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ision

미국에서는 PBS(Public Broadcasting Service)에서 매스터피스(Masterpiece)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명작 TV 시리즈를 많이 보여줍니다. 매스터피스는 대부분 영국 BBC에서 제작한 수작들로 성격에 따라 고전(Classic), 미스터리(Mystery!) 그리고 현대물(Contemporary) 3가지 분야로 나눠져 방송됩니다. 그런데 이 작품들이 워낙 잘 만들어져서 한번 매스터피스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힘듭니다. ^^ 제가 이미 글을 올린 바 있는 BBC 드라마 시리즈 “셜록(Sherlock)”도 미국에서는 PBS 매스터피스 미스터리 쟝르에서 소개 되었습니다. “셜록” 시즌 2도 PBS에서 올해 5월 6일부터 방송 예정입니다. 그래서 지금 시즌 2를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난다~~~


오늘 끝낸 BBC의 “Collision”도 미국에서는 PBS 매스터피스 현대물을 통해서 2009년에 소개되었던 작품입니다. “Collision” 고속도로 상에서 일어난 연쇄 추돌 사고와 이 교통사고를 수사해 가면서 양파가 벗겨지듯 또 다른 이야기들이 얽혀져 있는 것을 그린 것으로 총 5부작입니다. 한국어로 하면 “충돌”이란 단어가 “Collision”의 직역이 되어 적당한 것 같긴한데, 한국에서는 이 작품을 방송하지 않았는지 한국판 제목이 없어서 그냥 원 제목대로 “Collision”이라고 썼습니다.


사진출처: PBS



영국의 고속도로 A12에서 6대의 차량이 얽힌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합니다. 단순한 연쇄 추돌 사고로 보이던 이 사고가 인종문제화 될 조짐이 보이자 당황한 경찰은 좀 더 신중한 수사를 할 필요가 생깁니다. 이 걸끄러운 사고의 수사를 위해서 능력있는 수사관이 필요했는데 존 톨린(D.I. John Tolin - 더글러스 헨샐 Douglas Henshall 분)이 자청을 합니다. 톨린은 Detective Inspector인데 영국과 한국의 경찰 계급체계가 많이 달라서 한국에서는 이게 어느 정도의 계급인지 잘 모르겠네요. 그래서 간단히 수사관이라고 번역했습니다. 톨린이 수사를 하면 할 수록 각 피해자 별 사연들이 있습니다. 물론 수사관인 톨린에게도 그 나름의 사연이 있었구요.


이 시리즈의 1회는 사고 장소가 될 문제의 그 지점에 연쇄 추돌 사고에 연결된 모든 사람들이 왜 하필이면 그 시간에 문제의 그 도로 상에 있게 되었는지 각 피해자 별로 이야기 해 줍니다. 그런데 저는 1회만 보고 좀 황당했지요. 이 시리즈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꼭 “사고가 난 특정 시간과 특정 장소에 있게 된 것은 정말 운이 없는 것이다!”라고 하는 것으로 보여서요.


그런데 이 시리즈 전체가 1회에서 보여준 그 연쇄 추돌 사고의 수사와 그 사고에 관계된 사람들의 사고 전후 이야기들을 점차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였습니다. “Collision”은 회가 계속 될 수록 점점 더 흥미진진해 집니다. 특이할 만한 것은 문제의 교통 사고에서 직접적으로 죽은 피해자는 사고 현장에서 즉사한 2 사람과 병원에서 죽은 1사람 포함해서 3사람인데, 나중에 사고 휴유증과 상관없이 생존자 중 3 사람이 추가로 더 죽게 됩니다. 이 추가로 죽는 3사람 중 2 사람은 직간접적으로 서로 관계가 있고, 1사람의 죽음은 전혀 관계가 없지만 나름의 극적인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연쇄 추돌 사고 피해자 중 가장 가슴을 찡하게 하는 사람은 영국에 미리 와 있는 아내와 아기를 만나러 아프리카에서 온 남자의 사연입니다. 정말 제일 가슴 아픕니다. 이 교통사고로 어쩌면 인생에서 제일 행복할 수도 있었을 그 날이 예상과는 너무도 다르게 흘러 갔습니다. ㅠㅠ


그런데 이 시리즈 맨 마지막에 이 연쇄 추돌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정말 예상치 못한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생각없이 행했던 전혀 중요해 보이지 않는 어떤 일이 사실은 큰 사건과 사연, 그리고 어떤 사람들의 인생과도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더군요. 다만 우리가 그 연관관계를 알 수 없을 뿐이지요. 큰 여운을 남기는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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