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ned Beef - 아일랜드계 미국인이 즐기는 성 패트릭의 날 음식 (2014)

오늘 3 17일은 성 패트릭의 날(St. Patrick's Day)입니다.

저희는 아일랜드계가 아니지만 미국의 큰 축을 이루는 타문화도 함께 즐기고 살고 있습니다.

초록색 옷을 입고 퍼레이드 구경가지는 않았지만 아일랜드 음식 Corned Beef를 만들어 먹었지요.

성 패트릭의 날인 오늘이 월요일이라 좀 바빠서 Corned Beef는 지난 토요일에 해먹었습니다.

 

 

 

제가 원래 Corned Beef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요즘은 입맛이 바뀌었나 봐요.

이번에 만들어서 먹으니까 아주 맛있더라구요. 물론 이 음식을 만든 건 제가 아니라

Corned Beef정말 좋아하는 남푠님이지만요.

결혼하기 전에는 혼자 자주 해먹었기도 해서 Corned Beef도 꽤 잘 만들어요.

역시 음식은 해당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만들어야 더 맛있습니다.

 

 

우선 지난주 주중에 사둔 재료들입니다.

Corned Beef 요리의 기본 재료는 마트에서 구입한 Corned Beef 생고기,

붉은 껍질 감자, 양배추, 당근, 맥주입니다.

붉은 껍질 감자는 껍질이 얇아서 껇질채 먹는 이 요리에 제격이죠.

아래 사진 찍을 때 당근씨가 냉장고에서 주무시고 있던 관계로 당근은 빠져 있습니다.

 

 

 

Corned Beef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절인 생고기 덩어리인 Corned Beef.

Corned Beef는 설렁탕 만드는 양지머리 부위로 만드는데 여기서 corned라는 것은

옥수수로 가공했다는 뜻이 아니라 소금에 절인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Corned Beef에서 corned는 소금의 알갱이 크기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옥수수 알갱이 정도라는 뜻은 아니고 쌀이나 귀리 알갱이 정도의 크기입니다.

미국에서 corn은 옥수수를 의미하지만 영국이나 아일랜드 쪽에서의

corn은 옥수수라기 보다 쌀, 귀리, 보리 같은 곡물을 의미하거든요.



Corned Beef 덩어리를 만드려면 거의 10일간 절이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소금에 절인 관계로

이 고기 덩어리가 아주 짜요. 집에서 개인적으로 만들기는 10일이나 걸려 시간도 너무 걸리고

가공상에서 부패의 위험도 있어서 공장에서 만들어 포장해 파는 Corned Beef 생고기 덩어리를

사서 조리해 먹는 게 좋습니다. 이것은 미국 마트에 가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나 성 패트릭의 날이 가까워지면 마구마구 세일을 하지요.

 

 

Corned Beef는 원래 삶아서 만들던 요리인데 오븐으로 만드는 게 더 맛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많이들 오븐으로 만드는 것 같아요. 저희도 오븐을 이용해 요리했구요.

Corned Beef를 요리할 때는 Corned Beef 자체가 아주 짜기 때문에

감자, 당근, 양배추 요리할 때 소금을 따로 넣지 않아도 됩니다.

그럼 이제부터 Corned Beef를 만드는 과정을 살짝 보여드릴께요. 잘 따라 오세용~!

 

 

Corned Beef 덩어리를 팬에 넣습니다. 이 각각의 덩어리가 꽤 커요. 미국 시중에서

Corned Beef 포장된 것을 사면 각 포장 안에 씨앗 및 향신료 모음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걸 고기위에 뿌려주고 함께 오븐에서 구우면 되는데 저희는 2개 향신료 봉지 중에서 우선

하나만 고기위에 뿌려줬습니다. 나머지 한 봉지는 나중에 굽는 과정에서 추가로 더 넣어주려구요.

예열은 굳이 필요없고 화씨 375도(섭씨 약 190도)로 우선 30분간 구워줍니다.

 

 

 

30분간 구워진 Corned Beef의 자태는 이런 모습입니다. 이뻐요~!

 

 

 

이 시점에 맥주 한 캔을 ! 열어 주세요. 익어가는 고기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려는 게 아니라

고기위에 골고루 잘 부어 주기 위해서 입니다. 도저히 맥주가 땡겨서 주체를 못할 것 같으면

2 캔을 따서 한 캔은 고기 위에 부어 주고 한 캔은 홀짝홀짝 마시면 됩니다.

그럼 기분이 살랑살랑 좋아지죠. 단, 너무 마시지는 마시구요.

그럼 음식 만드는 중에 취해서 음식이고 뭐고 다 잊어 버립니다. ㅠㅠ

 

맥주를 붓고 나서 알루미늄 호일을 이용해 팬 위를 덮고 오븐에 다시 넣어 줍니다.

이번엔 온도를 약간 줄여 화씨 325도(약 섭씨 165도)로 맞춰주구요.

그리고 한 1시간 동안 더 굽습니다.

맥주를 넣었기에 고기 잡내도 사라지고 또 알루미늄으로 뚜껑을 해 둬서

스팀의 효과덕에 고기가 더 잘 익게 되죠.

 

 

 

 

1시간 후에 꺼내면 이런 모습. 맥주와 섞인 육즙이 많이 빠져 나왔습니다.

저 육즙을 고기 위에 골고루 뿌려서 입혀 줍니다. 그리고 난 후 알루미늄 호일로

다시 덮고 오븐으로 돌아가기. 45분 정도 더 익힙니다.

 

 

 

이미 고기는 거의 다 익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감자와 당근을 함께 익히도록 하죠.

3에서 한 것처럼 고기국물 나온 것을 고기 위에 잘 뿌려줍니다.

그리고 이제 잘라논 붉은 껍질 감자, 당근을 투하.

거기에 아까 남겨뒀던 향신료 1 봉지 뜯어서 넣고 후추도 좀 뿌려 줍니다.

오븐으로 다시 바이바이 해준 후 30분 더 굽습니다.

이때는 알루미늄 호일로 팬을 덮지 않았습니다.

 

고기가 잘 익었어요. 흐흐흐

 

붉은 껍질 감자와 당근을 넣고 향신료와 후추를 뿌린 후 오븐으로 다시 직행.

30분 더 굽습니다. (알루미늄 호일로 팬을 덮지 않음)

 

 

오븐에서 꺼내서 팬 안에 있는 국물을 따로 부어 놓습니다. 국물이 있는 채로 계속

이렇게 익히면 국물 양이 많아서 오븐구이 대신 오븐탕이 될 수 있거든요.

버리기 아깝지만 그레이비 소스(gravy sauce) 만들고 싶은 지방의 유혹을 떨치고

과감히 통크게 버립니다. 하지만 국물을 버리기 전에 마지막으로 고기와 감자 및 당근에

이 고기 국물을 약간 부어 코팅을 해 줍니다아까 옆에 둔 알루미늄 호일을 가져다

팬에 덮고 오븐으로 보내 1시간 정도 더 구워주면 되죠.

맛있는 아그들아, 이따 보자~!

 

나온 국물이 이 만큼이나 돼요.

 

 

 

 

1시간 정도 구운 후 꺼내서 알루미늄 호일을 벗기고 오븐에서 최종 15분 정도

더 구워줍니다. 음식은 다 익었지만 이번에는 구운 맛을 살리기 위함입니다.

오븐에 15분간 살짝 더 굽는 이 단계에서 양배추는 따로 냄비에 넣고 삶기 시작합니다.

 

 

 

위에서도 이미 언급했지만 Corned Beef요리는 주재료인 고기 자체가 아주 짜기 때문에

함께 넣는 감자, 당근, 그리고 따로 삶는 양배추에도 소금간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간없이 하시면 돼요. 이렇게 간이 없이 심심해야 짠 Corned Beef와 함께 먹었을 때

딱 좋은 간과 맛이 나옵니다. 함께 먹으면 맛있어요. ^^

 

 

완성된 Corned Beef를 꺼내니 김이 모락모락 잘 익었습니다. ^^

제가 원래 Corned Beef를 좋아하지 않는데 맛있어 보이더군요. 입맛이 많이 변했어요.

 


 

 특별 주의

혹시 이 요리를 하시고자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오븐도 뜨겁고 팬이나 음식들이

모두 뜨겁다는 것, 그리고 뜨거운 국물이 팬 안에 있다는 것도 늘 염두해 두세요.

특히 국물을 따라 버릴 때 뜨거운 국물에 화상입지 않도록 특별한 주의 필요합니다!!!

 

 

 

자르기 위해서 고기 한 덩어리를 꺼내 접시 위에 올려 놓습니다.

 

 

 

으흐흐~ 겉은 오븐에서 구워지고 안은 촉촉하니 육즙도 살아있고 잘 익었어요. 완벽~!

 

 

 

접시에 감자, 당근, 양배추와 함께 올려 놓도록 하죠. 와~ 비쥬얼이 살기 시작합니다.

기다린 보람이 있군요.

 

 

 

아일랜드 음식에 맥주가 빠지는 것은 죄악! 맥주와 함께 먹도록 준비합니다.

아이들은 맥주를 마시면 당연히 안되니까 오렌지 쥬스를 마시구요.

엄마 아빠만 특별한 음료를 마시면 아이들이 삐져요~.

 

 

 

제가 원래 Corned Beef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남푠님과 입맛이 아빠랑 같은 아이들 음식

챙겨주고 남푠님 옆에 앉에 맥주를 홀짝거리며 남푠님 접시의 감자나 뺏어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푠님이 하도 맛있게 먹길래 저도 고깃조각을 몇개 집어 먹기 시작했지요.

우잉~! 맛있어요.

제가 취해서 그런가 짭짤한 Corned Beef, 감자, 당근, 양배추 모두 맥주랑 찰떡궁합입니다.

그래서 어찌하다 보니까 남푠님 접시의 고기를 제가 거의 다 먹었다는...

이게 우찌된 일인고?

 

제가 맛있게 잘 먹고 있으니까 남푠님이 아~ 하면서 고기 자른 걸 제 입에 자꾸 가져다 주네요.

아이구~ 이쁜 남푠님!

제가 이때 술에 약간 취해서 남푠님이 더 이뻐 보이더라는... ^^

 

 

토요일 저녁에는 만든 Corned Beef 2 덩어리 중에서 한 덩어리만 6식구가 먹었습니다.

감자, 당근, 양배추랑 먹으니까 배가 금방 꽈~악 차요. 그래서 남은 반은 다음날 일요일에

살짝 데워서 점심으로 먹었네요. 이러니까끼가 든든하게 해결되어서 아주 좋습니다.

 

일요일 점심에도 이렇게 먹었습니다.

 

 

남푠님이 Corned Beef를 해서 먹으면서 그러더군요.

 

Corned Beef 먹게 해줘서 고마워

 

 

 

 

제가 직접 만든 것도 아니고 약간 도와주기만 한 건데 이렇게 고맙다고까지 말해주구...

제가 막 미안해지려고 하더군요.

(설마 미안해지라고 남푠님이 이런 멘트를 날린 것은 아니겠죠? 나=의심병 환자. ㅠㅠ)

 

 

제가 Corned Beef를 잘 안 먹으니까 15년 가까이 좋아하는 것도 거의 못먹으면서

참아 온 것이였어요. 제가 바로 죄인입니다. 내 탓이요~! 흑흑

남푠님에게 가리는 것 많은 이 아내가 쬐끔 미안하네요. 저도 요즘 입맛이 바뀌어서 먹는

종류가 많아지고 있는데 가끔 Corned Beef 만들어서 남푠님이랑 나눠 먹어야 겠어요.

남푠님은 음식을 즐기고 저는 그 옆에서 맥주를 홀짝거리며 남푠님 음식 집어다 안주삼고.

거기에 남푠님이 고기를 잘라서 저에게 먹여주면 더 좋구요. 캬~ 그림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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