 전혀 기대치 않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더군요. 이 기대치 않은 반응에 오히려 제가 더 놀랐죠. ^^
그 이후로 자꾸 만들어 달라고 하는데 귀찮아서 자주는 안 만들어 먹구요. 식구들이 만들어 달라고 해도 그냥 무시하고 있다가 아무 때고 제 기분이 내키면 그 때 만들어서 먹어요. 호떡 만들기만큼은 노라의 독재시대라고나 할까... 호떡 만드는 게 별로 어렵지도 않은데 반죽하고 굽고 이러는 게 저는 귀찮거든요. 그런데 둘째가 호떡이 아주 먹고 싶었는지 얼마 전부터 호떡 호떡 그러고 다닙니다. 귀차니즘이 마구마구 올라와 이번에도 둘째의 호떡 노래를 무시하고 싶긴 했는데 한번 맘 단디히 잡고 만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분들이 집에서 호떡을 만들 때 호떡믹스를 사다 만드시더군요. 반죽을 직접 할 때는 이스트를 넣구요. 하지만 제가 사는 미국 일반 마트에 호떡믹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저희 집에는 빵을 따로 만들지 않아서 이스트도 없어요. 그래서 제가 만드는 호떡은 그냥 대부분의 가정에 늘 가지고 있는 재료로 간단하게 만듭니다. 호떡 소는 흑설탕과 시나몬가루만 넣었습니다. 잘게 부셔놓은 땅콩을 함께 넣어도 맛있는데 제 남편은 땅콩 들어간 게 너무 싫대요. 씨앗 넣는 것도 싫다고 하구요. 그래서 넣지 않았습니다. 흑설탕과 시나몬가루만 들어갔으니까 거의 기본형인 셈이예요.
호떡 재료 (9개 분량)
반죽 재료
밀가루 3 1/4 컵
(원래 밀가루 3컵으로 했는데 반죽이 좀 질어서 3 1/4 컵으로 수정)
베이킹 파우더 3 tsp
소금 2 tsp
물 1 컵
아몬드 밀크 1/2 컵
(아몬드 밀크는 우유로 대체하거나 우유가 없으면 물로 넣어도 됩니다.)
호떡 소 재료
(이건 대충 알아서 섞었기 때문에 정확한 계량은 기억 안나요. ㅠㅠ)
흑설탕
시나몬가루
사진에서 노란색 " 표시되어 있는 것은 감자 으깨기(potato masher)예요.
삶은 감자를 으깰 때 사용하는 도구인데 호떡 만들 때도 아주 요긴하게 쓰인답니다.
그 쓰임새는 아래에...
그런데 저희집 막둥이의 엄지 척은 이 사진에도 있네요.
욘석이 엄지 척에 아주 재미들었어요. ^^;;
이스트 없이 베이킹 파우더를 넣어 반죽을 하면 반죽하자 마자 곧바로 호떡을 구워도 됩니다. 저같이 성격 급한 사람들에게 딱 좋아요. 이제 호떡을 구워 봅니다.
안에 흑설탕과 시나몬가루 섞은 것을 채우고...
기름을 두르고 달군 팬 위에 올립니다.
그리고 한번 뒤집고...
이제 위에서 말한 감자 으깨기의 활약이 드러나는 시간입니다. 감자 으깨기로 동그란 반죽을 지긋이 눌러 줍니다. 분명 지긋이 눌렸는데도 가끔은 (아니 종종 ?) 속 터진 호떡이 나와요. ㅠㅠ
감자 으깨기(potato masher)
좀 익었다 싶으면 뒤집어 주고...
이것은 두번째 호떡들.
세개씩 두번 구워서 총 6개 호떡이 만들어졌습니다. 먹고 싶어 눈이 초롱초롱한 아이들에게 우선 줍니다. 아이들에게 주기 전에 호떡을 약간 식힌 후 반으로 잘라서 줬어요. 제가 만든 호떡의 속이 질질 흐를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속이 뜨거워서 아이들이 먹다가 데일 수도 있어서요.
아이들 넷이 한 접시씩 가져갔습니다.
동글동글하게 만들어 둔 마지막 반죽 3개를 후라잉팬에 올려서 굽습니다. 오늘 호떡의 마지막 삼형제예요.
마지막 호떡 3개까지 다 구운 다음 남편하고 저도 가져다 먹었어요. 맛있네요. 얌얌
해외생활 중 호떡이 먹고 싶은데 집에 마땅한 재료가 없다면, 노라네처럼 밀가루와 베이킹 파우더의 기본 재료만 있어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호떡을 한번 시도해 보세요. 재료 간단, 만들기 간단. 하지만 맛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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