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러멘터리 (Elementary) - 뉴욕판 셜록 홈즈
- 잡다한 연예부
- 2013. 1. 17. 08:29
영국 BBC에서 “셜록(Sherlock)”을 성공적으로 방영하자 이제 미국 CBS에서도 ‘셜록 홈즈를 가지고 인기몰이를 한번 해보자’라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CBS에서도 지난 2012년 9월 27일부터 미국판 셜록 홈즈인 “엘러멘터리(Elementary)”를 방송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출처: CBS
“엘러멘터리” 방영 전 영국 BBC “셜록” 측에서는 미국 CBS가 현대판 셜록 홈즈라는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시리즈를 제작하는 것에 불만이 있었습니다. 당연하지요. “셜록”으로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CBS가 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시리즈를 만들면 차린 밥상에 수저만 올리는 것 같을 테니까요. 영국과 미국이 동일한 영어권이기 때문에 동일한 시기 동일한 주제의 TV 드라마는 방송사들 사이에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BBC측에서 “엘러멘터리” 내용이 “셜록”과 너무 비슷할 시 법적조치까지도 고려하겠다고 언급했었지만 CBS는 별로 겁먹은 눈치는 아니였습니다. 둘다 유명 명작작품을 현대화한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봤을 때 ‘주제나 내용이 비슷하니 저작권 침해다!’라고 소송하기는 힘들겁니다.
지금 미국에서는 “엘러멘터리”가 거의 3개월여 방영됐는데 BBC측이 이 시점에서도 아직 법적조치 가능의 입장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BBC “셜록”과 CBS “엘러멘터리”를 둘 다 시청한 시청자로서 소감을 말하자면 BBC는 절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엘러멘터리”는 “셜록”과 비교될 그럴 수준까지는 아니거든요.
“엘러멘터리”에서는 영국인 셜록 홈즈(Sherlock Holmes, Jonny Lee Miller 자니 리 밀러 분 – 엔젤리나 졸리 전 남편 중의 하나입니다. ^^)가 영국 런던이 아닌 미국 뉴욕에서 범죄를 해결한다는 것입니다. 셜록 홈즈 이야기에서 셜록의 단짝 왓슨(Watson)을 절대 뺄 수 없지요. 여기에서는 참신하게도 왓슨을 여자로 그것도 동양여자(Lucy Liu 루시 루 분)로 등장시킵니다. 처음에 이 점은 정말 참신했습니다. 왓슨이 여자라서 원작의 남자이름인 John 대신에 여자이름 Joan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아참, 한국에서 John을 존, Joan을 조앤이라고 발음하더군요. 그런데 남자이름인 John의 발음은 실제로 “좐”에 가깝고, 여자이름 Joan이 모음 oa가 있어서 “조운” 즉 존과 비슷하게 발음됩니다. 그래서 영어권 사람들과 대화시 한국에서 발음하는대로 John을 존으로 발음하게 되면 Joan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냥 참고로 알아 두세요. ^^
사진출처: CBS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 중에 하나로 경감*이 있습니다. 영국 드라마 “셜록”의 레스트라드 경감*(DI G. Lestrade)은 스캇틀랜드 야드(Scotland Yard, 미국식으로 하면 FBI 정도) 소속인데 머리는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지만 성격 나쁘지 않고 사람들이 비호감으로 느끼는 셜록 홈즈와 그나마 괜찮은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레스트라드 경감에 해당하는 “엘러멘트리” 상의 인물은 뉴욕 경찰의 그렉슨 경감*(Captain Thomas Gregson)인데 여기서는 유능한 데다가 머리도 좋고 셜록의 능력을 나름 잘 이끌어 내는 인물로 그려져 있습니다. 원래도 제가 그렉슨 경감역을 맡은 에이단 퀸(Aidan Quinn)의 연기를 좋아하는데 “엘러멘터리”에서도 연기가 좋네요.
* 위에서 영국경찰 직급인 DI(detective inspector)와 미국경찰 직급인 captain에 매치되는 적당한 한국경찰 직급이 확실하지 않아서 편의상 “경감”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사진출처: CBS
지금까지 “엘러멘터리”를 시청하면서 느낀 점이라면 미국판 드라마에서 셜록의 역할은 이미 인기를 끈 바 있는 사설 컨설턴트 이야기 “멍크(Monk)”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외모, 성격, 사생활만 좀 달라 보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다른 것이 더 있다면 이번에는 그 컨설턴트가 외국인, 즉 영국인이라는 점입니다.
2012~2013년 미국 가을시즌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작품들이 그저그런 편이여서 “엘러멘터리”가 개중에는 월등히 나아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국 “셜록”과 경쟁할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제가 총 별 다섯개를 줄 수 있다면 영국 BBC “셜록”은 별 다섯개 꽝! 찍어줄 수 있고 “엘레멘터리”는 세개 반 정도 찍어 줄 수 있습니다.
영국 드라마 “셜록”의 팬이시라면 비교삼아 미국판 셜록 홈즈 “엘러멘터리”도 한번 시청해 보시기 바랍니다. 영국 드라마 “셜록”에 대해서는 시즌 1과 시즌 2에 대한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아래 글제목을 누르시면 됩니다.
'잡다한 연예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담동 앨리스” 마지막회를 보고 나서 (18) | 2013.01.31 |
---|---|
이 좀비는 누구일까~~요? (2) | 2013.01.29 |
셜록 (Sherlock) 시즌 3 방영 연기 (0) | 2013.01.10 |
Private Emotion - The Hooters (4) | 2012.12.20 |
Man of Steel - 초능력을 가진 자의 고민과 성장 (2) | 2012.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