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갔을 뿐인데 맛있는 오렌지가 한 보따리 따라 왔어요. ^^

온가족이 동네 도서관에 갔었더랬어요. 도서관은 1~2주에 한번씩 가는 거라 저희 가족에서는 특별한 일도 아니고 또 책을 많이 빌려 올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아주 즐거운 마실인데, 오늘은 기대치 않았던 즐거운 일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갔는데 손수 키운 맛있는 오렌지를 한 보따리 선물로 받았다면 믿으시겠어요? 오늘 그랬답니다.




저희가 가는 피닉스 도서관의 사서분들께서 저희 아이들 넷을 아주 이뻐하세요. 전에도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는데 사서 중 한분은 17년 도서관 근무동안 저희집 아이들처럼 예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아이들은 처음 봤다며 칭찬의 바다를 하실 정도니까요. 그 사서님께서는 저희 식구들이 도서관에 들릴 때마다 너무나 반가워하시죠. 다른 사서분들도 저희 식구들을 좋아하시구요.


오늘 도서관에 들어갈 때부터 저희랑 친한 사서님께서 언제나처럼 너무나 반가워 하시더군요. 저희 식구들도 당연히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했구요. 책도 빌리고 아이들은 봄철 독서 프로그램 참여 중이라서 프로그램 중반을 넘긴 기념으로 간단한 열쇠고리 상도 받고 그랬어요. 기쁜 마음으로 도서관을 나서는데 저희 아이들을 아끼시는 사서님께서 도서관 출입구 바깥쪽에 서 계시더군요. 월마트 비닐봉지에 든 오렌지를 손에 들고 계시면서요. 그래서 저는 동료 사서분들과 간식으로 나눠 드시려고 월마트에서 오렌지를 사오셨나 보다 생각했지요. 사서님께 인사를 하며 저희 가족이 지나가는데 사서님께서 제 남편을 부르시네요. 친근한 표현인 "brother"로 제 남편을 부르시면서요.


우리집에 오렌지 나무들이 있어서 맛있는 오렌지가 많이 나오는데 드리고 싶어요.

아주 맛있어서 제 친구들에게도 많이 나눠줬어요.


세상에나~! 전혀 기대치 않은 선물이라 정말 놀랐습니다. 이 오렌지를 주시려고 저희가 책 다 고르고 도서관에서 나갈 준비하는 것을 보고 밖에 직접 나와서 저희 가족을 기다리신 거예요. 어찌나 감사하던지...


똑같이 생겼다고 모든 오렌지가 같은 것이 아니랍니다. ^^

생긴 것은 마트에서 사는 오렌지와 똑같지만 순수함을 간직한 직접 키운 오렌지입니다.



집에 돌아와 냉장고에 넣고 시원해진 다음 맛을 봤는데... "맛있어요!!!"  공짜 선물이라서 맛있다고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맛있었어요. 맛은 마트에서 파는 오렌지와 약간 달라요. 마트에서 파는 것보다 당도가 약간 낮고 신맛은 약간 더 있어요. 하지만 신맛이 불편하거나 이상하지 않고 맛있게 시어요. 원래 오렌지맛이 이런 맛인데 그 오렌지 본연의 맛이 살아 있는 거죠. 상업적으로 재배해서 마트에서 파는 오렌지는 더 잘 팔리게 하기 위해서 당도를 높이고 신맛도 낮춘 거구요. 역시나 정원에서 직접 키운 오렌지 맛은 맛있게 다르네요.


생긴 것은 마트에서 파는 일반 오렌지랑 똑같은데 직접 키운 오렌지라 맛이 달라요.

맛이 더 깨끗하고 진짜 오렌지다운 맛.

암튼 한마디로 맛있습니다~!



그리고 씨도 안에 들어 있어요. 이것도 마트에서 파는 오렌지와 다른 점이죠. 상업적으로 재배하는 오렌지는 씨가 거의 나오지 않게 변형했으니까요. 하지만 씨가 나온다고 먹기 불편할 정도로 많이 있는 것은 아니고 한 오렌지당 5~7개 정도 나오는 것 같아요. 씨가 나오니까 더 진짜 오렌지다운... ^^




역시 책을 읽는 것은 여러모로 득도 많고 좋은 것이예요.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갔을 뿐인데 직접 키운 오렌지도 한 보따리 받아 오잖아요. 우~ 하하하.


피닉스와 근교지역은 미국에서 13번째로 인구가 많은 곳으로 대도시 지역인데 저희 가족은 어째 조그만 중소도시에서 사는 것처럼 도서관, 마트, 동네분들하고 상당히 친하고 정있게 지내며 살고 있어요. 저희 동네는 동양계가 흔하지 않아서 외모상으로 봤을 때 저희 가족이 거의 유일한 동양계예요. 이번에 오렌지를 주신 사서님도 동양계가 아니시구요. 그래서 가끔 남편이랑 제가 서로 농담을 하잖아요. 저희 가족이 동양계 미국인에 대한 좋은 인상을 피닉스 타민족계에게 퍼뜨리고 있다구요. 잘하고 있는 거죠. 남편과 서로 칭찬하며 토닥토닥. 이제 올해로 피닉스 생활만 5년째인데 전에 오래 살았던 다른 미국 도시들보다 더 점점 깊게 정이 들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이젠 피닉스가 진짜 고향처럼 느껴져요.


사서님의 맛있는 정원 오렌지 맛도 봤으니 제가 오렌지로 웃는 얼굴을 만들지 않고 그냥 지나갈 수 없죠. 순수한 오렌지가 귀엽고 순진한 미니언 얼굴을 하며 미소로 인사를 합니다. 이 오렌지들은 직접 키워서 딴 것들이라 미소에도 순수함이 살아 있답니다.


 멋진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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