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뿌리채소들 - 래디쉬, 당근, 비트, 파스닙 등등

미국 마트에서도 무를 비롯한 뿌리채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미국에서 먹을 수 있는 무 종류와 그 외 뿌리채소들에 대해서 제가 이해하는 한에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미국 무는 한국에서 먹는 무와 좀 다릅니다. 한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흰색의 덩치큰 무나 열무 및 총각무는 일반 마트에서 취급하지 않고 뿌리가 붉은빛을 띠는 종류만 판매합니다. 보통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래디쉬(radish)와 순무(turnip)가 아닐까 싶습니다.

 

래디쉬는 무의 알이 아주 작습니다. 제가 본 대부분 래디쉬는 지름이 약 3.5~4cm 정도이고 잎사귀도 한 15~20cm 길이가 되는 것이 그렇게 길거나 크지 않아요. 아주 귀여운 사이즈의 달랑 무입니다. 녹색 잎사귀와 붉은색의 무가 잘 어울려서 꽃같아요. 이쁩니다. 래디쉬의 표면색은 붉은색 또는 자주빛 도는 붉은색이지만 무의 안쪽은 그냥 하얀색입니다. 맛은 약간 매운맛이 감도는 것이 한국 총각무와 비슷한 것 같아요.

 

미국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래디쉬 한단

 

 

래디쉬 안쪽은 색이 하얗습니다. ^^ 잎사귀도 한국 열무 길이정도입니다.

 

 

Turnip은 한국어로 순무라고 부르는 것으로 봐서 한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무종류인가 봐요. 그런데 저는 한국에서 한번도 본 적이 없다는... 미국에서는 한국에서 흔히 먹는 하얀 무도 turnip이라고 부르더군요(한인 마트에 그렇게 써 있었어요 ^^).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이 한국 무를 radish로도 불러요. 그래서 제 생각에 미국에서 한국 무를 지칭할 때는 Korean (또는 Chinese) turnip이나 Korean (또는 Chinese) radish로 부르면 큰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일본 단무지 무는 일본어 다이콘을 그대로 따와 daikon radish라고 부르더군요. 참, 한국 총각무는 ponytail radish라고 부릅니다. 왜 이게 조랑말꼬랑지 무인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부르니까 참고로 알아 두세요.

 

순무

 

 

한국에서 흔히 먹는 무

 

 

단무지 무

 

 

총각무가 ponytail radish(조랑말꼬랑지 무) - 잎사귀 때문에 말꼬랑지처럼 보이나?


제가 어렸을 때 총각무는 총각무, 총각무로 만든 김치는 총각 김치라 불렀지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총각 김치가 아닌 알타리무로 불러야 한다고 그러더라구요. 총각 김치로 부르면 뭐 이상하게 생각된다나 어쩐다나... 그래서 열심히 이 글에서 알타리무로 썼더니 총각무가 표준어였군요. 그래서 알타리무를 모두 총각무로 수정했습니다.


<표준어 규정> 제3장 제2절 제22항 "고유어 계열의 단어가 생명력을 잃고 그에 대응되는 한자어 계열의 단어가 널리 쓰이면, 한자어 계열의 단어를 표준어로 삼는다."라는 규정에 따라 '총각무'만을 표준어로 인정하고 '알타리무'는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았다.



 


다른 뿌리채소들로 당근과 비트(beet), 파스닙(parsnip)도 있습니다. 미국 당근은 한국 당근보다 훨씬 날씬하고 길쭉합니다. 맛은 한국거랑 똑같구요. 비트는 표면도 자주색이고 안쪽도 표면과 똑같은 자주색입니다. 종류에 따라서는 나무테처럼 자주색이 테두리를 두고 있는 것도 있구요. 비트를 가지고 여러가지 조리를 해먹기도 하지만 생으로 샐러드에 넣어 먹기도 하고 갈아서 즙을 내서 마시기도 합니다. 비트의 단맛도 시원하니 맛있거든요. 비트는 단맛이 좋은 당근과 거의 비슷한 방법으로 먹는 것 같아요. 그리고 비트도 당근처럼 몸에 꽤 좋다고 하더군요. 파스닙은 꼭 허연 당근처럼 생겼습니다. 한국어로는 설탕당근이라고 부른다고 하니까 당근보다 더 달작지근한 뿌리채소인가 봅니다. 하지만 파스닙은 제가 안먹어봐서 맛은 잘 모르겠네요.

 

당근


 

 

비트 - 속 안이 겉 표면색과 같거나 나무테처럼 테가 둘러져 있는 것도 있습니다.

 

 

파스닙

 

 

미국에서 한국 무는 한국 마트에 가야 살 수 있고, 지역에 따라서는 중국 마트에서도 취급하더군요. 일본 단무지 무는 동양음식 취급하는 마트에서는 거의 판매하는 것 같긴 하구요. 단무지 무의 경우는 심지어 미국 일반 마트 채소부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미국 일반 마트의 단무지 무 가격은 비쌉니다.

 

미국 일반 마트에서는 래디쉬의 가격이 좋지 않습니다. 미국 일반 마트의 채소와 과일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거든요. 미국에서도 채소와 과일이 많이 생산되지만, 일반적으로 미국 사람들이 채소와 과일을 즐겨 많이 먹는 편은 아닙니다. 누가 채소와 과일을 (특히 채소) 먹으면 죽인다고 했는지 잘 안먹어요. ㅠㅠ 그러다 보니까 일반 마트에서도 유통기한이 짧은 채소와 과일의 재고 문제가 있어서 대량으로 취급할 수 없고, 또 이 이유로 채소와 과일의 가격이 육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저희같이 채소와 과일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예요.

 

이 때문에 미국에서 채소와 과일을 한국에서처럼 넉넉히 먹고 싶으면 일반 마트가 아닌 히스패닉이나 동양계 마트로 찾아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히스패닉과 동양계 마트에서는 훨씬 더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취급하고 가격도 아주 엄청나게 좋거든요. 피닉스는 미국 내에서 식료품 경쟁이 제일 치열한 곳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히스패닉 마트의 경쟁 또한 치열해서 피닉스 주민은 이 덕분에 좋은 품질과 가격의 채소와 과일(히스패닉 마트에서 장본다는 가정하에 ^^)을 즐길 수 있지요. 제가 전에 살던 시애틀 지역의 경우는 동양계 주민이 많은 곳이여서 히스패닉계 마트보다 한국 마트 비롯 동양계 마트의 채소와 과일 품질과 가격이 더 좋습니다. 그런데 피닉스 지역은 히스패닉계 주민 비율이 높아서 히스패닉 마트의 채소와 과일 가격이 한국 마트보다 더 좋습니다.

 

따라서 미국에서 동양계 주민이 많은 지역은 동양계 마트에서, 히스패닉계 주민이 많은 지역은 히스패닉 마트에서 채소와 과일을 사면 저렴한 가격에 다양하고 신선한 제품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희는 얼마 전 히스패닉 마트에 가서 래디쉬로 열무 김치 또는 총각무 김치 비슷하게 만들어 보려고 래디쉬 12단을 사왔습니다. 그 오랫동안 미국에 살면서 래디쉬로 김치 만들어볼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실험정신이 솟아올랐거든요. 그럼 래디쉬로 만든 김치는 어떨까요? 그 이야기는 다음에... 커밍 쑤~운!!!




* 위 일부 사진 출처: Google Images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