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외모를 너무 중요시 했던 친구의 결혼 생활
- 노라네 이야기
- 2011. 4. 10. 13:18
이성을 사귀기 시작할 때 남자분들은 여자의 외모를 주로 보고, 여자분들은 외모도 보지만 남자의 재력을 많이 보게 됩니다. 남자분이 운이 좋아서 꿈에 그리던 외모의 여성이 성격과 생활관까지 맞는다면 이것은 완벽이겠죠. 그리고 여자분들에게도 백마탄 왕자님처럼 훤출한 외모에 재력까지 있는 남자를 만난다면 금상첨화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꿈속의 이상형이고, 현실적으로 찾기 힘든 이런 이상형을 찾다보니 여기서 오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제 남편의 고등학교 친구 데이브(Dave)는 키가 193cm로 산만큼 크지만 마음도 여리고 너무 순한 남자입니다. 어릴 때부터 남편 집에서 거의 살다시피 지냈기 때문에 남편에게는 거의 형제 수준이지요. 제 시어머니께서는 지나치게(?) 위험한 짓만 하지 않는다면 아들들 친구들이 매일 놀러와서 냉장고 뒤져서 음식 먹고, TV 보고, 게임하고, 공부도 가끔 같이 하면서 지내도 별 잔소리를 하지 않으셨던 분이였습니다. 그러니 방과 후 남편과 시동생 친구들이 거의 남편 집에서 죽치며 같이 지냈었지요. 친구들 부모들은 이런 시댁 분위기와 공부 잘하던 남편 및 남편 형제들을 잘 아는 터라 당신들 자식들이 제 남편 집에서 노는 것을 오히려 격려하는 입장이였습니다. 자식들이 함께 놀고 있으면 안심할 수 있으니까요. 데이브도 제 시댁에서 죽치며 늘 함께 지내던 그런 친구 중 하나였습니다.
데이브는 약학과 박사학위 받은 후, 지금은 약국 총 관리자로 돈을 긁어 모으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약사란 직업은 상당히 고소득 직종입니다. 거기다 데이브가 총 관리자라서 연봉이 엄청나요. 그런데 데이브는 직장이 아니더라도 집안자체가 상당한 부자라서 아버지와 할머니가 물려준 각각의 재산만으로도 벌써 백만장자랍니다. (아이고, 부러워라~~ )
이 순진 덩어리 곰같은 우리의 귀염둥이(?) 데이브의 이상형은 독특하게도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입니다. 남편이나 저나 둘다 예전부터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덩치 큰 데이브의 이상형에 대한 기준을 좀 독특하게 여기는 편이였습니다. 드디어 데이브가 브리트니와 비슷하게 생긴 약사 아가씨를 직장에서 만나 결혼에 골인하게 됩니다. 그게 벌써 거의 10년도 지난 이야기네요. 저희에게도 청첩장이 왔는데 당시 아주 먼 다른 주에 살고 있었고 임신 중이라 갈 수가 없었습니다.
데이브가 결혼하고 한 1년 쯤 지난 후 저희 가족은 시애틀로 이사왔고, 남편이 시동생에게 데이브네 안부를 물었습니다.
“아직도 신혼같을 텐데, 데이브가 결혼생활이 너무 좋다고 자랑하지 않냐?”
“데이브, 아내와 헤어졌어.”
“뭐라구????”
데이브의 이상형이였던 브리트니 스피어스
데이브는 결혼 후 거의 한 달을 못 채우고 헤어졌답니다.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혼은 아니고 공식적으로 “결혼 무효”가 되었다는 군요.
꿈에 그리던 브리트니 스피어스같이 생긴 여자분과 사귀고 결혼했는데 그 여자분의 성격은 결혼 전에 파악을 못했었나 봅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데이브의 전처는 (결혼 무효라서 전처라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돈을 더 많이많이 벌어야 하니까 주말도 없이 일주일 7일 내내 일을 해야한다고 데이브도 볶고, 자기도 일주일 내내 일을 했다고 하네요. 전에 돈 못 벌어서 무슨 트라우마에 걸린 사람처럼요. 제가 이미 말씀드렸지만 데이브는 아버지와 할머니 유산만으로도 이미 백만장자입니다. 우선 이 일로 데이브가 큰 충격을 받았어요.
많은 남자분들이 그렇듯 데이브도 영화와 게임을 아주 좋아합니다. 결혼 전부터 좋아하는 영화들을 모아 콜렉션을 만들었는데 브리트니 스피어스 닮은 전처가,
저 영화들에 여자가 나오잖아. 모두 갖다 버려!
여자 나오지 않는 영화가 거의 없다는 걸 생각하면 좀 심하지요. 이렇게 한달 여를 살다 서로 너무 맞지 않아서 결혼 무효를 하기로 하고 헤어진 것이지요. 결혼시 데이브가 주었던 다아아몬드 결혼 반지는 전처가 가지고 갔습니다.
마음이 울쩍했던 데이브는 결혼 무효 후에 한달동안 휴가를 내어 시애틀에 혼자 사는 제 시동생 아파트에서 먹고 자고 TV보고 영화보고 게임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지내다가 다시 직장 근처에 있는 자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데이브의 엄마가 이태리 계통이라 아들을 엄청 챙겨주는데도 엄마가 있는 고향집보다 제 시동생네가 더 편했다고 하네요.
저는 여기서 데이브의 전처를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데이브의 전처가 결혼 후 변한 것이 아니라 원래 그런 사람이였는데 데이브가 파악을 못했으니, 우선 데이브가 잘못 선택한 것이지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외모만을 찾다가 성격이 얼마나 잘 맞는지 인생관이 얼마나 비슷한 지를 전혀 보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혼 전 데이브의 전처를 만났던 사람들은 모두 데이브와 잘 맞지 않을 것 같다고 걱정했었는데 그 때는 데이브가 이런 말들에 전혀 귀기울이지 않았던 것이니까요.
이 예에서 보듯이 인생의 반려자를 선택할 때 성격과 인생관이 참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어떤 남자분들은 여자 외모가 예쁘면 다 용서가 된다고 농담삼아 말하는데 그 용서도 한두번이지요. 그리고 어떤 여자분들은 남자가 돈만 많으면 다 참을 수 있다고 하기도 하는데 정말 다 참을 수 있을까요? 자기 내부의 불행한 마음을 모두 다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런 말씀을...
외모나 재력이 전혀 무시될 수는 없습니다. 사실 이런 조건들이 이성을 찾는 본능적 기본 기준 중의 가장 큰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들이 결혼 상대자를 찾는 전부가 아니라는 걸 주위 여러 사람들을 보면서, 또 제가 결혼 생활을 하면서 많이 느끼게 됩니다.
* 사진출처: Google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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