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계 미국인들의 큰 축제 - 성 패트릭의 날(St. Patrick's Day)

성 패트릭의 날(St. Patricks Day)은 기념일 날 이름에서 이미 확인되듯 성 패트릭(생몰: 서기 385~461)을 기리는 날입니다. 성 패트릭은 아일랜드에 기독교를 전파한 성인인데 아일랜드의 수호성인으로 유명하죠. 부유한 로마계 브리튼 집안출신이였던 성 패트릭의 유년기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성 패트릭

 

 여기서 잠깐

로마는 섬나라 영국섬까지 진출해 영토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로마제국의 영토는 영국섬까지 이어지고 로마가 지배했던 지역을 로마령 브리튼(Roman Britain)이라고 합니다. 로마군은 영국섬 끝까지 올라가지는 않고 멈춘 후 섬 윗쪽 사람들을 막는 방어요새용 벽을 서기 122~130년부터 동서로 쭉 쌓았어요. 그게 바로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의 이름을 딴 하드리아누스 방벽(Hadrians Wall)이죠. 영어로 하드리아누스는 헤이드리언으로 발음합니다.

 

하드리아누스 방벽

 

 

이 방벽은 5세기 초까지 로마제국 최북방 방어벽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로마제국의 영토는 영국까지였어요. 로마가 물러간 후 그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주변 주민들이 방벽의 돌들을 가져다가 성쌓을 때도 가져가고, 집 지을때도 쓰고, 농장 헛간 벽으로도 써서 많이 사라지기도 했지만 그 자태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경계는 하드리아누스 방벽과 거의 비슷하게 이어집니다. 하드리아누스 방벽은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하드리아누스 방벽과 안토니누스 방벽

하드리아누스 방벽 윗쪽을 또다른 방벽 안토니누스 방벽은 하드리아누스 황제 다음에

즉위한 안토니누스 황제(Antoninus Pius)시기인 서기 142년에 건설을 시작했습니다.

 

 

성 패트릭이 16세 되었을 때 아일랜드 해적에 납치되어 아일랜드에 노예로 팔려가게 됩니다. 6년동안 노예생활을 하고 있는데 어느날 하느님이 꿈에서 배가 준비되어 있으니 곧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다네요. 하느님 꿈덕이였는지 무사히 빠져나와 배를 얻어타고 도망가는데 성공하고 나중에 가족과도 재회하게 됩니다. 이후 갈리아에서 사제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고 다시 아일랜드 땅을 밟게 되는데 이제는 노예가 아닌 주교의 신분으로 가게 되었죠.

 

성 패트릭께서는 아일랜드에서 기독교를 전파하면서 삼위일체(성부, 성자, 성령)를 설명할 때 세잎 토끼풀을 보여주며 설명을 했다고 해요. 그래서 성 패트릭이나 아일랜드하면 이 세잎 토끼풀을 상징으로 사용하죠. 뭐 성 패트릭이 토끼풀을 이용해 삼위일체를 설명한 것은 그냥 전설일 뿐이라고도 하는데 저는 그냥 널리 알려진 이야기만 하기로 할께요. 아일랜드에 기독교를 전파하며 일생을 파쳤던 성 패트릭은 461 3 17일 돌아가십니다. 그래서 성 패트릭의 날이 3 17일이 되는 겁니다. 일설에 의하면 성 패트릭이 아일랜드에 뱀이 살지 못하게 하셨다고도 하죠. 그런데 그건 전설이고 실제로는 아일랜드 주위의 물이 너무 추워서 뱀이 아일랜드로 가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하네요.

 

토끼풀 잎사귀가 3개인데 하나로 연결되니까 삼위일체를 설명하기 딱 좋죠?

단, 나폴레옹을 살렸다는 행운의 네잎 토끼풀(클로버)로는 삼위일체 설명금지! ^^



성 패트릭의 날 색은 원래 파란색이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 지금은 초록색으로 변했어요. 하긴 세잎 토끼풀도 그렇고 초록색이 더 성 패트릭과 잘 어울리는 것 같긴 합니다. 그리고 요즘엔 성 패트릭의 날에 아일랜드 전통요정인 레프리컨(leprechaun)을 상징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요새 레프리컨은 이렇게 점점 귀엽고 어린 모습으로 변하고 있지만,

원래 레프리컨은 늙고 좀 으스스해요.

 

 

성 패트릭의 날은 아일랜드 및 아일랜드계 주민들이 사는 세계 각지역에서 기리고 있습니다. 아일랜드 전체인구보다 더 많은 아일랜드계 후손이 사는 곳이 미국인지라 미국에서 당연히 성 패트릭의 날 행사를 많이 하죠. 하지만 이제 성 패트릭의 날에 성 패트릭을 기리거나 카톨릭 종교행사로 치루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퍼레이드 구경하고 혈기왕성한 사람들이 모여서 핑계거리로 신나게 파티하고 맥주마시는 날같이 되었어요. 일종의 봄맞이 축제처럼 변한 거죠.


성 패트릭의 날에는 이렇게 모여서 맥주 마시는 것이 주요행사가 된 듯 합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현재 세계적으로 즐기는 성 패트릭의 날은 아일랜드계 미국인들이 자기들 전통을 재창조한 것입니다. 워낙 미국의 문화전파력이 강하다 보니까 성 패트릭의 날 행사가 전세계적으로 심지어 성 패트릭의 날의 원조인 아일랜드에까지도 수출이 되고 있죠. 그래서 그런가 요즘은 아일랜드와 전혀 상관없는 나라에서도 성 패트릭의 날을 즐기기도 하나봐요. 아일랜드계나 아일랜드계 주민이 많이 사는 나라에서 성 패트릭의 날을 즐기는 건 이해하겠는데 전혀 상관없는 문화의 나라에서 축제를 하는 건 좀 독특하긴 합니다.


아래 유명한 뉴욕주 뉴욕시의 성 패트릭의 날 퍼레이드(2013년) 사진을 모아 봤습니다. 작년 성 패트릭의 날 퍼레이드 때 눈발도 날리고 추웠어요. 그런데 올해도 그럴 것 같다더군요. 혹시 뉴욕시 성 패트릭의 날 퍼레이드를 구경갈 계획이라면 따뜻한 외투를 챙겨입는 것 잊지 마세요. 올해 2014년 뉴욕시 성 패트릭의 날 퍼레이드는 3월 17일 오전 11시에 시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눈발이 날리고 있군요. 하지만 포즈는 위풍당당.



아이구, 추워라~ 보기만 해도 제가 추워요. ㅠㅠ



눈이 내리지 않을 때 퍼레이드에 참가한 참가자들이군요.



퍼레이드는 구경하는 관객들도 큰 축을 차지하죠.



2013년 성 패트릭의 날에 뉴욕시 경찰이신 윗분이 청혼을 했어요. 성 패트릭의 날에 맞춘

깜짝 이벤트 청혼이라고 하던데 1년 전이니까 지금은 아마도 부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 위 2013년 성 패트릭의 날 뉴욕시 퍼레이드 사진출처: New York Daily News)


 

성 패트릭의 날을 맞이해 백악관 분수도 초록색이 되었습니다. (2011년)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성 패트릭의 날 퍼레이드 (2013년)



루이지애나주 뉴 올리언즈의 성 패트릭의 날 퍼레이드 (2007년)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기네스 스토어하우스(Guinness Storehouse)에 있는 프로모션 글귀입니다.

3월 17일에는 모두가 아일랜드인이라고 써있네요.

물론 기네스 맥주 광고용으로 만든 문구지만 성 패트릭의 날에는 전세계인이 아일랜드인이 되는 거네요.

그럼 세계 어느 곳에서도 아일랜드계 문화와 관계없이 성 패트릭의 날 행사를 즐겨도 되긴 하겠군요. ^^

 

 

미국에서 성 패트릭의 날에는 초록색 옷이나 모자등의 장식을 하고 맥주를 마시면서 파티를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미국사람들이 성 패트릭의 날을 즐기는 건 아니고, 하고 싶은 사람들만 해요. 관심없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성 패트릭의 날에는 아일랜드계를 중심으로 아일랜드식 음식도 해먹죠. 그 음식이 corned beef예요. 저희는 아일랜드계가 아니지만 성 패트릭의 날에는 또 Irish American(^^)가 되기로 하는지라 아일랜드 음식을 해먹기로 합니다. 올해 성 패트릭의 날인 3월 17일이 월요일이지만 저희가 월요일에는 평일이라 바쁠 것 같아서 이번 주말에 corned beef를 해먹기로 했습니다. 음식 만드는 과정이나 사진은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편에서 올리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커밍 쑤~운!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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