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주 (Washington State) 이름에 대한 기원
- 먼나라 이야기
- 2011. 1. 10. 03:58
오늘은 미국 북서부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워싱턴 주(Washington State)의 이름에 대한 기원에 대해서 말해 볼게요. 이름에서 그대로 보여주듯이 워싱턴 주의 이름은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을 따른 것입니다. 미국 주들의 이름 중에서 워싱턴 주만이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어요. 워싱턴 주의 이름이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에서 왔기에 워싱턴 주의 기(flag)에는 조지 워싱턴의 초상이 정 중앙에 위치해 있습니다.
워싱턴 주의 기
워싱턴 주 기의 녹색 바탕은 아마 주의 별명이 "언제나 푸르른 주(Evergreen State)"기 때문에 정해진 것 같아요. 이 별명은 20세기 초 시애틀(Seattle)의 부동산 사업자가 이 지역의 울창한 삼림을 보고 "에버그린 스테이트", 즉 "언제나 푸르른 주"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에서 기인했다고 합니다. 워싱턴 주는 겨울에 비가 진짜 진짜 많이 오지만 상대적으로 춥지 않아요. 그래서 울창한 삼림이 발달되어 있고 침엽수도 많기에 일년 내내 푸른 나무와 잔디를 볼 수 있습니다. 잔디는 오히려 비가 많이 오는 겨울에 비가 적게 오는 여름철보다 더 푸르러 보여요.
워싱턴 주는 원래 오레건 지역(Oregon Territory)의 한 구역이였습니다. (현대의 오레건은 워싱턴 주 바로 밑에 위치한 주입니다.) 오레건 지역에서는 유럽인들이 들어오기 전부터 여러 원주민들이 대대로 살고 있었구요. 유럽인들이 북미에 들어오면서 바다를 통해서 스페인, 영국 그리고 미국 (동부에 이미 미국이 건국되어 있었음) 사람들이 간간히 이 지역을 탐험을 했었어요.
미국 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은 육군 대위 메리웨더 루이스(Meriwether Lewis)에게 명령해 이 지역을 탐험하게 합니다. 루이스는 윌리엄 클라크(William Clark)를 그의 탐험 파트너로 정해 이 지역들을1804~1806년에 걸쳐 2년간 함께 탐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레건 지역하면 미국인들에게는 "루이스와 클라크"이라는 조합이 딱 떠오르게 됩니다.
이때 함께한 원주민 여인이 있는데 그녀가 바로 사커거위어(Sacagawea 또는 Sakakawea)예요. 사커거위어는 원주민 이름이기 때문에 이 발음을 적기 위해 여러 변형적인 스펠링이 있습니다. Sacajawea로도 스펠링을 써서 사커저위어로 발음하기도 하구요. 루이스와 클라크의 탐험에 사커거위어의 역할도 절대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녀는 갓난쟁이 아들을 업고 이 탐험을 함께 하면서 가이드, 통역 등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강한 원주민 여인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인디언 여인 사커거위어 - 핸드세이커 작품 (1932년)
혹시 2006년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Night at the Museum)"를 기억하나요? 이 영화에서 전시 왁스인형 중 테오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 대통령이 짝사랑하는 왁스인형 원주민 여인이 나와요. 그 원주민 여인이 바로 사커거위어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영화 속 왁스인형의 이야기이고, 테오도어 루즈벨트 대통령는 사커거위어가 죽은 뒤로도 46년이 훨씬 더 지난 후에 태어났어요. 나이 차이가 엄청나죠. 따라서 현실 역사 속에서는 그런 로맨틱 관계가 절대 형성될 수 없었다는 점은 그냥 참고로 알아두세요.
루이스와 클라크의 이 탐험으로 미국은 오레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곳의 모피무역에서 재미를 보던 다른 유럽 파워가 미국 정부의 이런 영향력에 반발하게 되고 갈등이 많이 생기게 되었어요. 그래서 1818년 미국과 영국 사이의 조약으로 미국은 현재의 아이다호, 오레건, 워싱턴 전 지역과 와이오밍과 몬타나 일부지역 등을 관할하고, 영국은 현재 캐나다의 브리티쉬 컬럼비아를 관할하게 됩니다.
오레건 지역(Oregon Territory)
미국 쪽에서는 이 광대한 지역을 계속 오레건 지역이라고 불렀어요. 진짜 엄청 큰 지역이죠. 땅이 너무 크다보니까 이 오레건 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관리되는 것이 아주 불편하게 되었습니다. 1851년 현재의 워싱턴 주에 살던 27명의 초기 정착자들이 오레건 지역이 너무 거대하게 커서 오레건 지역 북부에 사는 사람이 판사나 공무원을 만나기 위해 오레건 남부에 가는 것이 지나치게 비용이 많이 들어 비경제적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게 됩니다. 오히려 거리 상으로 훨씬 먼 미 중부 미조리(Missouri) 주의 세인트 루이스(St. Louis)에서 미 동부 매세츄세츠(Massachusetts) 주의 보스턴(Boston)으로 이동하는 것이 오레건 지역 내 북부에서 남부로 이동하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든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 거대한 오레건 지역의 행정구역에서 분리해 컬럼비아(Columbia)라는 새로운 행정구역을 만들어 주기를 요청하게 됩니다. 미 의회도 이런 분리에는 동의했습니다. 다만 새로운 지역의 이름이 문제였어요. 이미 디스트릭트 오브 컬럼비아(District of Columbia, D.C.)가 있었기 때문에 이와 혼선을 피하기 위해서 차선책으로 제시된 초대 대통령의 이름을 딴 워싱턴 지역(Washington Territory)을 새 지역명을 정하게 됩니다.
워싱턴 지역의 이 이름은 계속 이어져 1889년 이 지역이 미합중국의 42번째 주로 승격되어 가입이 되었을 때 주 이름도 워싱턴(Washington)으로 정해지게 되었어요. 워싱턴 주 바로 아래에 있는 오레건 주는 오레건 지역의 그 이름을 계속 유지해 주의 이름으로 얻게 되었구요.
그런데 워낙 미국 수도 워싱턴 D.C.(Washington D.C.)가 유명하다 보니까, 가끔 북서부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워싱턴 주(Washington State)와 동부에 위치한 수도 워싱턴 D.C.를 혼동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이 둘은 이름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른 지역입니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있는 곳은 미국 서부 워싱턴 주
백악관과 미 의회가 있는 미국의 수도는 미국 동부 워싱턴 D.C.
기억해 주세요~~~
* 일부 이미지 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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